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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레오 14세 교황 회칙 「고귀한 인류」 해설 (상) 반포 배경 폭주하는 AI 기술, 위기에 놓인 인류... 복음적 경고의

작성자은총의샘|작성시간26.06.13|조회수56 목록 댓글 0

[특별기고] 레오 14세 교황 회칙 고귀한 인류해설 () 반포 배경

폭주하는 AI 기술, 위기에 놓인 인류... 복음적 경고의 목소리 절실

 

레오 14세 교황이 525일 인공지능(AI) 시대의 인간 존엄을 주제로 한 첫 회칙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를 반포했다. 물리학자이자 사제로, AI 시대 교회의 역할을 성찰해 온 김도현 신부(바오로·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의 특별기고를 통해, 첫 회칙의 반포 배경과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202558일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은 510일 추기경들에게 행한 공식 연설에서 레오라는 이름을 택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 바 있습니다.

저는 바로 이 길을 이어가도록 부름받았음을 느끼면서 레오 14세라는 이름을 선택하였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그 주된 이유는 레오 13세 교황님께서 역사적인 회칙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를 통하여 제1차 산업혁명의 상황에서 사회 문제를 다루셨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에도 교회는 인간 존엄성과 정의와 노동을 수호하는 데에 새로운 도전이 되는 또 다른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분야의 발전에 대응하기 위하여 사회교리라는 교회의 유산을 모든 이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그의 관점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회칙이 바로 고귀한 인류입니다. 그래서 이 회칙은 제1차 산업 혁명기의 새로운 사태가 그러했듯이, 4차 산업 혁명기인 AI 시대의 여러 사회적, 윤리적, 신앙적 문제들에 대한 교도권의 공식 입장을 표명하는 대단히 중요한 사회 교리 문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AI가 발전하고 있는 이 시점에 교황은 AI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러한 회칙을, 그것도 첫 회칙으로 반포한 것일까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AI는 처음부터 유물론적인 관점에 따라서 탄생했기 때문입니다. AI는 미국 시카고대학교 심리학과의 워런 매컬러(Warren McCulloch)와 월터 피츠(Walter Pitts)1943년에 발표한 한 수학 논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이 활동했던 1900년대 초, 인간 두뇌의 구조와 전기 생리학적 현상에 관해 연구하던 연구자들이 두뇌와 디지털 회로의 작동 구조가 유사하다는 사실을 밝혀내자, 매컬러와 피츠는 인간의 두뇌를 일종의 디지털 회로로 이해하면서 회로를 분석하는 수학적인 방법을 통해 우울증과 같은 인간의 여러 심리적인 문제들을 설명할 수 있다는 대담한 제안을 한 수학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비록 그들의 제안은 그 후 심리학 분야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인간의 두뇌를 일종의 디지털 회로로서 분석한 그들의 방식은 후에 디지털 회로를 잘 만들면 인간의 두뇌처럼 학습이나 추론을 할 수 있는 인공두뇌를 만들 수 있다는 아이디어로 발전하게 되면서, 이후 AI의 탄생에 중요한 이론적 토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매컬러와 피츠가 인간의 두뇌를 디지털 회로로서 해석한 그 방식이 지극히 유물론적이었다는 점입니다.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에 따르면, 인간은 육체와 영혼이 결합된 존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두뇌 작용을 영적인 부분은 배제한 채 그저 물질적으로만 이해했던 그들의 접근 방식은 결국 AI의 탄생 시점부터 현재까지 교회의 인간관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둘째, 2022년 말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등장한 챗지피티(ChatGPT)를 비롯한 여러 생성형 AI들이 전 세계의 수많은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됨으로 인해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 대량 실업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Amazon)은 작년과 올해 총 3만 명의 직원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으로 유명한 메타(Meta)는 올해 58000명의 직원을 해고했습니다. 국내에서도 2025년도 공인회계사 합격자 1200명 중 실제 회계법인 등에 채용된 인원은 연말 기준으로 300명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모든 일은 AI가 회사 업무에 본격적으로 도입됨으로 인해 생겨난 현상입니다. 효율성과 인건비 절감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의해 인간이 직장에서 밀려나는 대량 실업 문제는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셋째, 올해에 이르러 AI는 전쟁에 직접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1월 미군이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전 대통령을 체포한 작전에서 세계적인 AI 스타트업 기업인 앤트로픽(Anthropic)의 생성형 AI인 클로드(Claude)가 활용된 것이 알려졌습니다.

