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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말씀과 묵상

[신앙과 심리] 모성의 대물림

작성자은총의샘|작성시간26.06.23|조회수40 목록 댓글 0

[신앙과 심리] 모성의 대물림

 

C자매는 중3인 딸이 성적이 하위권이고 교우관계도 없으며 집에서 대화를 잘 하지 않는다고 청소년센터에 상담을 신청하였다. 딸과 상담을 하다가 엄마에게도 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우리에게 부모 상담을 의뢰하였다.

40대인 그녀는 160cm 정도의 보통 체격으로 큼직한 이목구비에 건강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 부은 듯한 얼굴과 졸리고 귀찮다는 표정에서 삶의 피로도가 많이 느껴졌다. 딸은 그녀 삶의 이유이자 유일한 희망이다. 그래서 아이에게 쉼 없이 잔소리를 하며 자기의 불안을 투사하고 있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딸이 얼마나 못되고 남편은 얼마나 형편없는 사람인지를 토로하며 자신이 받고 있는 고통을 말했다. 가까이 지내는 친구도 없었다. 시댁과도 인연을 끊은 지 10여년 되었다고 했다. 시아버지(80)는 말이 어눌하고 무관심하고 시어머니(70)는 성격이 강하고 재산을 많이 모아 논밭이 있어 살만 한데 아들(남편)을 멀리하고 딸들을 편애하고 있다.

친정아버지는 직업군인으로 술, 여자, 도박을 좋아하고 가정을 돌보지 않다가 내담자가 중 2때 간경화로 돌아가셨다. 그녀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병수발을 하였고 농사일을 하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어린나이에 일찍부터 가사를 전담하였다. 오빠 둘과 여동생, 4남매를 키우신 엄마는 힘들면 내담자를 화풀이 대상으로 삼아 화를 많이 내셨다.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부모들만 아이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다. 그녀의 어머니가 일상의 지친 마음으로 딸에게 비난하고 꾸짖고 창피주고 낙인찍고 위협하는 동안 그녀는 부정적인 자아상을 만들어 갔다.

부모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거부당하며 자라면 자기애를 갖기 어렵다. 자신은 못나고 형편없고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라고 내면화한다. 심한 자기불신과 열등감을 지니고 있어 타인에 집착하고 관심과 애정에 목말라한다. 그녀의 연애사건과 동거생활이 불행하게 끝난 것도 그녀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에 서툴기 때문이었다. 조금이라도 어려운 상황이 닥치거나 가벼운 비난과 공격을 받으면 발끈하여 상대를 공격한다. 자신이 지키지 못한 자기애를 타인을 통해 손에 놓으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이다. 안타깝게도 어린 시절 사랑의 결핍은 결혼 후 그녀의 삶을 전투적으로 만들었다.

남편과는 학교동창이고 집안도 잘 알고 해서 3번 만나고 결혼하였다. 결혼에 대한 기대도 없었고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으리라는 것 하나 바라고 한 결혼이나 결과적으로 보아 남편도 부모에게 거부당한 사람으로 기대했던 시부모의 경제적인 지원도 없었다.

두 번째 만난 상담에서 그녀는 어제도 소리 지르며 살림을 부수고 했다는데 남편과 딸은 왜 그러는지 묻지도 않았다고 한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냥 화가 난다고 하였다. 만성 관절염, 두통, 최근 4개월간 지속된 하혈 등으로 건강은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그녀가 정서적인 안정을 찾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면서 딸이 매우 잘 자라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감사한 마음이 들기 시작하였다. 그녀가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억울하고 힘들었던 마음을 표현하고 개방하면서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을 경험하고 난 이후다. 악화된 건강을 찾도록 생활지침에 초점을 맞추었고 모성경험을 하도록 안아주고 지지하고 눈을 맞추어 함께 대화하였다. 그녀는 점차 딸의 변화를 말하고 남편과의 관계 변화를 경험하고 좋아하였는데 정작 그것이 바로 자신이 변한 것임을 자각하지 못하였다.

