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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인간

작성자바람꽃짱|작성시간22.11.12|조회수15 목록 댓글 0

 

 

 

♡수다상 대신 빛바랜 독후감 한 편♡

 

(투명인간 [성석제])

 

작성자 바람꽃짱

작성시간  2015.02.10

 

안경 너머로 반짝이는 그의 눈빛을 본다.

 

세상의 모든 것들을  주워 담을 듯  강렬함이 출렁인다.

 

그를 소설계의 효자손이요 봄볕이라고 부르고 싶다.

 

곶감의 고장 상주 출신답게 호랑이도 무서워할 글재주를 타고 났다.

 

그는 시골의 정서와 조부모님의 사랑을 담뿍 받고 자란 복 많은 사람이다.

 

 둥글둥글하고 유머를 지닌 성품은 사랑의 위대함으로 빚어진 선물이다.

 

그의 소설을 읽고 나면 늘 개운하다.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동네 이름 개운리처럼

효자손이 되어  가려운 부분을 구석구석 긁어주니 어찌 시원하지 않으랴.

 

다리 위에 서 있는 남자,

투명인간이 되어 버린 김만수라는 인물을 누가

알아보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김만수의 어린시절로 돌아가서 그의 주변 이야기를 하나씩 꺼낸다.

 

이 책의 구성은 독특하다. 다양한 화자들이 등장하여 김만수라는 인물에 대해 묘사한다.

 

김만수와 주변 인물을 통해 한국의 아픈 역사들을 만난다.

 

만수는 자신보다 가족들을 먼저 생각하는 헌신적인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시간과 노력이 주변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투입되는 것을 조금도 아까워 하지 않는다.

 

숨이 가쁘다.

일제 강점기 부터  현재까지의 대서사시다.

 

물론 정치사도 아니고 힘있는 자들의 역사도 아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삶의 기록이다.

 

부잣집 삼대독자로 태어났지만 독립운동,사상운동에 뛰어들면서 전 재산을 홀라당 말아먹고 개운리 산골로 들어온 만수 할아버지 김용식.

 

그 잘난 아버지 때문에 부잣집의 도련님이 아닌 산골에서 살아가야 하는 신세를 원망하지만 타고난 농사꾼인 만수 아버지 김충현.

 

 공부도 잘하고 인품도 좋아서 온 집안의 총애와 지원을 받으며 서울의 대학까지 갔다가 결국 베트남 전에 참전해 고엽제때문에 병사하게 된 만수의 형 백수.

 

 그리고 누나 금희, 명희, 남동생 석수와 여동생 옥희.

 

만수와 그 형제들의 삶은 바로 우리 세대의 이야기다.

 

새마을 운동, 도시락 혼식검사, 기생충검사, 이와 벼룩과의 싸움, 서울의 판자촌 풍경, 연탄가스 중독 등

 

아련하기도 하고  생생하기도 한 유년의 기억들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한편으로 서글픈 느낌을 주기도 하면서 오버랩된다.

 

잘난 장남 백수를 공부시키기 위해 온 가족이 사력을 다하고,

 

누나는 서울의 공장에 다니는 친구의 편지를 받고 무작정 상경하기도 한다. 

 

만수네 가족 , 아니 우리세대는 참으로 현기증날 정도로 정신없이 살아왔다.

 

 롤러코스트 같은  부모님들의 삶과 자식들의 삶은 과연 행복한가.

 

이념, 전쟁, 국가, 가난, 자본의 폭력의 수레바퀴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초처럼 정말 징하게 살아온 삶의 궤적이다.   

 

좀 덜 떨어진 아이, 집안에서도 학교에서도 좀처럼 눈여겨 보지 않던 아이.

 

잘난 형 백수가 죽고 실의에 빠진 할아버지가 만수를 불러 네가 집안의 기둥이 되라고 했지만

다들 만수가 기둥이 되리라 생각치는 못했다.

 

하지만 이 덜 떨어진 아이는

가족들에 대한 무한한 헌신, 타고난 부지런함과 천성적인 착함으로 가족의 든든한 대들보가 된다.

 

가족만이 아니다. 주위 동료들 이웃들의 소리없는 영웅이다.

 

지칠 줄 모르는 헌신, 노동, 그리고 사랑의 능력을 가진 그는 초인이다.

 

이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가난한 자의 영웅이 투명인간이 된다.

 

 무한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잡초같은 만수를 덮친 냉혹한 자본. 그리고 운명이다.

 

숨이 가쁠 정도로 밀도 있는 구성에 혀를 내두른다.

 

만수는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국민성이 아닐까.

 

외세 침입에 끊임없이 시달리면서도 결코 쓰러지지 않는 오뚝이 근성.

 

따뜻하고 너그럽고 배려심깊은 우리나라의 착한 심성을 만수에 담은 것 같다.

 

늘 당하기만 하고 때론 융통성도 없고 모질지 못해 답답하기도 하다.

 

황소처럼 뚜벅뚜벅 수세미같은 현실을 한올 한올 풀어 나간다.

 

 바탕엔 늘 사랑이 깔려 있다.

 

바람과 햇살 중에 누가 나그네의 모자를 벗기냐는 문제와  흡사하다.

 

결국 햇살이 나그네의 모자를 벗긴다. 과격함보단 따뜻함이 이긴다.

 

 해피엔딩은 아니다.

 

우리네 삶을 어찌 두부 자르듯 행복으로 갈무리 지으랴. 

 

초긍정적이고 이타심의 달인인 만수도 때론 지칠 때가 있다.

 

최악의 상태에 이르러선 투명인간이 되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고 세상을 원망하거나 버린 것도 아니다. 

 

애물단지 가족들과

자신을 힘들게 한 세상과의 부대낌조차 끝까지 사랑으로 품는다.

 

소설가는 만수와 동갑이다.

 

만수를 통해 역사적 소용돌이를 재조명해 보고 싶은 사명감을 띈 것 같다.

 

낮달같은 그들의 노고를 토닥토닥 엄마손처럼 위로해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대 남성의 자살율이 최고치라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자살 다리에 한번 더 생각하라고 써놓았다는 글귀처럼 이 소설이

절박한 사람들을 붙잡아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만수가 청소와 세차를 좋아했다는 대목에 왠지 꽂힌다.

 

그는 혼탁한 세상을 사랑빗자루로 쓸고  행복걸레로 닦고 싶었던 것일까.

 

만수에게 우물같은 고마움을 전하면서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책을 놓는다.

 

♡댓글♡

(양정숙 아동문학가)

 

2015.02.14

 

아! 놀래라. 

정말 휘리릭이다.

 

 어쩜 이렇게 물 흐르둣 독후감을 뚝딱 올릴까.

 

 나는 성석재 책을 한 권도 읽은 적이 없는 무식 쟁이인데 명숙씨 덕에 어디가서 쪼끔 아는 체를 할 수가 있겠네.

 

 정말 고마워!

 여러가지로 지식을 전해 주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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