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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 개론 _ 학2:1~9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3.06.09|조회수189 목록 댓글 6

학개는 선지자인데, 아버지 이름이 소개되지 않습니다. 보통은 성경에서 사람이 소개될 때, 아버지의 이름을 밝히는데, 학개 아버지 이름은 소개되지 않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거지요. 아버지 이름을 밝혀도 어차피 누군지 모르니까, 굳이 쓰지 않았을 겁니다. 학개가 어떤 지파에 속한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학개는, 그냥 학개입니다.

 

그 학개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임했습니다. 명문가도 아니요, 제사장 가문도 아닌, 한낱 개인으로서의 학개가 하나님의 말씀을, 대제사장과 총독에게 전합니다. 학개가 유다 총독과 대제사장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말합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선지가 학개로 말미암아 스알디엘의 아들 유다 총독 스룹바벨과 여호사닥의 아들 대제사장 여호수아에게 임하니라"(학1:1) 학개를 통한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대제사장 여호수아의 아버지는 여호사닥이요, 총독 스룹바벨의 아버지는 스알디엘입니다.

 

아무 배경도 없는 학개가 대제사장과 총독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언하는 것 자체가 사건인데, 거기에 그치지 않고, 대제사장과 총독이 학개를 통한 말씀에 감동합니다. "여호와께서 스알디엘의 아들 유다 총독 스룹바벨의 마음과 여호사닥의 아들 대제사장 여호수아의 마음과 남은 모든 백성의 마음을 감동시키시매"(학1:14) 학개가 대제사장과 총독의 마음을 감동시킨 것은, 그의 가문적 배경때문도 아니요, 정치적 배경때문도 아니요, 하나님께서 학개를 통해 실효적이면서 강력한 울림으로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학개를 통해, 무너진 성전을 재건하라 말씀하셨습니다. 바벨로니아의 침략을 받아 무너졌던 성전을 다시 재건하라는 것입니다. 성전 재건 착공은 이미 있었지만, 생업(生業)을 우선한 사람들은 성업(聖業)을 제쳐두었습니다. 그 결과 생업도 잘 되지 않았습니다.(학1:6,10~11;2:16~17) 성업(聖業)을 선행해야 생업(生業)이 풀립니다.(마6:33)

 

사람이 선행해야할 성업은 "성전을 건축"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담지된 성전을 건축하는 것이 최우선 순위의 일입니다. 우리 시대에 성전은 무엇일까요?  

 

사람이 성전(聖殿)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성전이라 하시며, 성전같이 거룩하라 하십니다.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니라”(고전3:16~17)

 

그러나 우리는 거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저 솔로몬 성전같이 무너졌습니다. 우리는 성전(聖殿)이 아니라 성전(性殿)같습니다. 관음과 매음과 스캔들과 우상숭배로 얼룩진 성전(性殿)같습니다. 우리는 성전(聖殿)이 아니라 성전(成殿)같습니다. 좁은 길을 기도하기보다 성공(成功)신화를 선망하고, 말씀마저 이익을 위해 왜곡하는 성전(成殿)같습니다. 성전(性殿)과 성전(成殿)이 무너지며 성전(聖殿)마저 무너지는 도미노현상이 우리 시대 교회의 괴이한 역동성입니다. 성전이란, 하나님의 영, 즉 성령이 거하시는 공간이 성전인데, 우리는 어쩌면 바람빠진 고무 풍선 마냥 쭈그러진 채, 성령의 생기는 없고 색기만 가득한 살아있으나 죽은 사람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선지자 학개를 통해 성전(聖殿) 재건을 촉구하십니다. “너희는...성전을 건축하라 그리하면 내가 그것으로 말미암아 기뻐하고 또 영광을 얻으리라 여호와가 말하였느니라”(학1:8) 사람이 성전이므로, 학개를 통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다면, 우리는 사람을 재건해야 합니다. 이기주의로 지은 “판벽한 집(paneled houses)”이 아니라, 거룩함으로 충만한 “성전”같은 사람으로 스스로를 재건하고, 이웃을 “성전”같은 사람으로 세워주어야 합니다.(학1:4,9)

 

아름다운 삶의 모양은 원형이라기보다, 타원형입니다. 원의 중심은 하나이지만, 타원의 중심은 둘입니다. 하나님과 타인에게로 그 중심을 확장하여, ‘내 집’이 아니라 ‘우리 성전’을 먼저 세우는 타원형적 삶을 살 때 복이 있습니다. “여호와의 전(殿)에 돌이 돌 위에 놓이지 아니하였던 때를 기억하라 그 때에는... 내가 너희 손으로 지은 모든 일에 곡식을 마르게 하는 재앙과 깜부기 재앙과 우박으로 쳤으나...「여호와의 성전 지대를 쌓던 날부터...내가 너희에게 복」을 주리라”(학개2:15~19)

