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씻어내고 나니 드러난 고구마색이 어찌 그리 고울까요?
마치 수줍은 새색시 자주빛치마 같아 마음이 설레이네요.
서로서로 엮여있어 하나의 큰 덤불을 이루고 있는 고구마 줄기를 그늘로 옮기자고 하니 모두들 싫다고 합니다.
고구마 캐는데 있는 힘을 다 쓴 탓일까요?
힘들어서 못한다고 하네요.
줄 만들어 재미나게 놀자고 해도 시큰둥합니다.
솔바람 샘이 피워놓은 불구덩이에 고구마를 넣고 아이들은 불 주위를 떠날 줄 모릅니다.
할 수 없이 버들샘이랑 둘이서 고구마 줄기를 들려고 하니 무거워 들 수가 없네요.
낑낑대며 끌어도 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얘들아~~”
“너희들 힘이 필요해~”
“안 움직여~”
“도와줘~”“
구원 요청을 하니 땅강아지 친구들 우루루 몰려옵니다.
태윤, 상윤, 성범, 석민이는 앞에서 끌어주고 소은, 상은, 소희, 세영이는 뒤에서 밀며
“영!차! 영!차! 영!차!” 리듬에 맞추어 힘을 합하니 금세 시원한 그늘로 옮겨졌지요.
힘을 발휘하고 으쓱해진 땅강아지들에게 또다시 관심을 유도합니다.
“얘들아~ 줄기를 다듬어 줄넘기를 하면 재미있겠지?”
어떡하죠? 아이들은 관심이 없는지 표정들이 시무룩하네요..
얼른 고구마 줄기를 하나 다듬어 줄넘기 시범을 보였지요.
순식간에 아이들의 눈동자는 커지고 입은 벌어지며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바뀝니다.
너도나도 줄넘기를 해 보겠다고 합니다.
이제 줄넘기 줄을 만들어 내느라 선생님들의 손길이 바빠졌습니다.
태윤이가 먼저 줄넘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마치 높이뛰기 하듯 뛰어오르며 줄넘기를 합니다.
육상선수처럼 멋있어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상은이에게 슬며시 고구마줄을 건네주었더니 조심조심 줄넘기를 합니다.
상윤이는 줄넘기에 자신이 있나 봅니다. 하나, 둘, 셋 숫자를 세며 넘습니다. 9개.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고구마 줄이 좀 짧았어요. 키에 맞는 고구마 줄넘기로 바꿔봅니다. 우와~ 15개가 넘어갔어요.
으쓱해진 상윤이와 더 많이 넘기위해 도전하는 아이들. 어느새 울퉁불퉁하던 고구마밭이 편편하게 다져집니다.
성범, 석민이와 호준이는 고구마 굽는 곳과 고구마 밭을 줄넘기를 하며 오고갑니다.
줄넘기 대회라도 열어야겠어요.^^
소은이가 줄 만드는데 도전합니다. 제법 긴 줄넘기를 만들어 냅니다.
아기곰 몸에 벨트처럼 두르고 나니 재미있는지 계속 줄을 만들어냅니다.
버들샘과 아기곰은 어느새 자연의 여신으로 변신합니다.
세영이는 패션디자이너가 되어 주위의 자연물로 샘들을 열심히 꾸며줍니다.
서희는 솔바람샘의 조수가 되어 불을 지피는 것을 도와줍니다. 불구덩이 주위를 떠나지 않네요.
선우, 서영, 석민이도 불이 끄지지 않게 나뭇가지와 낙엽들을 주워 옵니다.
긴줄넘기를 하러 숲길로 갔습니다.
선생님들이 줄넘기 시범을 보입니다. 우리들의 욕심이었을까요?
줄이 돌고 있을때 들어가는 것은 아이들은 힘든가 봅니다.
제자리에 서서 시작하는 긴줄넘기로 다시 도전 합니다.
“꼬마야 꼬마야 뒤를 돌아라, 꼬마야 꼬마야 만세를 불러라. 꼬마야 꼬마야 잘가거라.”
성공입니다.
아이들은 물만난 물고기처럼 신나게 줄을 넘습니다.
언덕위에선 줄넘기에 관심없는 서영이가 선우에게 줄을 주며 끌어 달라고 하며 언덕을 오릅니다.
석민이와 소희도 뒤따르며 무리를 지어 산 쪽으로 한바퀴 돌아 내려옵니다.
아기곰이 언덕위에서 고구마줄기 밧줄을 내려주어 아이들을 끌어올립니다.
언덕에 올라온 아이들은 산을 돌며 행렬을 이룹니다.
한 쪽에선 둘이서 함께 넘는 줄넘기를 합니다.
아기곰이 소은이와 열심히 줄넘기를 하고 있으니 석민이와 성범이도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서영이가 언덕아래에서 밧줄을 내려 끌어달라며 아기곰을 부릅니다.
아기곰과 함께 줄넘기하려고 기다리는 친구가 있어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는데 마음이 급한가 봅니다.
살짝 토라졌네요. 아기곰도 서영이랑 놀고 싶은데 몸이 두 개 였으면 좋겠네요.
아기곰과 놀기 싫다는 서영이에게 미안하다며 같이 놀아 줄 때까지 기다린다고 하였지요.
조금 있으니 서영이가 선심을 씁니다.
“아기곰, 한 번만 봐줄께!”
“고마워 서영아~”
귀여운 서영이 씨익 웃어줍니다.
얘들아 이제 고구마 먹으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