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의 낱말로 언어 강조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 감탄사, 또는 의성어 의태어 등 하나의 낱말로써 시의 첫행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의 낱말을 첫행으로 삼는 것은 그 언어를 강조하거나 시인이 의도하는 운율의 효과를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명사들의 경우엔 호격조사를 붙이거나 그 자체로서 호명이 가능하기 때문에 독자들의 청각을 자극하면서 친근감을 자아낸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명사와 동사에 비하여 형용사나 부사는 첫행을 만드는 경우가 적습니다. 왜냐하면 형용사나 부사 등은 동사나 명사보다 첫행이 주는 긴장감이 덜 하기 때문입니다. 감탄사 또한 단독으로 시의 첫행을 만드는 경우가 극히 드문 일입니다. 감정의 직접적인 노출이 자칫 감상적으로 흐를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이버상에 보면 감상적인 시들이 난무하는데 이는 시에 대해서 깊은 이해가 없이 사이버 독자들의 말초만 자극하는 것으로 그 생명이 결코 길지가 않을 것입니다. 의성어, 의태어 역시 가벼움이나 말장난으로 빠질 수가 있기 때문에 첫행으로 놓을 때는 언어를 다루는 기술이 더욱 요구되기 때문에 섣불리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외에도 첫 행을 청유형이나 명령법, 가정법 등으로 시작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제껏 설명을 드렸지만 말하자면 시의 첫 행에는 대부분의 언어의 수단이 올 수 있다는 것이 되겠지요. 다만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할 것은 어떤 방법으로 시의 첫 행을 만들든 간에 첫행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독자를 끌어당기는 힘을 내장해야 하고, 다음에 오는 행은 물론 마지막 행까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서 유기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시 창작에 사실 이론이 매우 중요한 건 아닙니다. 그러나 이론을 알면 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요. 또 여기에 예문으로 올리는 시들은 좋은 시들이 많으므로 좀 어렵기는 하지만 잘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좋은 시 읽기의 일환으로 시 한 편을 올립니다. 남진우님의 <꿈>입니다. 그 새벽 나는 사과나무 아래 서 있었다 휘어진 가지마다 붉게 익은 심장이 마악 솟아오른 아침 햇살을 받아 번 뜩이고 어둠에서 풀려나온 잎사귀 끝에 맺힌 물방울들이 후두 둑 내 이마 위로 떨어져 내렸다 어디에도 과수원지기는 보이지 않았다 반쯤 무너진 황폐한 돌담 옆으로 저 멀리 소실점을 향해 늘어서 있는 사과나무들 거기 두근두근 열린 태양의 과실들 나는 손을 뻗어 붉게 익은 심장 하나를 땄다 내 손바닥 위에서 팔딱이는 붉고 동그란 심장 한입 가득 그것을 베어 물자 어디선가 맹렬히 타종소리가 울려퍼지고 보이지 않던 새들이 깃을 치며 일제히 날아올랐다 그 새벽 내가 서 있는 곳은 우물가였다 나는 마른 우물 바닥 저 밑에서 홀로 붉게 빛나는 것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이승훈님의 해설을 덧붙입니다. "그의 꿈 속엔 사과나무가 있고, 그 아래 그가 서 있고, 붉은 사과는 붉게 익은 심장이 되어 아침 햇살에 번득인다.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인가? 그는 거기서 태양, 사과, 꿈을 따고 그걸 베어 먹고, 그때 종소리가 들린다. 이 종소리를 매개로 그가 삼키는 태양, 사과, 새 들은 날아간다. 안이 밖이고 삼킴이 비상이다. 새벽 우물 바닥에도 붉은 사과, 태양이 빛나고, 사과 하나가 지상 천상 지하를 물들이는 이 유토피아, 이 화엄(華嚴)의 세계에 누군들 가고 싶지 않으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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