올해 2월 말부터 시작된 미군의 이란 공습 작전에서도 클로드가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한 군사용 로봇 회사가 개발한 전쟁용 AI 휴머노이드 로봇도 정찰 임무를 위해 우크라이나의 전쟁터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래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AI 휴머노이드 로봇이 활용된 전쟁이 되었습니다.

넷째, AI 기술을 선도하는 전 세계의 여러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데이터 센터들은 엄청난 양의 전력을 사용합니다. 202512월 국제 통화 기금(IMF)의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 센터의 총 전력 소비량은 2023년에 이미 세계 10위 전력 사용 국가인 프랑스 전체의 전력 소비량을 넘어선 상태인데, 2030년이 되면 그 양이 약 세 배로 폭증해서 세계 3위 전력 소비 국가인 인도의 2023년도 소비량에 맞먹게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와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 정부는 폭발적인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다수의 발전소를 신규 건설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와중에 올해 3월 초 미국 정부와 7개 주요 빅테크 기업 간에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 운영으로 인해 새롭게 발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발전 자원과 전력을 직접 건설하거나, 외부에서 도입하거나, 구매하기로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영향력 있는 민간 기업들은 그들의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자체적으로 발전소를 지을 수 있게 되며, 그 결과는 어쩌면 공동의 집인 지구의 환경에 심각한 재앙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인해, 레오 14세 교황은 레오 13세 교황이 135년 전 제1차 산업 혁명이 만들어낸 여러 심각한 상황을 바라보던 바로 그 눈길로 우리의 현 상황을 지켜보면서, 새로운 사태의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사회 회칙인 고귀한 인류를 반포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새로운 회칙이 반포된 배경의 심각성을 잘 이해하게 되면 그만큼 그 회칙의 구체적인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특별기고] 레오 14세 교황 첫 회칙 고귀한 인류톺아보기

기술혁신의 주인은 인류교황은 사랑의 문명을 건설하자 했다

 

AI 시대, ‘사랑의 문명을 재건하는 인간의 소명

레오 14세 교황의 첫 회칙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525일 교황과 주요 참석자들이 함께하는 가운데 바티칸 새 시노드 홀에서 반포되었다. 고귀한 인류는 레오 13세 교황의 회칙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 135주년을 맞이한 지난 515일에 서명되었고, 25일 공개 발표회와 함께 반포됐다.

공개발표회는 교황청 신앙교리부 장관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 안나 로울랜즈(영국 더럼 대학교 신학자) 교수, 크리스토퍼 올라(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의 공동 창업자), 레오카디 루숌보(캘리포니아 산타 클라라 대학교 예수회 신학대학원 정치신학 및 가톨릭 사회학) 교수,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 장관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 순으로 발표가 진행되었다.

이번 회칙은 AI와 인간 존엄 관련 그리고 세계 평화문제에 대한 교회의 대응을 다룬 첫 사회 회칙이다. 그 배경에는 오늘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혁명이 인간 삶 전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새로운 것들(res novae)”에 직면한 인류에 대한 깊은 위기의식이 놓여있다.

이번 회칙의 주요 내용은 소주제에 명시된 것처럼 인공지능 시대 인간존재 보호함(On Safeguarding the Human Person in the Time of 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교황은 첫 회칙 공개발표회 마무리 발언에서 AI가 현대 사회에 미치는 위험요소에 대한 자신의 무거운 책임감을 표명하면서 다음 두 가지를 강조하였다.

하나는 ‘AI를 무장해제(disarm)하는 것이다.(회칙 110항 참조) 무장해제라는 강력한 언어를 교황이 선택한 이유는 AI 시대에 인류를 보호해야 하는 필요성이 그만큼 절실했기 때문이다. 교황은 AI 시대에 기술을 가진 권력자가 자동으로 통치권을 갖는 것을 거부한다는 의미에서 무장해제라는 말을 사용한다. 그리고 AI는 누구든 환영할 수 있고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AI의 무장해제라는 말을 사용한다. 따라서 교황의 AI 무장해제는 기술을 독점적 통제에서 해방하고, 토론 가능하고 접근 가능한 인간 친화적으로 만들자는 의미다. 예로, 평화와 인류를 위한 핵 군축과 공동이익을 위한 핵에너지의 공동사용이다.

