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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음악은 스스로 중심이 된다”
컬처뉴스 안효원 기자
▲ 이지형은 제4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의 화려한 막을 올렸다.
스왈로우(Swallow)의 《아레스코(Aresco)》와 이한철의 〈슈퍼스타〉가 각각 제4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앨범’과 ‘올해의 노래’를 수상, 2006년 최고의 대중음악으로 선정됐다. 스왈로우는 올해의 앨범 외에도 ‘최우수 모던록 앨범’에도 선정됐고, 이한철의 <슈퍼스타>는 ‘최우수 팝 싱글’에 선정돼, 두배의 기쁨을 누렸다.
자신을 비주류 중에 비주류라고 소개한 스왈로우는 “살다보니 이런 일도 생긴다”며 수상 소감을 시작했다. 1995년부터 홍대 앞에서 음악을 시작한 스왈로우는 “좋은 음악은 스스로 중심이 된다는 믿음을 한번도 버린 적이 없다”며, 자신의 음악 인생을 돌아봤다. 그리고 코코어, 더 콰이엇, 머스탱스, 박선주, 이지형 등 올해의 앨범 후보작들에 대해 “후보 명단에 같이 올린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했다”며 동료 뮤지션들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선정위원회)는 “올해는 싱거우리만치(?) 별다른 논쟁 없이 쉽게 수상작이 결정되었다”며 스왈로우(Swallow)의 《아레스코(Aresco)》를 높게 평가했다. “스왈로우는 허클베리핀의 리더 이기용의 솔로 프로젝트이고, 그가 허클베리핀의 메인 송라이터이기는 하나, 좀더 개인적인(실험적인) 작업방식과 소소한 주제를 음악에 담아내는 베타버전(?) 프로젝트”라며, “그가 가진 창작에서의 심각함과 세상을 대하는 진심은 향후 더많은 사람들에게 용인될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선정의 변을 밝혔다.
▲ 한국대중음악상 수상자들. 스왈로우, 엄정화, 이한철, 박선주(왼쪽부터)
이한철은 최우수 팝 싱글 시상식에 나와 관중을 압도하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먼저 시상자로 나온 전년도 최우수 팝 앨범상 수상자 W의 인사말이 인상적이었다. 자신들을 ‘미중년’ 그룹이라고 소개한 W는 “대중음악이 공산품처럼 소비되지 않고, 우리가 미노년이 될 때까지 행복하게 노래할 수 있게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했다.
이한철은 “W가 너무 감동적인 말을 해서 내가 별로 할 말이 없을 것 같으나, 뭐니뭐니 해도 수상 소감의 최고봉은 ‘밥상’”이라면서, “<슈퍼스타>는 내가 다 만든 것으로 밥상을 차려놨더니 윤은혜씨가 잘드셔 주셔서 이런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해, 관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선정위원회는 “이한철은 우리 대중음악시장에서 새로운 시도와 색다른 트렌드를 이끌며 감각 있고 멋진 음악을 만들어온 대표적인 싱어 송 라이터”라고 평가하며, “<슈퍼스타>는 여려 계층의 사람에게 희망과 격려를 주기에 마땅한 곡으로, 광고음악으로 윤은혜의 의한 반사이익이 없지는 않았으나 이 곡이 주는 희망과 즐거움은 마땅히 ‘올해의 노래’가 되어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 1부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크라잉 넛은 열정적인 무대매너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한국대중음악상이 펼쳐진 6일(화)은 36년만에 가장 추운 경칩으로 기록된 날이었지만, 시상식장인 광진구 멜론악스 주변은 시작 전부터 음악과 열기로 가득했다. 가수 유열의 사회로 펼쳐진 시상식의 막을 연 뮤지션은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올해의 가수-남자’, ‘최우수 모던록-앨범’, ‘최우수 모던록-싱글’ 등 5개 부문에서 후보로 지명돼 제4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이지형이었다. 이지형은 관중들의 호응 속에 <Baby Baby> 등의 노래를 불러 수상기대를 부풀렸다. 이지형은 ‘올해의 가수-남자’ 부문을 수상했다.
시상과 축하 공연이 펼쳐지면서 시상식장의 열기는 더해갔다. 그 중 관중들의 가장 큰 호응을 받는 뮤지션은 엄정화였다. 엄정화는 9집 앨범 《프리스티지(Prestige)》로 올해 처음 신설된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앨범’ 부문에 선정됐다. 환한 웃음으로 자신을 ‘댄싱 퀸’이라고 소개한 엄정화는 “집에 트로피가 많은데, 오늘 받은 상이 최고의 의미를 가지고 있고, 자랑하고 싶은 상”이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선정위원회는 “《프리스티지(Prestige)》는 펑크(Funk)와 댄스,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세련되가 구사하는 지누(롤러코스터)의 취향과 뮤지션이자 퍼포머로서 트렌드에 대한 감각의 촉수가 살아있는 엄정화의 취향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낸 앨범”이라고 평가했다.