상담은 비밀보장을 전제로 하는 활동이기에 실제로 다른 상담자가 가족을 상담할 경우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정보가 필요한 경우 내담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므로 대체로 내담자의 말을 통하여 가족을 이해하고 탐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중에 상담 성과에 대한 기관회의를 하며 사례 검토를 하며 청소년 상담사의 상담내용을 본 후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그녀의 딸은 교우관계도, 학교성적도 매우 바람직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영어를 비롯한 학과목의 점수가 우수하였고 학교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엄마가 딸을 힘들게 했던 것이다. 마치 그녀의 엄마가 최선을 다한 자신을 학대하였듯이. 그녀의 태도는 엄마가 자신에게 한 것이고 자신이 딸을 비난하기 위하여 딸은 성적도, 교우관계도 그리고 엄마와 대화하는 것도 모두 부정적으로 봤던 것이다!

어린 시절 받은 상처로 딸에게 그녀의 모성이 대물림되는가? 그렇다면 대물림을 끊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하기 위하여 독서, 교육이나 상담 그리고 영성적인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을 제안한다. 마음의 상처가 크다면 경험적인 자기변화를 위하여 상담을 권유하고 싶다. 그녀는 원래 자기애가 부족하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아니라 어린 시절 불행한 경험들의 결과일 뿐이다. 내면의 방해꾼을 알아차려 이제 그만해라고 할 수 있는 용기를 찾고 자신에게, 딸에게 그리고 가족에게 하는 비난을 멈추면 서서히 자기애와 자존감이 회복할 수 있다. 그녀는 상담을 마치면서 건강을 찾아 일도 하고 싶고 친구도 사귀고 싶고 밝게 살고 싶다며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다. 새 삶에 의욕을 보이고 딸의 건강한 모습을 바라보며 행복을 찾아가고 있다. 아버지(어머니) 여러분, 자녀들을 들볶지 마십시오. 그러다가 그들의 기를 꺾고 맙니다”(콜로 3,21).

 

 

 

 

[신앙과 심리] 이제는 행복하고 싶어요

 

40K씨는 하나뿐인 초등학생 아들을 보며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여 화를 내고, 감정 조절의 어려움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결혼 10년 차인 남편에게 언제나 서운한 마음이 들고 사랑받고자 하는 마음과 벗어나고자 하는 두 마음이 있다. 간혹 과거를 돌아보면 참을 수 없이 화가 난다.

돌아보면 화가 나는 시간은 집을 벗어나려고 선택했던 초혼과 이혼으로 힘들었던 시절을 포함하여 불행했던 어린 시기까지 포함한다. 그녀는 부모의 사랑을 목말라 했고 반복되는 좌절감으로 집을 떠나고 싶었으나 실제로는 한번도 마음에서 부모를 벗어나지 못했다.

K씨는 3남매의 중간으로 언니와 남동생 사이에 둘째로 낀 딸이다. 공부를 잘하는 두 형제와 늘 비교 당하면서 존재감이 매우 낮고 애정 욕구, 인정 욕구에 목말랐다. 권위적인 아버지와 차가운 어머니에게 인정받으려 노력했으나 성적을 중요시하는 부모 앞에서 늘 부족감을 느껴 공부 외의 다른 것에 노력하였다. 부모에게 사랑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이런 구조에서 자녀들은 자신이 근본적으로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고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 그래서 외롭지 않으려고 애를 많이 쓰고 주변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맞추며 거짓 자아를 만들면서 산다.