 

성전을 재건하는 때부터 복이 있습니다. 삿된 욕망으로 가득한 나를 비워 스스로를 성전 되게 하고, 가난으로 쓰러진 이웃을 채워 타인마저 성전 되게 하여, 그렇게 성전을 재건하는 날부터, 우리에게 복이 있습니다. 이타적인 것이야 말로 이기적인 것입니다. 하나님과 이웃을 위하는 것이, 내 이익과도 부합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제대로 성전을 짓지 못합니다. 나를 성전으로 재건하는 것도, 이웃을 성전으로 재건하는 것도 실패할 때가 많고, 부분적으로 성공하더라도 보잘것없습니다. 그럼에도 성전 재건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영광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너희에게 어떻게 보이느냐 이것이 「너희 눈에 보잘것없지 아니하냐」 그러나...「이 성전의 나중 영광이 이전 영광보다 크리라」”(학2:3~9) 재건된 성전은 “보잘것없지”만, 재건될 성전의 영광이 솔로몬 성전의 것보다 더 크다 하십니다. 벽돌의 개수는 솔로몬 성전이 더 많겠지만, 영광의 크기는 재건 성전이 더 크다 하십니다. 사람의 성취는 보잘 것 없습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영광이 있습니다.

 

다섯 살 바기 아들과 청계산을 다녀왔습니다. 계곡에서 아이와 댐을 세우며 한참을 놀았습니다. 아이가 세운 댐은 물을 막아내지 못합니다. 부실 공사입니다. 그러나 저는 아이의 무능함을 탓하지 않습니다. 재미있어 집중하여 댐을 세우는 아들의 사랑스러움이 보이지, 아이의 무능함이 보이진 않습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우리가 하는 일이 다 부실 공사입니다. 우리가 세우는 성전은 다섯 살 아이가 계곡에 쌓은 댐같이 부실하기 짝이 없겠지요. 우리가 세운 성전은 또 언젠가 무너질 것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성전을 재건하려는 우리를 사랑하시고, 부실 공사된 성전을 하나님의 영광으로 채워주실 것입니다. “내가 이 성전에 영광이 충만하게 하리라...여호와의 말이니라”(학2:7) 아이는 물이 줄줄 새는 댐 공사를 마치고, 차에서 곯아 떨어졌습니다. 집 앞 주차장에 도착해서도, 아빠는 공사에 실패한 아이의 뺨을 때려 깨우지 않았습니다.

 

성전을 건축하려면 건축하는 사람이 거룩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거룩하지 않습니다.(학2:12~13) 성전을 건축하는데, 거룩하지 않은 우리는 무능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무능하여, 우리가 재건한 성전 역시 옛 성전같이 무너질 수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뺨을 치시며 정신차리라 하시지 않습니다. 부정한 손으로 성전 건축에 참여한 우리를 오히려 기뻐하시고 아릅답게 여기십니다. 하나님은 오히려 우리의 부정한 손을 맞잡으시고 성전 건축의 동역자로 세워주시고, 성전을 어떻게 세워야하는 지에 대한 '건축학 개론'의 공동 저자로 세워주십니다.

 

세워야 할 건축물들이 있습니다. 집도 세워야 하고, 곳간도 세워야 하고, 담도 세워야 합니다. 누리고 지키기 위해 세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 지에 대한 '건축학 개론'의 첫 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성전을 건축하라, 사람이 성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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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김영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6.11 성전을 네 채 씩이나 이고지고품고, 고생하시는 집사님, 힘내소서 ~
  • 작성자빛나리 | 작성시간 13.06.10 하나님의 성전인 나를 먼저 돌아보고 무너진 곳은 없는지 다시 살펴봐야겠습니다.
    물론 부실하기 짝이 없겠지만요, 날마다 쪼금씩 리모델링하겠습니다. 아멘
  • 답댓글 작성자김영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6.11 무엇보다 건강하시길, 모닝 커피 마시러 가야겠네요 ^*^
  • 작성자리우 | 작성시간 13.06.11 목사님. 학개 1:14 말씀구절에 오타 있네요^^ 여호와-여호수아
    설교도 은혜고 설교 올린 시간도 은혜입니다. 강건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김영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6.11 감사~ 수정했습니다 ^*^ 주일 직전에 거의 밤을 새는데, 좋은 건 아닌데, 자꾸 그렇게 되네요, 미리 할 수 있어야 고수일겁니다. 고수되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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