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망한 이유를 여러가지로 꼽는데, 나는 사람으로 치자면 두 사람으로 원인이 모아진다고 본다.
바로 홍석현과 손석희.
홍석현의 대권 욕심은 유명하다. 그 대권 욕심이 초현실적이라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도대체
스스로의 깜냥이나 객관적인 조건, 시대 상황 등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야망이었다는 얘기다.
노무현 정권 시절 주미대사로 임명된 것 자체가 이를 위한 행보였다. 그 과정에서 노무현 정권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것은 분명하다. 주미대사를 거쳐 유엔사무총장에 오르면 대권을 향한 스펙
준비는 완벽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른바 삼성 엑스파일 사건으로 주미대사 자리를 중도 사퇴하며
이 계획은 좌초된다.
문제는 이 사건 이후에도 홍석현이 야심을 버릴 수 없었다는 점이다. 무리한 욕심은 무리한 계획을
낳는다. 홍석현은 자신의 보수적 정체성 기반에 좌파들의 지지를 결합하면 대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한 듯하다.
여기에서 나온 것이 종편 jtbc와 손석희의 영입이다. 손석희를 영입할 때 언론계의 관심이 '우파
중앙그룹이 손석희를 변화시킬 것이냐, 좌파 손석희가 jtbc를 변화시킬 것이냐'였다고 하는데, 웃기는
얘기다. 손석희 영입은 홍석현의 대권 행보를 위한 '좌파에 추파 던지기'였기 때문에 이후 jtbc의
미친척 행보는 예고된 참사였다.
중앙일보가 보수 색깔을 고수하고 jtbc가 좌파 행보를 하는 일견 모순되어 보이는 스탠스도 홍석현의
대권 행보라는 관점에서만 해석할 수 있다. 정치를 단순 덧셈 뺄셈으로만 이해하는 대한민국 우파
엘리트 귀공자의 저능아스러운 모습일 것이다.
손석희는 홍석현의 기대대로 최순실 사건에서 맹활약한다.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이재용을 감옥에
보낸다. 하지만, 이 활약은 홍석현에게 대권을 안겨주지 못한다. 오히려 좌초한 계획은 그 규모가
거대한 만큼이나 회복 불가능한 타격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혈연으로 묶인 동반자 관계였던 삼성과는 철천지 원수가 되고 이에 따라 대권 도전에 필요한 자금
지원은 불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라 광고 수주마저 끊기고 그룹 전체가 만성적인 재정 악화에
직면한다. 애초의 목표였던 대권 도전은 말도 꺼내기 어려워진다. 좌파와 우파 양 진영에서 모두
배척받는 처지가 된 것이다.
손석희의 퇴장은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토사구팽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원래의 토사구팽과는 의미가
다르다. 토끼는 잡았을지 모르지만 그 대신 문전옥답을 망가뜨린 것이다.
홍석현은 자신의 도박이 어떤 결과로 돌아왔는지를 보면서도 말이 없다. 유구무언일 것이다.
홍석현이 어떤 계기로 대권욕을 품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대권주자란 것들이 한심해 보였을
것이다. 자신의 화려한 스펙이나 영어 실력, 글로벌 네트워크를 배경으로 멋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품지 않았을까?
정치를 모르고 좌파도 모르고 무엇보다 자신들이 만든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지를 전혀 모르는
우파의 한계가 드러난 사례라고 본다. 정치철학 없이 너무 분수에 넘치는 과실을 움켜쥔 대한민국
우파의 비극이다.
- 주동식 페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