그녀는 전문대에서 미술을 전공했는데 학력 열등감이 많았다. 이를 보완하려고 애교 부리는 그녀를 부모는 예뻐하다가도 다시 비교해 좌절감과 반발심을 느껴 집을 벗어나고 싶었다. 부모에게 거부당한 경험이 반복되면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자신이 아무런 쓸모가 없고 가치가 없다고 느끼게 되어 다른 사람과 관계 맺기를 어려워한다. 그래서 결혼이 어려움을 벗어나게 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쉽게 남자를 선택한다. 그녀가 가족을 떠나려고 서둘러 선택한 첫 남편과의 결혼이 4개월 만에 이혼으로 끝나면서 많은 상처를 받았다. 최광헌 교수는 가족의 두 얼굴에서 어릴 때 가족으로부터 비난 받고 무시당한 사람은 자신을 무관심하게 대하고 외로움을 느끼게 할 배우자 큰 상처를 받게 되는,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그 후 그녀는 자신의 이혼을 친척들에게 감추는 부모에게 죄인처럼 아무 말도 못하고 보속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았다. 혼자 외국에서 도자기 공부를 하며 살았던 그때부터 강박적으로 청소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혼 4년 후에 집안의 권유로 이혼한 아픔이 있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 재혼했는데 부모들이 보기에 괜찮을 것으로 보이는 사람을 택했다. 두 번의 결혼 모두 부모 중심으로, 첫 번째는 부모에게 반발하기 위해 한 결혼이었고 두 번째는 부모 마음에 드는 사람이다. 10년 동안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남편 앞에서 늘 조심하는 마음이 들고 별로 정도 없이 살고 있다. 그녀는 1년 반 전부터 하던 일을 모두 그만두어 가족과 같이 있는 시간이 많은데 남편과는 냉랭하고 아들에겐 공부를 가르치며 화를 내는, 불행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는 언니의 권유로 상담실에 왔다.

남편에게 사랑받고자 하는 것과 벗어나고자 하는 두 마음은 어려서부터 유지해온 아버지와의 긴장관계가 재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권위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아버지에게 수동적으로 맞춰던 예전의 관계가 투사됐다. 남편의 비슷한 부분에 아버지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남편의 다른 모습을 보지 못한다. 이런 역동이 아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쳐 그녀와 어머니와의 관계처럼 어머니는 거부하는 대상이고 자기는 늘 부족하고 부적절하다고 느껴왔듯이 아들과의 관계에서 그녀는 아들을 거부하고 아들이 부적절하게 느끼도록 하고 있다. 그녀는 부모에게 받은 대우를 아들에게 반복하며 아들은 그녀의 기대(동일시)대로 그대로 학교에서 행동한다. 분노하는 많은 부모에게서 나타나는 역동으로 자신이 느끼는 것을 자녀가 다시 느끼도록 해온 것이다. 그녀의 냉정한 엄마도 상처받은 어린 시절로 인하여 딸을 따뜻하게 품지 못하였고, 그녀도 엄마역할의 롤 모델이 없었다. 이 반복성은 내면 깊숙이 자리하고 있어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

어린 시절 받은 상처가 대물림되는 불행을 어떻게 풀 수 있는가?

상담을 시작하며 그녀는 가족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자신이 어릴 적 부모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음을 자각하였다. 어려서 두렵고 수치심을 느꼈던 부모가 불같이 화를 내고, 비교하고, 냉소적으로 말하는 것을 자신도 똑같이 하고 있음을 직면하고, 냉랭한 남편의 태도가 자신으로 인한 것임을 깨달았다. 먼저 그녀는 매일 반나절씩 힘겹게 지속해온 집안 청소를 줄였다. 마음속에 억압하고 있는 분노를 통제하지 못하는 무기력으로 불안이 가중되어 강박적으로 청소를 하며 가족들을 불편하게 하는 자신을 멈추고 나서, 집안이 편하게 느껴지면서 가족에게 긴장이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그녀는 육체적으로 힘들게 살며 자신을 몰아세웠던 태도에서 벗어나 자신의 욕구와 정서를 돌보고 표현하며 가족을 있는 그대로 바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녀의 부모는 어린 시절 모질게 한 것을 사과하며 용서를 구하고 그녀도 힘들었던 부모의 삶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40여 년 간 지속된 가족의 두 얼굴, 사랑과 미움으로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불행한 시절이 막을 내리고 있다.

행복하여라. 늘 두려워하는 마음을 지닌 사람! 그러나 마음을 완고하게 하는 자는 불행에 빠진다”(잠언 28,14).