교황이 강조한 다른 하나는 AI인류의 건설현장(constructive site)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AI는 공동선을 건설하고 사랑의 문명(civilization of love)을 재건하는 역사의 건설현장(constructive site)이 되어야 하는 것이 교황의 목소리다.(회칙 90항 참조) 교황은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하는 느헤미야 이야기처럼, 모든 이가 함께 벽돌 하나하나를 쌓는 역할을 수행하는 정의로운 공존을 이루자고 했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AI 시대에 소수의 특권층만이 아닌 인류 공동의 집을 위한 미래를 함께 건설하고,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찬양하는 마니피캇의 성모님을 찬양하면서 발언을 마쳤다.

 

회칙의 구성 및 내용

회칙의 구성은 전체적 맥락을 요약한 서론과 결론, 그리고 본문 5장을 합해 총 5245개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장의 전개가 매우 진솔하고 세부적이며 논리적이다. 먼저 제1장은 교회의 사회 교리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를 개괄적으로 제시하고(17~24), 레오 13세 교황부터 현재에 이르는 사회 교리 전통을 재조명하면서(28~45), AI 시대 또한 교회가 외면할 수 없는 새로운 현실임을 밝힌다. 사회 교리는 고정되고 정체된 매뉴얼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발전하는 복음에 충실한 역동적 성격(dynamic character)”이다.(45)

2장은 먼저 하느님의 모상(Imago Dei)인 인간 존엄성을 바탕으로 살아있는 실체와 같은 사회 교리의 기초와 원리를 설명하며(46~58), AI 시대의 새로운 것들(new things)”을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회 교리의 핵심 원리들을 다시 정리한다(59~81). 공동선(common good) 재화의 보편 목적(universal destination of goods) 보조성(subsidiarity) 연대성(solidarity) 사회정의(social justice).

회칙의 주요 내용은 제3장과 제4장에 있다. 3장에서 교황은 기술 관료적 패러다임(technocratic paradigm)의 지배가 점점 커지는 위험을 분석하며(92~96), 기술혁신을 이끌어야 하는 인간의 주체성(지성, 양심, 자유 등)을 강조한다. 현재의 AI 시스템은 만들어진(built)’ 것이라기보다 배양된(cultivated)’ 것에 더 가까워(98)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다. 한마디로 AI가치 있는 도구이지만 경계심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AI 사용에 대한 책임성, 투명성, AI 거버넌스는 명확한 기준과 실질적 감독 아래 이루어져야 하며(108), 앞서 언급한 AI ‘무장해제의 필요성을 주장한다.(110)

마지막 부분은 우리 마음에서 투쟁하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두 도시와 두 사랑(Two cities and two loves)”을 언급한다. “두 사랑이 두 도시를 세웠다. 곧 하느님을 멸시하기에 이르는 자기 사랑이 지상의 도시를 세웠고, 자기 자신을 멸시하기에 이르는 하느님 사랑이 하늘의 도시를 세웠다.”

4장은 공동선으로서 진리·노동·자유의 보존을 강조하며, 전환의 시대에 사회 주요 분야에서 추진해야 할 인간 중심적 AI 활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AI 시대에 교육·노동·어린이·노동시장·금융·경제·가족과 청년 등 각 분야에서 야기될 수 있는 중요한 위험 요소들을 분석하고 나아가 해법을 제안한다.(139~169) 또 의존성과 상업화로부터 인간의 자유가 보호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교황은 과거의 노예제에 대한 용서를 청한다.(176) 마지막 부분은 디지털 경제에 의한 새로운 형태의 노예제에 대한 규탄이며, 우리 모두의 공동 책임(제도·기업·중간조직·시민)이 강조된다.

5장은 평화와 사랑의 문명에 관한 전망으로 나아간다. 교황은 AI 군비경쟁과 자율살상무기 개발을 강하게 경고하면서 힘의 문화가 아니라 사랑의 문명을 재건해야 한다고 촉구한다.(182~211) 교황은 회칙 서론에서 언급했던 성경적 이미지의 두 가지 상반된 길을 비교하면서, 권력과 교만에 의지하여 바벨탑을 쌓으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느헤미야 시대처럼 인내하고 함께하면서 인간성과 공동선을 지키자고 요청한다.

결국 이번 회칙은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 또 어떤 인간으로 남을 것인가? 레오 14세 교황이 언급한 바벨탑인가 아니면 느헤미야의 성벽 쌓기인가? 또한 힘의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 아니면 사랑의 문명을 건설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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