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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차 토요반

11/9 활동 후기(달콤히 익어가는 가을과 낙엽......배추전)

작성자삼백초|작성시간13.11.13|조회수52 목록 댓글 0

가을이 풍성히 익어갑니다.

눈앞에 삭풍이 몰아칠 겨울이 선하게 보이는군요.

우리 어린농부들과 이른봄에 싸늘함속에 첫 만남을 가졌었는데 벌써 그 싸늘함이 코앞에 다가왔네요. 시간이 참으로 빠릅니다.

지난 어린농부학교에서의 소중한 시간들이 어린농부들의 삶속에서 오롯히 빛을 발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이번주에도 많은 농부들이 3주 4주로 이동하고 본반을 사수한 어린농부는 왕형인 용찬이, 용범이 그리고 여찬이뿐이네요. 그리고 보충 농부들인 우영이, 태인이, 다현이, 도현이가 참석해서 총 7명이 가을 수확에 참여했네요.

 밭에 미리 가서 모닥불을 지피고 호박고구마를 구웠지요. 산속의 나뭇가지들이 우수수 옷을 벗은 나무들의 잎으로 덮여 잘 보이질 않더군요. 심학산의 온땅들이 낙엽들로 온통 덮였습니다. 참 평화로운 늦가을의 산의 모습입니다.

 어린농부들이 하나 둘 텃밭배움터를 찾아와 노랗게 김이 오르는 호박고구마의 노오란 속살을 입속에 베어 물게 해주었네요. 뜨거워서 이로 고구마를 무는 농부들의 모습이 마치 어미새의 먹이를 받아먹는 아기새들의 모양새입니다. 심학산에서 생나무로 구워 먹은 고구마의 맛은 오랫토록 기억에 자리할 듯 합니다.

 먼저 산자락으로 이동합니다. 폴리샘이 만들어 놓은 새끼동아줄(?)로 놀아볼 요량입니다. 동아줄을 손에 손잡고 산으로 기차처럼 이동합니다. 심학산행 KTX입니다.~~ㅎㅎㅎ

 단체줄넘기를 넘어 봅니다.

 어설픈 몸짓으로 동아줄을 넘어봅니다. 비록 발에 걸리고 한 번도 못 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마음은 줄넘기 대표선수입니다. 우영이도 여찬이도 다현이도 어설픈 대표선수의 발짓과 몸짓을 보여줍니다. 참 귀엽고 앳된 모습에도 열심을 다합니다.

 도현이는 아주 잘도 넘네요. 용범이와 용찬이는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군요. 항상 늦는 형들이네요...ㅋㅋ

태인이도 폴짝폴짝 잘도 넘어갑니다.

 오늘 첨으로 여찬이의 눈물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줄넘기줄에 그만 발이 걸려 넘어졌네요. 아픔보다는 마저 넘지 못한 줄에 대한 원망의 눈물로 보입니다. 여찬아! 괜찮아,,내년 후년에는 너도 태인이 누나처럼 도현이 형아처럼 훌륭하게 줄을 넘을 수 있을거야.....

 줄을 한쪽에 모셔두고(?소중한 수업도구입니다.) 약수터 근방의 참나무 아래로 향합니다. 상수리의 낙엽들이 폭신합니다. 온통 갈색의 융단입니다. 농부들과 낙엽들을 긁어 한데 모아봅니다. 수북하게 낙엽들이 모아졌군요. 한아름 낙엽을 양손에 안고 하늘 높이 뿌려 봅니다. 낙엽비가 굵게 내려옵니다. 까르르....웃음이 심학산 아랫자락에 울립니다. 참 자연은 언제나 우리의 스승이네요. 모든 것을 내어주고 모든것이 놀이의 대상이며 학습의 도구이며 추억을 쌓게 하는 감성이네요.

 어린농부들이 낙엽으로 저를 공격합니다. 언제나 저는 어린농부들의 공격 대상이군요. 작은 손으로 낙엽을 모아쥐고 저에게 흩뿌립니다. 하하~호호 신나합니다. 눈물 짓던 여찬이의 눈물이 어느샌가 깨끗히 증발되고 웃음이 가득합니다. 요녀석 삼백초샘을 공격하는게 그리 재밌더냐?

 

 밭에서 미리 거둬 놓은 배추를 약숫물에 씻어 배추전을 부쳐봅니다.

약수터에서 내려올적에 누군가 당근잎 하나를 뜯어왔지요. 당근잎부터 부칩니다. 조금씩 입으로 가져갑니다. 어린농부들이 모두 다 당근밭으로 달려갑니다. 손에 손에 당근잎을 들고 배추보다 당근을 부쳐달라고 떼를 씁니다. 저도 당근잎전을 첨 먹어보는데 정말 맛이 나는군요. 댁에서도 당근잎전을 부쳐드시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농부들이 배추전보다 당근전만을 먹습니다. 계속해서 하우스밖의 당근밭으로 왔다 갔다 하는군요. 당근밭이 수난입니다....ㅋㅋㅋ

 

 배추와 무를 수확합니다.

올해 배추는 벌레들과 각종 병해로 인해 흉작입니다.~~ㅠㅠ 유기농사의 한계인가요?

그래도 무가 잘돼서 다행이네요.  

 모두가 무의 머리끄댕이를 붙잡고 애를 씁니다. 오늘도 우리 용범이의 경작본능과 성실함이 저를 도와주는군요. 한수레 그득 들고 하우스 경매장에 내려놓습니다.

 

 산자락의 언덕으로 올라가 낙엽과 흙미끄럼으로 얼굴에 웃음들이 가득합니다. 비록 바지가 흙덩이가 될지라도 머리가 낙엽에 덮여 광녀마냥될지라도 우리는 신나게 낙엽을 뿌리고 흙언덕에 올라 엉덩이를 깔고 미끄럼을 탑니다. 미치도록 놀 수 있는 어린농부들이 행복하겠죠?

 낙엽이불을 덮고 용찬이와 친구들이 즐거워합니다.

앳된 가을을 보내며 가을에 취해, 놀이에 취해 우리 어린농부들은 이 계절을 추억속에 간직할겁니다.

 

한아름 배추와 무가 든 봉다리를 들고 엄마, 아빠와 집으로 향하는 농부들의 발걸음에서 행복함이 묻어납니다. 덤으로 부모님들의 얼굴에도 풍성한 수확물로 인해 함박꽃이 핍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삼백초는 한없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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