 

 

 

[신앙과 심리] 아내의 부재로 혼자되니 외롭고 우울합니다

 

아내가 잠시 있다가 집에 돌아오리라 믿고 아내를 요양원에 보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아내의 건강이 악화되어 너무 괴롭습니다. 점차 사람을 못 알아보고 기능이 망가지고 있어 불쌍하고 안타깝다가도 나를 두고 먼저 가려는 것이 괘씸하고 화가 납니다.”

80세가 훌쩍 넘은 어르신은 작년 5월 대소변을 못 가리는 아내를 요양원 보낸 후 혼자 살기 시작했다. 아내는 치매 판정을 받고 2년간 약을 복용하며 그런대로 생활했으나 더 이상 힘에 부쳐서 요양원으로 보냈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빨리 증상이 악화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남편도 알아보지 못하고 몸을 가누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아내가 낯설고 점차 멀리가고 있는 것같이 느껴졌다.

어르신이 상담실의 문을 두드린 것은 대학병원 의사의 권유를 받고나서이다. 아내의 뇌질환 약을 처방받으러 갔다가 어르신의 사정을 알고 있는 의사가 어르신의 아내보다 어르신이 더 걱정이 된다며 우울증과 불면증 약을 처방했다. 어르신은 50여 년 간 아내가 곁에서 묵묵히 모든 소소한 일상들을 힘겹게 해내온 아내에게 감사나 위로를 표현하지 않고 살아온 것에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꼈다. 두려움에 저녁이면 숨이 막히는 가슴 통증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아내와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자녀들은 엄마의 치매와 입소에만 몰두하며 아버지인 어르신의 고통과 두려움 그리고 외로움을 자세히 살피지 못했다.

이렇듯 사랑하는 대상을 죽음이나 이별로 떠나보냈을 때 배우자는 상처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는다. 스위스의 정신 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죽음을 눈앞에 둔 환자들의 정신 상태를 연구하였다. 죽음과 상실을 맞이하는 이들은 누구나 비슷한 마음의 변화를 겪는다고 한다. ‘죽음에 이르는 과정5단계로 구분했는데, 가족의 상실을 경험한 남은 가족도 대부분 이 과정을 겪는다.

1단계의 반응은 부인이다. 어르신은 이건 무엇인가 잘못된 거야. 아내가 치매로 죽어가다니, 그럴 수는 없어!’ 하며 언젠가 집으로 다시 올 거야!’라고 사실을 부정하려 했다. 필사적으로 부인해도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것을 알면 2단계인 분노를 느끼게 된다. ‘왜 나만이 이런 가혹한 운명을 감당해야 하는가?’ 하는 분노이다. 3단계는 타협으로 대개의 경우 인간을 초월한 절대자와 타협한다. 어르신은 아내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으면 성당에 열심히 나가겠습니다라며 하느님과 거래를 했다. 4단계는 우울로 타협이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고 슬픔과 낙심에 빠진다. 이때에는 어떤 위로의 말도 들리지 않는다. 어르신은 운명이 가혹하다며 화가 나는 마음, 억울하고 괘씸한 마음, 그리고 슬픔과 신체적 고통을 표현하였다. 상담자의 지지, 공감을 받으며 어르신은 자신의 외로움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서서히 신체적 고통에서 벗어났다. 마지막 5단계는 수용으로 이 단계에서는 억울함이나 분노가 사라지고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인다.

올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치매 인구는 61만 명으로 추정한다. 65세 이상 노인의 8~9%에 달하며, 해마다 늘고 있어 10년 뒤엔 100만 명, 25년 뒤엔 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 가운데 장기요양보험 대상자로 정부 지원을 받는 사람은 174천 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가족들이 간병 부담을 모두 떠안는다. 치매는 다른 육체적 질병과 달리 정신이 무너지기 때문에 가장 슬프고 고통스럽고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도 충격과 피해가 매우 크다. 정신적 고통 역시 가족들의 몫이다. 치매로 인한 심리적 경제적 고통을 분담하는 배우자와 가족을 모두 합친다면 인구의 삼분의 일이 넘지 않겠는가?

