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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이야기

바다는 모든 것을 기억한다

작성자뿌리깊은나무|작성시간26.06.05|조회수23 목록 댓글 0

바다는 모든 것을 기억한다

- 모이는 자리, 다시 시작되는 시간 -

 

신성근 신부(산림교육전문가/숲해설가)

 

모든 물은 바다로 향한다

강은 흘러서 바다에 이른다. 멈추지 않고 이어진 물의 길은 결국 하나의 자리로 모입니다. 그곳이 바로 바다입니다. 바다는 끝이 아니라, 모든 흐름이 잠시 쉬어 가는 자리입니다. 눈에 보이는 마지막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또 다른 시작이 조용히 준비되고 있습니다. 산에서 시작된 물은 습지를 거쳐 강이 되고, 강은 다시 길을 따라 흘러 바다에 닿습니다. 이 긴 여정 속에서 물은 수많은 시간을 품고, 바다는 그 모든 흐름을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입니다.

 

바다는 지우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강을 따라 흘러가면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바다는 지우는 곳이 아니라 드러내는 곳입니다. 강을 따라 내려온 오염물질은 바다에 이르러 더 이상 숨지 못합니다. 플라스틱은 잘게 부서져 떠다니고, 쌓인 영양염은 적조를 일으키며, 보이지 않던 것들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그 자체로 말하고 있습니다. 버려진 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드러난다는 사실을.

 

순환은 끝나지 않는다

바다는 모든 것을 모으지만,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햇빛을 받은 물은 다시 하늘로 올라가고, 구름이 되어 비로 내립니다. 우리가 잊고 흘려보냈던 물은 다시 우리의 삶으로 돌아옵니다. 이것이 순환입니다. 끝난 것처럼 보였던 흐름이 다시 시작되는 길 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바다는 끊임없이 보여 줍니다.

 

우리가 바다에 남기는 것

지금 우리의 삶은 바다를 향해 흐르고 있습니다. 우리가 흘려보내는 물과 버리는 것들, 그리고 외면했던 문제들까지도 결국은 바다에 닿습니다. 바다는 그것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기억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입니다. 오염된 물은 다시 비가 되어 내리고, 훼손된 생태계는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되돌아옵니다. 우리는 바다를 멀리 두고 살아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흐름 안에 함께 놓여 있는 존재입니다.

 

바다를 살린다는 것

바다를 살린다는 것은 바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강을 되돌아보는 일이며, 습지를 회복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흐름 전체를 다시 이해하고, 그 관계를 회복하는 일입니다. 바다는 마지막에 있기 때문에 가장 늦게 변하지만, 동시에 가장 솔직하게 드러나는 곳입니다. 바다의 모습은 결국 우리가 걸어온 길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바다는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

바다는 아무 말 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흘려보낼지, 어떤 선택을 할지를 조용히 받아들이며 기억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 기억을 다시 우리에게 돌려줍니다. 그것이 바다가 우리에게 건네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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