▲ 4개 부문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연우는 무관의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아포리즘(A4rism)>으로 ‘올해의 가수-여자’, ‘최우수 팝 앨범’ 부문을 수상한 박선주 또한 이날 시상식을 더욱 빛냈다. 박선주는 “이 상을 타고 싶어서 앨범을 냈다”며, “한국대중음악상은 음악하는 사람들이 가장 타고 싶은 상”이라고 말하였다. 지난해 시상자로 나섰던 박선주는 “다음 번에는 꼭 수상자로 나서고 싶다”고 욕심을 냈었다고 한다.
한편 쟁쟁한 뮤지션들과 함께 올해 한국대중음악상의 주인공으로 우뚝 선 이들이 있었느니, 그들은 바로 선정위원회 ‘특별상’을 받은 <EBS> ‘스페이스 공감’의 제작진이었다. 선정위원회는 “열악한 제작환경에서도 재즈, 크로스오버, 월드뮤직에서 인디록, 국악에 이르기까지 주류 방송사들이 거들떠도 보지 않는 소중한 음악적 지원들을 티내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소개한 그들의 노고에 비해 이번 특별상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며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공감팀은 “3년 동안 700여 회 공연을 하다 보니, ‘우리에게 이렇게 훌륭한 뮤지션들이 많았구나’라고 새삼 깨닫게 됐다”며, “이 자리에서도 소개하고 싶은 국내 최고의 뮤지션들이 많이 보이는 만큼, 앞으로도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열은 즉석에서 모든 제작진들이 무대에 오를 것을 제안했고, 시상식에 참가한 제작진 모두는 무대에 올라 관중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 쿤타 & 뉴올리온스의 마지막 무대로 3시간 여의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은 막을 내렸다.
제4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 가장 아쉬움을 느낀 뮤지션은 ‘올해의 노래’, ‘올해의 가수-남자’ 등 4개 부문 후보 명단에 올린 김연우였을 것이다. 축하공연에 나선 김연우는 “1996년 데뷔 이후 4개 부문 후보에 오른 적은 처음이라 가슴 설레였는데 벌써 3개 부문 그냥 지나가 집에 가려고 했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이 섞인 말을 남겼다. 하지만 마지막 부문이었던 ‘올해의 노래’ 부문까지 이한철이 차지하면서, 김연우는 결국 4개 부문 노미네이트에 만족해야했다. 그는 “정말 좋은 뮤지션들을 만나 기분이 좋다”며, “한국대중음악을 많이 응원해 달라”며 아쉬움을 달랬다.
3시간 이상 펼쳐진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은 그야말로 대중음악을 만들고, 함께 즐기는 뮤지션과 관중들의 잔치였다. 이지형, 머스탱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크라잉 넛, 배장은, 김연우, 쿤타 & 뉴올리온즈 등은 모던 록, 힙합, 알앤비 & 소울, 팝,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대중음악을 선보였고, 관중들은 환호성과 박수로 한국 대중음악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한국대중음악 시상식의 또하나의 매력은 뮤지션들의 자리와 관중의 자리가 구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상자가 발표되면 수상자는 관중들 사이를 거쳐 무대 위로 올라갔다. 공연을 하러 올라가는 뮤지션들 또한 마찬가지. 바로 옆에서 뮤지션과 함께 숨쉴 수 있는 것. 그것이 대중음악의 매력이요, 본질이 아닌가 싶다. [관련정보 바로가기]
수상자(작) 명단
<종합부문> ▲올해의 앨범-스왈로우(Swallow)의 《아레스코(Aresco)》 ▲올해의 노래-이한철의 〈슈퍼스타〉 ▲올해의 가수(남자)-이지형 ▲올해의 가수(여자)-박선주 ▲올해의 가수(그룹)-노 브레인(No Brain) ▲올해의 신인-머스탱스(The Mustangs) ▲올해의 연주-서영도 트리오
<장르부문> ▲최우수 록 앨범-머스탱스의 《The Mustangs》 ▲최우수 록 싱글-스트라이커스(The Strikers)의 <Turn Back Time> ▲최우수 모던록 앨범-스왈로우(Swallow)의 《아레스코(Aresco)》 ▲최우수 모던록 싱글-롤러코스터(Rollercoaster)의 <유행가> ▲최우수 힙합 앨범-콰이엇(The Quiett)의 《Q Train》 ▲최우수 힙합 싱글-쿤타 & 뉴올리온스(Koonta in Nuoliunce)의 《홀딩 온(Holding on)》 ▲최우수 팝 앨범-박선주의 《아포리즘(A4rism)》 ▲최우수 팝 싱글-이한철의 <슈퍼스타> ▲최우수 댄스 & 일렉트로닉 앨범-엄정화의 《프리스티지(Prestige)》 ▲최우수 댄스 & 일렉트로닉 싱글-페퍼톤스(Peppertones)의 <수퍼판타스틱(Superfantastic)> ▲최우수 알앤비 & 소울-펑카프릭 부스터의 《원(One)》 ▲최우수 알앤비 & 소울 싱글-헤리티지(Heritage)의 <스타라이트(Starlight)> ▲최우수 재즈 & 크로스오버 앨범-서영도트리오의 《서클(Circle)》 ▲최우수 재즈 & 크로스오버 싱글-배장은트리오의 <시크릿 플래이스(Secret Place)> ▲올해의 영화드라마 음악-<라디오스타>
<특별부문> ▲선정위원회 특별상-<EBS> 스페이스 공감 ▲공로상-정태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