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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제의 세상 노트

올림픽과 비둘기

작성자융제|작성시간26.06.11|조회수15 목록 댓글 0

 

지금도 눈에 선하다. 최근까지 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에는 흰색 비둘기를 수백 마리씩

날려 보내는 행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 아름다운 새들은 하늘로 치솟아오르며 극적인

장관을 연출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행사를 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인간에게 즐거움과 경이로움을 선사하는

그 행사의 이면에 잔혹함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비둘기는 비좁은 지하에 갇혀 있다가 하늘로 치솟아오르는, 두려움에

혼돈스러워하다가 방향 감각조차 찾지 못하는 새들일 뿐이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비둘기는 지치고, 공포에 질린, 낯선 환경에서 자신을 지키려다가 인위적인
전시행사 때문에 죽음에 이르는 새들일 뿐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에서는 겁에 질린 채 갈피를 잡지 못하던 수많은 비둘기가 올림픽

성화 속으로 뛰어들었고, 그로 말미암아 수억의 시청자는 살아있는 새들이 화장되는 극적인

장면을 지켜보았다.

 

비둘기 방출을 고집하는 곳은 디즈니랜드를 비롯하여 여전히 많은 편이다. 하지만 그 현실의

내막을 알아채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비둘기 방출을 닭싸움이나 소싸움. 개싸움 등 동물을

불구로 만들거나 죽이는 바람직하지 못한 '오락'거리의 하나로 경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그러한 사실을 알기 전에는 나도 비둘기 방출을 즐겁게 지켜보았다. 나는 살아 있는 생물에

대해서는 조금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았고, 또 그것들에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도

알려고 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그것들이 자유롭게 날아가 버리는 것쯤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실상을 알고 나면 누구라도 잊지 못할 충격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그만큼 세상을 잘 모르고 살고 있는 셈이다.

 

 

- 시공사 간, ‘존 로빈스의 음식혁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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