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선배 동철이다. 현숙을 부르려는 순간 바로 앞
여관으로 현숙이 들어서고 뒤를 따라
동철선배가 들어가 버렸다.
경호는 앞이 캄캄해온다.
따라 들어가 확인을 해야 할지 미칠 것만 같다. 따라 들어가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답이 안 나온다.
더 중요한 것은 현숙이가 얼마나 놀랄 것이 걱정스러워 못 들어갔다.
생각 끝에 동철선배를 만나 자초지종
이야기를 들어 봐야겠다고 마음을
굳히고 동철선배가 나오기를 골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동철은 경호 고등학교 선배다.
학창 시절에 규율부장을 하며 여학생 들 사이에 인기가 좋았던 선배다.
동철선배는 후배 경호가 착실한 모범생이며 돌봐주던 고마운 선배다.
학교를 졸업 후 건달 편에 어울리다
조폭 쪽으로 빠졌다는 소문이 있었다.
동철선배를 몇 해전에 경호 통닭집에
통닭 사러 온 동철선배를 가게에서
만났었다.
30여분 지나자 현숙이 여관에서 나오며 주위를 흩어보고는 골목으로
사라져 버렸다.
뒤따라 동철선배가 나왔다.
혼잣말을 씨부렁 거리며 여관을 나선다. ''저년은 재수 없어! 에이 씨발! ''
하며 기분 상한 표정이다.
경호가 골목에서 나오며 동철을 부른다. '' 동철선배님 아녀요? ''
동철이 누가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서 경호를 알아보고 반가워한다.
'' 경호 네가 여기 웬일이냐 ''
하며 경호의 악수를 받는다.
''동철선배님 오랜만입니다 ''
경호가 인사를 하며 식사를 권해
경호와 동철은 시장 순댓국집에서
국밥에 소주잔을 나누며 마주 앉았다. 살아가는 이야기 학창 시절 이야기들 하며
소주잔이 여러 차례 오고 가 적당히 술기가 오를 때쯤 경호가 동철선배에게 물었다.
'' 선배님 아까 만날 때 기분 상한 얼굴로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여관에서 나오던데 무슨 일 있었어요? ''
하고 동철 선배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며 넌지시 물었다.
'' 경호 너 내 기분 더러운 표정 봤어 ''
하며 동철선배는 누에가 실타래 풀어
내듯 자랑삼아 물어보지도 않은 것
까지 상세히 털어놓았다.
'' 그년! 정애라는 얼굴 반반한 년
내가 더러워서 한번 재미 보는데 글쎄 막대기야! 색이라도 써야지 글쎄
가랑이만 벌리고 할 테면 하라식 이네
소문이 그래도 설마 여자인데 흥분이 되면 색도 쓰는 거 아냐 소문대로
막대기야 에이 씨팔 퉤! 퉤!
정말 돈이 아까워 재수 없는 년''
이라고 핏대를 올리며 씩씩 댄다.
동철선배와 술잔을 거하게 나누고
헤어져 가게로 돌아가는 기분이 정말
미칠 것 같다.
동철선배가 경호에게 들려준 현숙에 대한 정보는 이렇다.
구로동 건달 세계에서는 잘 알려진
몸 파는 년 즉 창녀로 통한다고 했다.
현숙의 가명이 정애 란다.
인물이 반반하고 몸매가 잘빠진
창녀들 중에 특급으로 통하는 년
섹스 중에는 나무토막 가랑이만 벌리고 끝내주길 바라는 년이라 별명이
물 받는 년으로 건달세계에서는
물받이 정애로 통하는 娼女란다.
모든 건달들도 동철선배 모양 얼굴
반반하고 몸매 잘빠지고 섹시한 현숙이 모습에 끌려 날 잡아먹어보면 돈
아까운 물받이년 이라는 소리에
경호는 숨이 막혀 죽을 것 만같다.
가게에 돌아온 경호는 가게문을 닫고
방에 들어가 꺼억꺼억 울어댔다.
내가 그렇게 사랑한 여자가 뭇남자에게 가랑이 벌리고 물 받는 여자라는
동철선배의 말이 거짓말 같다.
경호는 모든 것이 거짓이길 바라는 눈치다. 현실이라는 것이 너무 가혹하다.
현숙은 내 여자이길 바랐는데
배신에서 오는 슬픔이 너무 가혹하다. 울다왔다를 하며 밤을 꼬박 새운
경호는 마음에 다짐을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으로 하자.
지금까지의 행복한 현숙이와 관계
사랑하는 여자를 깨고 버릴 자신이
없었다. 흐르는 눈물을 씹으며 경호는 다짐에 또 다짐을 했다.
제6장 떠나야만 할 선택
어제는 지옥 같은 하루가 지나고
맑은 가을 하늘 햇살이 경호가게
유리창을 비집고 들어와 비친다.
어제 못한 장사를 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 경호가 힘이 없어 보인다.
정오시간 가게문이 열리며 현숙이 환한 얼굴로 미소를 띠며 경호를 부른다.
'' 경호 씨! 잘 잤어? ''
경쾌한 목소리가 들린다.
현숙은 어제 일어난 일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 행복한 표정이 완연하다.
경호 역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현숙이를 반긴다.
'' 내 사랑 예쁜 공주님 오셨어요? ''
하자 현숙이 두 팔을 활짝 열어 경호를 품어준다.
경호는 현숙 품에서 전에와 같이 설레거나 가슴이 뛰질 않고 덤덤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