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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차 일요반

8월 잠자리들의 활동

작성자아기곰|작성시간13.09.17|조회수67 목록 댓글 0

아직은 한낮의 뜨거운 태양을 피해 그늘을 찾는 날이 많지만 아침저녁으로 솔솔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가을이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음을 느낍니다.

 

어느덧 텃밭농사의 백미 김장배추를 심을 때가 되었네요.

지난 달 어린 농부들의 서툰 솜씨의 삽질과 호미질로 땀 뻘뻘 흘리며 풀을 뽑고 흙을 뒤집어 땅을 고르게 해 놓은 밭에 배추 모종을 심는 날입니다.

약수터에서 물을 길어와 배추 심을 곳에 땅을 파서 물을 주고 배추 모종을 심어 흙으로 덮어주고 손으로 잘 눌러줍니다.

무는 씨앗을 뿌렸어요. 아이들의 작은 손으로 점을 찍듯 씨앗을 뿌려주고 살짝 흙으로 덮어주었어요. 씨앗이 다칠세라 조심조심 다루며 진지해진 아이들! 씨앗에게 흙을 뚫고 올라와 쑥쑥 잘 자라라고 용기를 주는 말도 살짝 속삭여 줍니다.

 

오늘의 먹거리 간식인 옥수수를 따러 텃밭 가장자리로 큰 소쿠리를 들고 갔습니다. 옥수수는 알갱이 수만큼 수염이 달린다는 버들샘의 이야기에 아이들의 눈이 동그래집니다. 갈색으로 변한 수염이 다익은 옥수수라는 이야기에 귀가 쫑긋해집니다. 아기곰이 옥수수 수염을 따다 얼굴에 붙여 수염을 만들고 “이리오너라~ 빨리 옥수수를 따도록 하여라~”하니 깔깔 웃으며 재미있어합니다. 탐스럽게 잘 익은 옥수수보다 듬성듬성 이빠진 옥수수가 더 많지만 수확의 기쁨을 누리기엔 부족함이 없습니다.

 

옥수수가 익을 동안 숲에서 신나는 물총놀이가 시작됐습니다.

장수잠자리 모둠과 고추잠자리 모둠이 파이팅을 하고 물총놀이가 시작됐지요.

놀이가 시작되자 장수잠자리와 고추잠자리들은 잠시 서로 맞서다가 이내 아기곰을 집중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아기곰도 가만있을 수는 없죠. 물공격으로 맞서 보지만 많은 수의 아이들에 밀리더군요...

끊임없는 물총세례에 “아기곰 살려~” 도망도 가고, “막을 방!”하며 수건으로 막아보지만 “깰 파!”를 외치며 더욱 기세를 올리는 잠자리들 덕분에 아기곰은 속옷까지 흠뻑 젖어 비맞은 생쥐 꼴이 되었지요.

결국은 항복 선언!!!

옆을 돌아보니 버들샘도 옷이 다 젖어 도망 다니기에 바쁩니다.

이번에는 보리햇살샘~ 아이들이 그냥 둘리 없지요! 날렵한 몸만큼 요리조리 멀리 잘도 피하시네요.^^

선생님들의 옷이 젖고 아이들이 옷이 젖어 갈수록 아이들의 신나는 웃음소리는 점점 커져갑니다.

역시 물총놀이는 옷이 다 젖게 놀아야 제맛!!

 

이제 지쳤을 때도 됐는데...

끝까지 물총을 손에서 놓지 않고 놀이를 즐기는 아이들도 있고 주위의 자연의 변화에 유혹되어 여기저기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한 마리의 잠자리에 홀려 풀숲을 조심스럽게 누비는 모습이 영화 속의 한 장면 같기도 합니다.

텃밭 가장자리에 연보라로 피어있는 벌개미취를 지나면 작은 웅덩이가 있습니다.

올챙이가 뒷다리가 쏙~ 앞다리가 쏙~ 곧 개구리가 되어 웅덩이에서 튀어나올 듯합니다. 몇 명의 아이들의 발걸음이 웅덩이에 머뭅니다. 물을 담으려던 분무기에 올챙이가 헤엄치고 있습니다. 집에서 키우겠다며 고집을 피우는 아이와 풀어주고 가야된다는 아이가 서로 자기주장을 내세우며 맞섭니다. 풀어 주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무리에서 힘을 얻자 결국 조금 보고 놀다가 다시 웅덩이로 올챙이를 보내주는 것으로 양보를 하고 마무리됩니다.

아이들 속 작은 사회에서의 갈등을 스스로 해결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뿌듯합니다.

자연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오늘의 미각체험 옥수수는 정말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었어요.

지금까지 먹어본 옥수수중 제일 맛있어서 아기곰은 순식간에 3개나 먹었네요. 옥수수를 크게 좋아하지 않아 1개이상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감동적인 맛이었어요.

아이들도 자주색 옥수수가 더 맛있다며 정말 잘 먹네요. 모두들 2~3개씩 먹고 나니 남은 옥수수가 거의 없네요..

 

어린농부 잠자리들의 텃밭에서의 하루가 이렇게 지나갔습니다.

아기곰만큼 아이들도 즐겁고 신나는 하루였겠죠?

다음 달에 오면 무와 배추는 얼만큼 자라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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