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체조배 ■
1. 성체조배의 의미
성체조배는 성체 앞에서 특별한 존경을 바치는 신심행위이다. 교회는 신자들이 성당에 와서 감실에 모셔진 성체 앞에 무릎을 꿇고 성체조배를 함으로써 성체에 현존하는 그리스도께 흠숭(欽崇)과 사랑을 표현하고 성체의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달을 수 있기를 권장하고 있다. 이는 공동전례 시간 이외에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을 만나기 위함이며 성전 안에 감실을 설치한 이유 중에 하나도 신자들의 성체조배를 위함이다.
성체조배는 그리스도를 방문하는 것이며 사랑하는 사람이나 그대의 어머니를 찾아뵙는 일과 같다. 예수 그리스도는 성체 안에 실제로 살아 계시면서 우리를 당신께로 부르신다. 리고리오의 성 알퐁소는 “종일토록 하는 다른 선행보다 성체 대전에서 15분 동안 기도하는 것이 더 큰 가치가 있다”고 하였다. 충실하게 성체를 방문하는 동안 우리는 예수를 닮게 되고 그분과 친밀한 관계를 가지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를 예배함으로써 성부를 기쁘게 해드리고 예수 안에서 예수를 통하여 성부께 감사드린다.
2. 성체 신심에 대한 역사적 고찰
성체께 대한 최고 신심은 미사이고 이 미사에 참여함으로써 하느님 아버지께 최고의 영광과 흠숭을 드리고 감사를 드리는 것이다. 때문에 초대교회에서부터 신자들이 성찬례에 참석하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최대의 관심을 기울여 왔다. 또한 박해시대에는 시대적 상황으로 말마암아 성전도 있을 수 없었다. 정작 성전에 성체를 모시는 일은 훨씬 후대에 시작되었으며 비록 성체를 성전에 모셨어도 노자성체를 위한 것으로 성체조배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성체조배가 시작된 것은 12세기 이후부터 이다.
1) 성체성사의 의미
성체성사에 있어서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 음식에 대한 해석이 아니라 그것을 기념하고 체험하는 데에 있다. 이미 신약에서 강조된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은총의 교회 공동체로부터 빵과 포도주의 형상 하의 성체 안에서 그리스도의 실제적인 현존이다.
십자가에서 희생되신 그리스도의 몸은 우리를 위해서 주어진 것이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다가올 죽음을 예고하시고 피로써 맺은 시나이 계약의 제물처럼 그 죽음을 구원의 제사로 제시하신다. 이는 십자가와 미사의 보상적 속죄적 가치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성체는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써 우리를 위해 주신 구원의 영원한 기념이다. 또 성체는 하나의 회상이다. 그 회상은 어떤 효력을 발생시키는 기억이다.
모든 이를 위해서 바쳐진 그리스도의 몸과 피의 희생적 봉헌인 성체성사를 통하여 주님은 영원하고 실체적 현존으로서 세상 끝날까지 친히 계실 것이다.
2) 성체 공경의 실천
가. 초세기에 있어서의 성체공경
2세기 초 안티오키아의 주교 성 이냐시오는 주의 만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주의 만찬의 제사야말로 교회 일치의 원천으로 그 빵은 죽음을 막는 불사의 영약이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준다. 성찬례에 참가함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가져오는 그리스도의 힘을 경험할 것이다.” 이냐시오 주교가 불사의 영약이라고 말하는 이 빵은 물론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인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디다케에서는 성찬례에 대해서 감사와 마음의 평화를 가르키며, 성체야말로 온 세상에서 주께 봉헌되는 가장 깨끗한 제물이기 때문에 성찬례에 참여하기 위한 조건으로 깨끗한 마음, 특히 사랑에 찬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나. 4-5세기의 성체 공경
이 시기에 성체공경에 대해 처음으로 외적 예식이 나타났다. 예컨대 최후만찬 때의 예수님의 말씀을 내포한 감사기도로 빵과 포도주가 축성되는 점은 변하지 않았지만 점차로 초나 향의 사용, 무릎을 꿇는 에절 등 로마 황제 궁전에서 사용되던 의식이 성찬례에 도입되었고 노래와 행렬로 의식의 장엄성이 증가되었다.
다. 중세기의 성체 공경
중세기에 와서 성체 공경에 대한 신심이 널리 전파되었으며, 미사에 있어서 성체 안에 계시는 예수님의 현존을 흠숭하는 경건한 신심이 나타났고, 그때부터 신자들은 영성체를 일어선 채로가 아니라 무릎을 꿇고 영하였고 성체를 자기 손으로 받지 않고 사제가 직접 영성체자의 입에 넣어 주는 관습이 생겼다.
