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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_ 삿17:1~18:20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3.09.29|조회수95 목록 댓글 2

나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그러나 나는 돈을 겸하여 믿습니다. 하나님께 복 받기를 원하면서 신상을 새겨 만드는 모순을 깨닫지 못하는 미가의 어머니처럼, 하나님을 믿되 우리는 새겨진 숫자, 즉 ‘돈’을 믿습니다.(삿17:2~3)

 

레위인 청년이 최소한 은 천개를 상속받을 자산가 미가라는 유력한 사람과 연봉협상을 하고, 미가 집의 제사장이 됩니다.(삿17:2~3) “미가가 그에게 이르되 네가 나와 함께 거주하며 나를 위하여 아버지와 제사장이 되라 내가 해마다 은 열과 의복 한 벌과 먹을 것을 주리라 하므로 그 레위인이 들어갔더라”(삿17:10)

 

레위인 청년은 하나님을 믿되 미가의 돈을 겸하여 믿습니다. 레위인 청년은 하나님의 뜻을 백성들에게 전달하는 제사장이 아니라, 미가라는 부자의 욕망을 하나님에게 로비하는 로비스트가 됩니다. 하나님의 제사장이 아니라, 부자 미가의 제사장이 됩니다.(삿17:13)

 

레위인 청년은 궁핍했습니다. ‘거주할 곳’이 없었습니다.(삿17:8~9) 레위인 청년은 누군가를 믿어야 했습니다. 돈 많은 미가를 믿는 레위인 청년, 미가가 지니고 있는 돈을 믿는 레위인 청년은 내 영혼의 자화상입니다.

 

누군가를 믿지 않으면 자칫 객사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레위인 청년은 적절한 연봉을 제시하는 부자 미가를 믿기로 합니다. 레위인 청년은 미가에게 ‘고용’되어 드디어 실업의 위기를 극복한 듯 보입니다.(삿18:4) 구직하는 청년에게 구원은 취직입니다. 일자리를 준 부자 미가는 레위인 청년에게 구원자 같습니다.

 

레위인 청년을 구원한 자가 부자 미가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구원 받을만한 ‘다른 이름’을 주신 적이 없습니다.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 하였더라”(행4:12) 그러나 레위인 청년은 천하 사람 중에 돈 많은 미가를 믿었습니다. 미가를 믿었다는 것은 미가의 돈을 믿었던 것이지요.

 

레위인 청년에게 또 다른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한 지파의 제사장이 되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한 가문의 고용 제사장이 아니라, 지파의 국사(國師)가 되어달라는 황홀한 제안을 받습니다.(삿18:19) 구체적인 연봉 조건은 기록되지 않았지만, 당연히 미가가 지급했던 것보단 많겠지요. 제사장이 ‘돈’과 ‘세력’을 따라 움직임에 거리낌이 없습니다.(삿18:20)

 

어쩌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기회가 없었을 뿐, 큰 세력을 이룬 교회가 좋은 연봉으로 저를 고용하고자 한다면, 아마 흔들릴 것입니다. 어쩌면 응할 것 같습니다. 이것이 내 영혼의 자화상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의 자화상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봅니다. 구직 관련 무용담을 듣습니다. 오죽하면 ‘취업전선’이라 표현하겠습니까. 우리 청년들이 취직을 위해 전쟁을 치를 때에, 돈에 팔려가는 용병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돈의 자력에 끌려가지 않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며 위풍당당하기를 기도합니다.

 

신대원 입학 후 개척교회에서 56만원 받으며 교육전도사 3년, 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100만원 받으며 시작한 전도사 3년, 지역교회에서 146만원 받으며 부목사 4년, 교회를 개척하고 100만원 받으며 담임목사 2년 째 지나고 있습니다. 돈 때문에 울기도 하고 돈 때문에 웃기도 하지만, 적어도 돈에 팔려 다니진 않았습니다. 돈에 흔들린 적 많지만, 돈에 넘어가진 않았습니다.

 

가진 것도 없지만 부족한 것도 없습니다.

 

나는 돈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하나님만 믿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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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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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요셉 김영민 | 작성시간 13.09.30 가난한 목사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화이팅!!
  • 답댓글 작성자김영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10.04 며칠 전, 인하가 '우리 부자야?'하고 묻길래, 부자라 대답해주었습니다. 인하가 글을 읽을 줄 아는데, 큰 아빠와 아빠의 대답이 다르면 곤란한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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