한편, 우리 신자들이 극복해야 할 병이 있다. 그것은 영적 치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작년 성탄을 맞아 교황청 쇄신을 위하여 사목자는 자기 자신에만 몰두하는 영적 치매를 경계해야 한다고 충고한 바 있다. “영적으로 공허한 이들은 위선적으로 행동하며 자기를 과시하려 한다며 낮은 자세로 일할 것을 주문했다. “또 자기중심주의에 사로잡힌 이들은 신자들에게 봉사하기보다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성직자뿐 아니라 일반 신자들도 깊이 새겨야 하는 금과옥조이다.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는 갑질이라는 병폐도 영적 치매에서 오며 우리 모두 자유로울 수가 없다. 영적 치매는 전염속도도 빠르고 단기간에 치료하기가 어렵다. 희망을 갉아먹고 사는 이 병은 불신을 전염시키고 끝내는 집단적인 절망에 이르게 한다. 우리가 영적 치매를 경계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그러므로 이제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세 가지는 계속됩니다. 그 가운데에서 으뜸은 사랑입니다(1코린 13.13).”

 

 

 

 

[신앙과 심리] 아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A자매가 부모 상담을 신청한 것은 군 제대 후 방안에서 칩거하고 있는 아들에게 폭행을 당한 후 도움을 받고 싶어서였다. 중학생 때부터 왕따를 당해 친구관계가 힘들었던 아들은 전학을 원했으나 부부간에 의견차이가 많아 부부싸움이 잦았다. 견디다 못한 아들은 전학을 안 해주면 자살하겠다고 했다. 할 수 없이 반대하는 남편을 두고 친정동네로 아들과 이사를 했다. 그러나 아들은 전학 후 고등학교에 가서도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자 화가 나면 엄마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A자매는 이 사실을 차마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영장이 나와 입대 후 훈련을 받으면 개선될 것을 기대했으나 아들은 관심사병으로 분류돼 정규 훈련에서 제외되다가 제대했다.

아들이 엄마를 폭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이 아들을 때리며 호되게 나무란 후 아들의 폭행은 멈추었다. 하지만 두려움으로 집에서 아들과 단둘이 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매는 상담을 신청했고 남편의 귀가시간에 맞춰 함께 집에 들어가며 남편에게도 상담을 권했다. 아내가 고집을 부려 이사 간 사실에 화가 나 의도적으로 가족에게 무심했던 남편은 뒤늦게 마음을 돌려 상담을 받게 됐다.

학창시절 집단 따돌림 혹은 괴롭힘을 받게 되면 무기력에 빠져 적절한 대인 관계를 맺지 못하고 컴퓨터나 스마트 폰에 몰두하거나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게임중독에 빠지는 경향이 높다. 가족들의 무관심 또는 과도한 관심이 그러한 경향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부모들은 한숨을 쉬며 걱정하지만 자녀에게 실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아빠의 무관심과 엄마의 과보호라는 이 가정의 문제는 우리나라 부모자녀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모든 가정에는 규칙이 있다. “남자는 강해야 한다”, “남아일언 중천금혹은 남자는 눈물을 흘리면 안 된다. 매우 가부장적이며 엄격한 규칙 아래서 자란 남편은 50대인 지금도 자신의 아버지 불호령 앞에 경직되는 아들이다. 그러한 부성의 대물림으로 그도 아들에게 엄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몰랐다.

아이를 양육하는 것은 아내의 몫이라 생각하고 아들의 학교생활에 무심했고 왕따를 호소하는 아들의 나약함을 비난만 했다. 아내가 아들을 전학시키려고 친정에 갔을 때 가장으로 자신이 무시당한 기분이었고 화가 났다. A자매도 세상의 욕망에 따라 아들이 공부 잘하고 돈 잘 버는 사람이 되기를 원했기에 성적을 다그치며 비난해 아들이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데 일조한 면이 있다.

가족은 인간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견고하고도 핵심적인 구성체이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자식으로 맺어진 오늘날의 가족 구도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모든 인간적인 가치의 출발점이자 귀속점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물결과 세계화의 거친 풍랑은 이 소중한 정신적 안식처마저도 뿌리째 흔들어 오늘날 과연 아버지가 존재하는가?’, ‘진정한 부성이 존재하는가?’라고 묻게 된다.

