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이쪽으로 돌리시게
나역시 외로우니,
이 가을저녁
(바쇼)
시인 김현승 님은
'가을은 술보다 차 끓이기 좋은 시절...'
이라고 노래했지요. 이 분은 술은 전혀 안 하시고
커피를 굉장히 즐기셨다고 합니다. 십일월 늦가을
차를 끓이면서 외로운 심정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바쇼가 지은 오늘의 시는 고개를 저쪽으로 돌린
한 승려의 자화상을 보고 지은 시랍니다. 저쪽이
어딘지 모르지만 도를 닦는 승려의 길이 세상을
등지는 길이 아닌 세상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길,
그 세상 속에 살고 있는 외로운 영혼들에게로 고개를
돌리고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냐는
뜻으로 이 시를 풀어봅니다.
외로운 사람끼리 서로 마주보는 얼굴이
이 저물어가는 가을에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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