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있는 먹거리는 사람의 몸을 건강하게 하고 삶을 유지하는 기초가 됩니다.
그러나 산업문명의 급속한 발전으로 양산된 좋지 않은 먹거리들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전통의 양식과 문화마저도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인간 삶에서 가장 중요한 먹거리가 속도의 논리에 밀려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여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런 속도의 무한 경쟁은 인류의 중요한 유산인 전통농업과 생명의 먹거리 나눔 문화를 파괴하고, 소규모 생산방식의 농어민, 전통식품 생산자들의 생계기반이 사라지면서 우리의 전통을 이어왔던 수많은 지역음식마저도 종다양성의 소멸과 함께 사라져 갔습니다.
우리는 호모 사피엔스라는 이름에 상응하도록 사람이라는 종이 소멸되는 위험에 처하기 전에 속도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치명적인 어리석음인 빨리 빨리라는 생활의 습관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물질적 만족을 고정시키고 욕심을 절제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천부적으로 갖고 태어난 감각적 즐거움과 느리며 오래가는 기쁨을 적절하게 누리는 것은, 효율성에 대한 흥분과 관성적인 삶에 의해 잘못 이끌린 군중에게서 우리가 감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노력은 슬로푸드 식탁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지역요리의 맛과 향을 다시 발견하고, 품위를 낮추는 패스트푸드를 추방해야 합니다. 생산성 향상의 이름으로, 빠른 생활이 우리의 존재방식을 변화시키고, 우리의 환경과 종다양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유일하면서도 진정한, 진취적인 해답은 슬로푸드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한국은 물론 인류의 진정한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슬로푸드운동을 꽃 피울 슬로푸드축제 마당을 개최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는 세상을 다시 슬로푸드를 통해 진정한 맛의 즐거움과 다양성의 행복한 세상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2013년 1월 9일
남양주 슬로푸드 국제대회 조직위원장
안종운, 이석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