과거와 달리 가족의 생계만을 책임지는 역할로 전락해버린 오늘날의 아버지들. 과도기적인 문화의 희생자인 가부장적인 아버지들이 이제 위기를 맞고 있다. 무거운 짐을 짊어진 아버지들은 자아의 성공보다는, 자신의 경제적인 성공이 가족들에 의해 평가받는 것임을 알고 있다. 결국 오늘날 부성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는 가정의 위기, 사회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경험적 가족상담사 사티어는 가족체계 가운데서 무엇보다도 부부생활을 중시한다. 많은 부부들이 사랑을 파괴시키는 이유는 서로 같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어느 부부도 서로 동일할 수 없다. 부부는 항상 다른 부분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특히 자녀교육에 있어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비난하고 상대가 자신과 같아질 것을 요구하는 것은 부부가 멀어지는 중대 요인이 된다. 부부의 차이를 건설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방법을 찾아 자기 성장의 디딤돌이 되게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결혼은 한 순간 사랑의 감정이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며 가정생활을 성공시키는 것 역시 과정이다.

사티어는 또한 부부들은 대부분 자녀들을 위하여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무거운 책임을 느낄 것이라 전제하며, 부모들은 내 아이가 어떤 인물이 되어졌으면 하는 기대감보다 내가 자녀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을 당부한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위한 일이라고 자신의 소망과 기대를 자녀들에게 부과하고 있으나 이런 일은 자녀의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최대한 자녀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자녀를 위한 비전이 있어야 한다. 부모가 되는 길은 끊임없는 배움과 헌신이 요구된다. A자매 부부는 일관된 가정규칙이 없어 아들에게 부모의 뜻을 강요하며 얼마나 많은 혼란을 주었는가를 알게 되었다. 지금 남편은 열심히 아버지 역할을 배우며 새로운 가정규칙을 만들어가고 있다. 자녀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보여주느냐 이다. 부모가 행복한 삶을 사는 것. 소유 중심의 삶에서 존재 중심의 감사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성 요셉 성월을 맞이하여 성 요셉께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라 예수님을 키우신 성소가 이 시대 모든 아버지의 등대가 되기를 기원한다.

성 요셉, 모든 아버지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신앙과 심리] 가족 간에 편안한 소통법을 알고 싶습니다

부부 AB가 상담을 신청한 것은 부부갈등 및 자녀와 대화의 어려움으로 소통하지 못한 관계를 해결하고 싶어서였다. 남편은 가족에게 소외받고 있어 외롭고 화가 난다고 했고 아내는 남편이 가족을 사랑하지 않고 화를 내어 다가가기 어렵다고 했다.

남편 A는 안정된 직장에 다니며 회사일로 바쁜 중견간부이고 아내 B는 전업주부로 자녀들의 양육을 위하여 헌신적인 엄마이다. 아이들의 성적과 학원 스케줄을 관리하다보니 힘든 것이 많은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외롭다는 남편이 자신의 노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섭섭하고 화가 난다. 남편에게 화가 나는 감정을 표현하면 갈등이 더 커질까봐 두려워서 아내는 더욱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갈등의 골이 깊어 부부는 결국 별거를 고려 중이었다.

이 부부가 서로 다름에 대한 이해 없이 분노와 상처와 실망을 억누르고 마음에 쌓아두면서 남편은 일과 취미활동에 몰두하게 되었고, 아내는 아이들에게 헌신하며 자녀 성적으로 자신의 유능감을 채우려고 하다 보니 부부사이의 유대감은 사라져버렸다. 어느 날 문득 남편은 가정에서 자신의 자리가 없어진 것 같고 자신이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한 것 같아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아내 또한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들이 점차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반항하자 삶의 의미가 없어지며 우울하고, 지나친 교육열과 시댁에 무관심하다고 비난하는 남편에게 화가 나서 감정대립이 잦았다.