특히 중세기에는 빵과 포도주의 실체변화에 대한 교의확립으로 인해 빵과 포도주의 형상 하에 그리스도의 현존을 신앙의 교의로 받아들게 되면서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께 대한 신심이 더 한층 깊어졌고 그 신심행위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나타났다. 그 대표적인 예가 미사중에 빵과 포도주의 축성 후 빵과 잔을 들어 보여 줄 때 신자들은 사적으로 그리스도의 몸을 흠숭하는 기도를 사용하였고 그리스도께 몸을 굽혀 경배하는 관습이 생겼다. 또한 그리스도께서 성체 안에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것에 대하여 감격하고 미사가 끝난 다음에도 남은 성체에 대하여 신앙과 존경을 표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11세기에서 12세기에 걸쳐 성체를 보존하기 위해 아름답게 장식된 감실이 만들어졌으며, 신자들이 미사 이외의 시간에도 성체를 보기를 원하여 아름다운 성체 현시대가 만들어지고 여기에 성체를 높이 현시하여 흠숭하도록 성체를 높이 들어 신자들을 축복해 주었다. 1264년에 이르러 울바노 4세 교황이 성체 대축일을 제정하고 이 축일을 온 성교회에 지키게 하였다. 이때부터 성체를 모시고 성체거동을 하는 관습이 생기게 되었다.
그러나 성체성사에 대한 강조는 영성체에 대한 감소현상이 나타나 4차 라테란 공의회에서는 적어도 1년에 한번 영성체를 해야함을 결정하였다.
라. 트리엔트 공의회에서의 성체께 대한 교의
트리엔트 공의회는 교령 제 5장과 6장에서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에 대한 경배에 대해 논하고 그 예배의 여러 가지 방법, 즉 성체행렬, 성체 보존에 대해 말하고 있다. 다음으로 7장에서는 성체를 모시기 위한 합당한 준비에 대해 언급한다. 그리고 공의회는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살을 우리가 먹도록 내주셨음을 상기시키며 그의 몸과 피의 거룩한 성사를 그리스도인은 끊임없는 굳은 신앙과 헌신, 경건과 흠숭의 정신으로 믿고 경배해야 함을 강조한다.
마. 성체에 대한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
공의회의 가르침에 의하면 성체는 바로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고 절정(교회헌장 11항), 교회 생명의 원천(일치 교령 15항), 그리스도교 공동체 건설의 원천과 중심(사제직무교령 6항), 선교활동 전체의 원천과 정점(사제 직무 교령 5항)이다.
성체는 신앙의 원천이고 모델이다. 따라서 신앙인은 자신의 신앙생활의 활력을 바로 성체 안에서 이끌어 내야한다. 교회는 그리스도 신자들이 이 신앙의 신비에 마치 국외자나 묵묵한 방관자인양 참여하지 않고, 예절과 기도를 통해서 이 신비를 잘 이해하고 거룩한 행사에 의식적으로 경건하게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또한 하느님의 말씀으로 육성되고 주의 성체의 식탁에서 양육되고 하느님께 감사드리도록 이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강조한다.(전례 헌장 8항) 실제로 지극히 거룩한 성체 안에 교회의 영적 재산이 내포되어 있다. 즉 우리의 빠스카이시며 생명을 주는 빵이신 그리스도 자신이 그 안에 계시는 것이다.(사제 직무 교령 5항)
3. 성 목요일 성체조배
주의 만찬 저녁 미사의 영성체 후 기도가 끝난 다음 수난 감실로 성체를 옮기고 다음 날 주의 수난 예절이 있기까지 성체조배를 계속한다. 이는 예수께서 “나와 함께 단 한 시간도 깨어있지 못하느냐?”(마태 26,40; 마르 14,37) 하신 말씀을 기억하여 파스카의 신비를 묵상하며 주님 앞에 머물고자 하는 것이다.
성 목요일 성체조배의 지향 및 강조점은 다음과 같다.
-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과 자비심을 깨닫고 감사 드리며, 그 사랑을 세상에 증언할 수 있는 은혜를 청한다.
- 고통받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주님 안에 한 형제로서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고통을 나누어 일치할 수 있는 은혜를 구한다.
- 그리스도를 따르는 가운데 주어지는 여러 고통들을 굳은 신앙으로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도 드린다.
. 성체강복은 성시간과 구분된다. 성시간은 예수성심(聖心)에 대한 신심의 하나로 한 시간 동안 특별히 겟세마니에서의 예수의 고통을 묵상하며 지내는 것을 말한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와 함께 단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단 말이냐” (마태 26,40)라고 하신 성서 말씀에 근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