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있었던 실화이다. 사형이 집행되기를 기다리는 사형수가 있었는데 황제가 사형수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높지 않은 두 산 꼭대기에 외줄을 설치하고 이 외줄을 걸어서 건너면 사형을 면해 주기로 했다.
이 말이 두 사형수에게 전해지기가 무섭게 사형수 중 한 명은 외줄을 걸어가야만 하는 공포, 불안, 걱정이 엄습하여 하루 종일 불안하고 저녁에는 잠을 한 숨도 자지 못했다. 반면에 다른 한 죄수는 외줄을 걸어가야 하는 것에 대해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평소처럼 즐겁게 지냈다. 잠도 코를 골며 실컷 잤다. 그는 숨 쉬고 있는 순간순간을 고마워했을 뿐이다. 외줄을 타고 걸어서 가다 떨어지면 죽을 것이고, 걸어가지 못해도 죽을 것이고, 설령 걸어서 밧줄을 건너는 일을 성공해도 언젠가 죽을 몸이라 여겼다.
외줄을 타고 건너는 날이 되었다. 걱정과 근심으로 밤을 지새운 죄수는 시작도 하지 못하고 포기 하고 말았다. 밤에 잠을 자지 않았기 때문에 밧줄이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결국 시작도 못하고 만 것이다. 다른 죄수는 어떤가? 밤에 잠을 푹 잤기 때문에 맑은 정신으로 밧줄을 그냥 무심 상태에서 평지 길을 걷듯이 걸어서 건넜다고 한다.
지금 이 순간이 최고의 순간이다. 순간순간이 모인 것이 인생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것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삶은 현재를 놓치고 있는 인생살이다. 지금 이 순간하는 일을 즐기며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두 사형수 이야기는 지금 이 순간에 오로지 깨어있는 삶이 가장 청복(淸福: 무량대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진리를 암시하고 있다.
* 청복(淸福) : 맑고 깨끗한 복으로 평소에는 없다가 필요할 때마다 생기는 복(무량대복)
출처 : 논산 안심정사 범안 스님 법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