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실 야구장을 가고 싶었습니다. 어려운 영화를 볼 수 없어서 그냥 웃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끝내 표는 얻을 수 없었고,
또 생각하는 영화를 본 것이 분명 내게는 중요한 자산이었다고 생각하며 영화관을 갔습니다.
영화는 2시간입니다. 저는 첫 등장 인물이 나올 때 쯤 부터 30분 쯤 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잠든 사이 못 본 부분은 영화의 주인공이 나오기 전 부분이라 보는 데 별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걸 촬영감독 선생님이 알려주셨습니다.)
좋은 영화지만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화면이 내내 흐리고 칙칙하고 마음도 무거워지거든요.
분명 좋은 영화일텐데. 원래 다큐멘터리 감독이라는 우크라이나의 감독이 만든 정치적 탄압에 관한 영화는,
당연히 현재에도 유효한 이야기지만, 정치 부조리보다 경제 양극화가 더 큰 문제로 다가오는 요즘이라 그런지
공감의 강도가 크지는 않았습니다. 요즘의 독재자는 정치적 탄압보다 경제적 이득 편취에 더 열 올리는 것 같아요.
그는 전쟁을 벌이고 주식 개장 전에 뭔가 술수를 부리고 내일 또 뭔가 발표를 하겠죠 세계 경제 상황에 큰 변동성을 일으키고.
# 감자먹는 사람들
잠든 사이 나온 다수의 민중의 얼굴들, 특히 영화 중간 기차 장면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민중들의 얼굴은
고흐의 감자먹는 사람들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스탈린이 숙청을 벌이는 1937년의 러시아 민중들의 삶은
무척 힘들었고 볼셰비키 혁명 이후에도 삶이 힘든 것은 똑같았어요.
# 카프카의 성
아. 그리고 민원인을 만나러 계속 문을 통과하며 감방을 가는 것이나
검찰총장을 만나러 계속 계단을 오르고
감옥에서도 법원에서도 의자에 앉아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주인공은 어쩐지 카프카의 성이 떠올랐습니다.
고단함과 무력감을 잘 표현한 것 같아요.
# GV 해주신 감독님 말씀
1 이 영화의 촬영은 체험을 위해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1:1.37 의 화면비를 쓰되 클로즈업이 아닌 헤드룸 즉 머리 위의 공간을 많이 두는 형태의 촬영은 짓눌리는 상태를 표현한 것이다. 관객은 이 화면을 보며 상황을 체험하게 된다.
-다양한 회색은 억압받은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이다. 다양한 명도의 회색은 그렇게 사라져간 사람들의 모습이다.
-수많은 계단을 오르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줌으로써 고단한 과정을 그대로 체험하게 한다.
2 두 검사 보다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을 클로즈업 함으로써 억압받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주목 한다
오랜만에 머리 쓴 경험을 써봤습니다. 오랜만에 글 썼으니 뉴런 시냅스 감도가 좋아졌기를 기대해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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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소대가리 작성시간 26.04.06 시의적절한 영화가 나왔네요. 내일을 추측하기 힘든 시기에 데자뷰같은 스탈린 시절을 이야기 하다니, 역시 영화는 어떤 형태건 정치적일 수 밖에 없네요. (프로파간다가 아니라도) 리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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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안경 선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4.06 소대가리님께는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보시면 진짜 리뷰를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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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House 작성시간 26.04.07 웃고 싶은데 왜 야구보러가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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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안경 선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4.07 예능 아니었나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