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공와우 부속품 때문에 조금 씁쓸한 경험을 했습니다. 협회장이 아닌, 그냥 한 명의 와우 사용자로서 느낀 점을 적어봅니다.
한 달 전쯤부터 사용 중인 와우 제습기 겸 충전기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외부기기를 꽂으면 원래는 녹색등이 깜빡여야 하는데, 점멸도 안 되고 충전도 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보조배터리는 충전기에 연결된 선으로 하거나 직접 연결하면 충전이 돼서, 급한 대로 그 상태로 한 달 정도 버티며 사용했습니다.
전화로 기기사에 문의했더니 담당자도 "직접 봐야 알 수 있다"고 해서, 시간 날 때 방문하려고 미뤄두다가 오늘 드디어 들렀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조금 황당했습니다.
제품을 열어보거나 진단하는 과정 없이, 그냥 "새 제품으로 구매하셔야 합니다"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왜 그런지 물어보니, 직원분 말씀으로는 본인들은 분해나 수리를 할 수 있는 권한이나 기술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적어도 어디가 문제인지 정도는 알아야 교체를 하든 말든 판단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랬더니 역시 같은 답변이었습니다.
"그건 저희 영역이 아닙니다."
더 놀라웠던 건 고장 원인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뚜껑을 열고 닫을 때 '딸깍' 연결되는 부분의 구리선이 끊어졌을 수도 있고, 제습과 충전을 반복하면서 바닥 부분에 먼지가 쌓여 접촉 불량이 생겼을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부분을 열어서 확인하거나 청소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그것 역시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직원분들을 탓하려는 건 아닙니다. 현장 직원분들도 회사 정책 안에서 응대하시는 걸 테니까요.
다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솔직히 답답했습니다.
고장이 났는데 왜 고장이 났는지는 알 수 없고, 수리도 안 되고, 결국 새 제품 구매만 가능하다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없는 셈이니까요.
게다가 가격도 적지 않습니다.
부가세 포함 약 33만 원.
누군가에게는 작은 돈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몇 달을 고민해야 하는 금액일 수도 있습니다.
인공와우는 단순한 전자기기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세상과 연결되는 중요한 장비입니다.
그래서 제조사 본사 차원에서 최소한의 점검 매뉴얼이나 관리 가이드, 혹은 간단한 진단 체계 정도는 마련해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제품을 수리해 달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왜 고장 났는지" 정도는 알고, 교체가 정말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는 권리는 사용자에게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 와우인 분들이 계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