부부 AB는 서로 배우자를 원망하며 아내는 자신이 힘든 것을 인정하여 조금만 달라지면 살 것 같다고 호소한다. 남편이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해 줄 것을 전제로 하지만 남편에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남편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위해 헌신했는데 처자식이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는 것 같아 억울하고, 직장에서 상하로 치이며 힘겹게 근무하는 것은 모두 가족을 사랑하기 때문인데 아내는 사랑해달라고 다그친다는 것이다.

삶에 갈등은 필연적으로 오는 것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필요한 것이다. 주님께서도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으시며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고 하신다. 성경에서도 많은 갈등이야기가 나온다.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소통이며 그것은 건전한 관계를 이루는데 핵심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대부분 성숙한 관계를 방해하는 장애물을 갖고 있는데 심리학의 대상관계 이론에서는 그것을 정서상태라고 한다. 유아기 때 자신을 돌봐주던 사람들과의 관계경험을 바탕으로 지니게 된 자신과 타인 및 관계방식에 대한 작동모델로 부부관계에서도 이 정서상태가 반복해서 경험된다.

 

남편 A는 어려서부터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며 독립적으로 살려고 노력했다. 어머니는 그런 자신을 대견해 하시며 자랑스러워하셨다. 그런 어머니에게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열심히 효도를 하며 착한 아들로 살았으나 속으로는 억울하고 화가 났다. 문제를 일으키는 형을 위해 전전긍긍하시며 지원을 아끼지 않는 어머니를 보면서 더욱 그랬다. 자신이 힘들 때는 아무도 곁에 없어 외로웠다.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면 나약하게 보일 것 같아 혼자서 삭히었다. 아내가 자식들만 챙기는 것이 형만 챙겼던 어머니 같이 느껴졌다.

아내 B어른 아이로 자랐다. 폭군 같은 아버지 밑에 많은 자식을 키우는 엄마가 불쌍하여 엄마가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알아서 하며 자신이 힘든 것을 말하지 못했다. 혹여 부모가 싸우면 과감히 아빠에게 말대답을 하기도 하면서 엄마를 위로하는 것으로 존재감을 느꼈다. 그녀는 가족들에게 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였고 어려운 형제를 위해서 위로하고 힘을 보탰다. 자녀들의 문제에서도 모든 것을 해결해 주려하였으며 아이들이 잘 따라오면 행복했다. 이제 커진 아이들이 엄마로부터 점차 멀어지면서 찾아오는 무력감으로 우울하고 자신이 무가치하게 느껴졌다.

우울하고 화를 내는, 겉으로 드러난 감정의 이면에는 어려서 경험한 작고 초라한 자신의 모습이 드러날까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이 있다. 상담심리전문가 김용태 교수는 아무리 우리가 노력해도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감정을 위장하는 가짜 감정으로 인한 것이며 감정을 제대로 느끼고 표현하면 인간 관계가 달라진다고 한다. 그는 감정을 조절하는 7단계를 제시하고 진짜 감정을 만나는 방법을 알려준다. 감정조절이란 괴로운 감정에서 도망가지 않고 어떤 감정인지 알아차리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다. 상담을 받으며 이 부부는 갈등의 근원이 배우자에게 보다 자신이 억압한 정서상태에서 온다는 것을 찾아갔다. 부부는 감정을 관찰하고 표현하고 나서 점차 자신과 배우자의 마음을 공감하며 부부관계를 회복하게 되었다.

근래 몇 년간 우리는 소통이란 화두에 사로잡혀 있었으나 사회적 불통이란 난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2014년도 헛헛하게 보냈다. 그러나 우리는 교황님의 방문으로 보여주신 공감과 소통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다. 소통을 하려면 타인을 바꾸기보다 먼저 자신을 바꾸어야 한다. 그래서 부부상담에서 갈등원인을 배우자 탓으로 돌리지 않고 자신에게서 찾도록 돕는다. 부부 문제는 결국 자기 자신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기 안의 장애물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한 변화의 시작이며, 그 과정을 통해서 비로소 건강하고 편안하며 자유롭고 행복한 부부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루카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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