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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몸의 부활을 믿습니다 _ 요19:38~20:29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3.03.31|조회수535 목록 댓글 4

무너지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병으로 무너지고, 다쳐서 무너지고, 늙으면 무너집니다. 몸이 무너지면 마음도 무너집니다. 마음이 무너지면, 우리가 사랑하던 사람도 사랑스럽지 않습니다. 보통은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몸이 십자가에서 무너졌습니다. 손에는 못질을 당하고 옆구리는 창에 찔렸습니다. 예수님의 몸이 무너졌다면, 예수님의 마음 또한 무너졌을 텐데, 예수님의 마음은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선, 아는 건 없고 겁만 많아 배반한 제자들을 ‘형제들’이라 부르십니다(요20:17).

 

예수님에게 배반자들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예수님의 장례를 치른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아리마대 요셉’과 ‘니고데모’입니다. ‘아리마대 요셉’은 ‘존경받는 공회원’이요, ‘니고데모’는 ‘유대인의 지도자’입니다(막15:43;요3:1). 아리마대 요셉과 니고데모는 아는 건 많고 겁은 없는, 예수님께서 제자 삼기 맞춤한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아리마대 요셉과 니고데모가 아니라, 아는 건 없고 겁만 많은, 배반자들을 제자들로 받아주십니다. 제자들을 ‘형제들’이라 높여주시며, 다시 저들을 찾아가십니다.

 

예수님의 몸은 무너졌지만, 마음이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몸은 무너졌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나는 ‘장사된 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을 믿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아는 건 없고 겁만 많은 제자들을 찾으신 것처럼, 오늘 우리를 찾으십니다. 존경받는 사람도 아니요, 민족의 지도자도 아닌, 아는 건 없고 겁만 많은 우리에게 찾아오십니다. 아는 건 없고 겁만 많은 제자들은 유대인들을 두려워하여 문을 잠그고 숨어 있었지만, 예수님께서 제자들 숨어 있는 곳으로 찾아오셔서 평강을 선포하셨습니다(요20:19,26).

 

공간의 벽에 막히지 않는 예수님은 시간의 벽에도 막히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공간과 시간을 넘어 아는 건 없고 겁만 많은 우리에게 오십니다. 나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본 적이 없지만, 나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에게 오셨음을 믿습니다.

 

보지 않고 믿는 자에게 복을 주십니다.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요20:29)” 나는 복 받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는 믿습니다. 기독교에 대한 비판 중 하나가 기복종교라는 것인데, 기독교가 기복종교인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기복(祈福), 복을 기원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나는 기복종교인 기독교의 목사이며, 목사로서 말씀을 따라 복을 선포합니다.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요20:29)” 보지 못하고 믿는 우리에게 복이 있습니다. 보지 못하고 믿는 우리에게 성령을 들이마시는 복이 있을 것입니다(요20:23). 보지 못하고 믿는 우리를 통해 사람들이 죄 용서 받아 자유를 얻을 것입니다(요20:23). 보지 못하고 믿는 우리를 통해 죽음 같은 일상을 살던 사람들이 새 인생을 살 것입니다(막16:16). 보지 못하고 믿는 우리를 통해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될 것입니다(막16:17). 보지 못하고 믿는 우리를 악하고 삿된 것들이 해하지 못할 것입니다(막16:18). 기독교는 기복종교가 맞습니다. 기독인이 복을 얻고자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복을 흘려보내기 위함입니다. 기독인이 기원하는 복은 결국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이 됩니다. 우리가 기원하는 복이 철저하게 타인을 위한 것이라면, 누가 우리의 기복행위를 샤머니즘이라 비웃고, 비윤리적이라 책망하겠습니까. 다시 선포합니다.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요20:29)”

 

1901년 ‘옥분이’는 하녀로 팔려갔습니다. 매일 중노동에 시달렸고, 매질을 당했고, 밥도 제대로 못 먹었습니다. 1905년 겨울, 손과 발이 동상에 걸렸고 썩어 들어갔습니다. 구타펠(Minerva L.Guthapfel)선교사가 8개월 동안 치료를 했지만, 옥분이의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옥분이가 가장 평안했던 시간은 수술을 위해 마취를 할 때였습니다. 양손과 다리 한 쪽을 절단한 후에야 옥분이의 고통은 멈췄습니다. 구타펠 선교사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 옥분이가 미국에 있는 후원자들에게 자신을 ‘조선에서 가장 행복한 소녀’로 소개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옥분이가 ‘조선에서 가장 행복한 소녀’인 까닭은 첫째, 의사들이 옥분이의 모든 고통을 없애주었으며, 둘째, 병원에 온 이후 한 번도 매를 맞은 적이 없고, 셋째, 더 이상 굶주림의 고통을 느끼지 않으며, 넷째, 다시는 주인에게 돌아가지 않고 병원에서 살 것이며, 다섯째, 크리스마스트리같이 아름다운 것을 과거에는 본 적이 없으며, 마지막으로는 하나님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구타펠 선교사는 1911년 미국에서 ‘조선에서 가장 행복한 소녀(The Happiest Girl in Korea)'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판합니다.(정성화·로버트 네프,『서양인의 조선살이』,푸른역사, 227쪽 이하)

 

보통은 몸이 무너지면 마음도 무너지지만, 옥분이의 마음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보이지 않았지만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옥분이는 잘려져 뭉툭한 손에 수저를 묶어 밥을 먹어야 하지만, 밥을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구타펠 선교사를 통해 옥분이가 받은 복을 누가 샤머니즘이라 하겠으며, 누가 감히 비윤리적이라 하겠습니까.

 

옥분이의 뭉툭한 손처럼, 부활하신 예수님의 손바닥은 못으로 구멍이 났고 옆구리는 창에 찢겨 너덜거렸습니다(요20:27). 우리도 상한 흔적을 지닌 채, 부활할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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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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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주기쁨 | 작성시간 13.03.31 주님이 계셔서 살아가게 하심 을 늘 감사드립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영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4.02 수없는 수술을 통해 다시 사신 권사님의 몸은, 옥분이 같이 예수님 부활의 증거입니다. 늘 맑으소서, 잠긴 문도 무력화시킬만큼 투명하소서.
  • 작성자너구리 | 작성시간 13.03.31 마음이온전하여 무너지지않는사람이되길 예수님께늘감사하는삶이되길기도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영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4.02 마음을 지키는 것에 생명의 근원이 있다 하십니다. 생명의 근원이 마음 지키기 소원하시는 님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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