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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이 절로 나는 仙界의 풍경/창덕궁 후원 존덕정

작성자맑은 바람|작성시간06.08.02|조회수38 목록 댓글 2
감탄이 절로 나는 仙界의 풍경
 창덕궁 후원 존덕정


창덕궁은 조선왕조 500년간 경복궁과 더불어 양궐체제를 유지한 중요 궁궐입니다.

일제가 경복궁을 처참하게 훼손할 때 창덕궁은 비교적 피해가 적어 아름다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덕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데도 택시를 타고 “창덕궁으로 가자”고 하면 옛날 창경원이었던 창경궁 앞으로 가기가 일쑤입니다.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 앞으로 가자”고 하면 “어디에 있는 문이냐”고 묻는 택시 기사들에게 ‘비원(秘苑)’을 가자고 하면 탈이 없습니다.

 

일제가 조선왕조의 권위를 떨어뜨리기 위하여 경복궁을 헐어내고, 창경궁에 동물원을 만들고, 창덕궁 후원을 비원이라 부르며 일반인에게 개방을 하였던 후유증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는 증거입니다.

 


창덕궁 후원에는 13개의 정자가 있어 국내에서 정자가 가장 많은 곳입니다. 부용지 주변의 부용정과 희우정, 연지와 연경당 지역의 애련정과 농수정, 관람정 주변의 존덕정과 승재정, 옥류천 주변에 모여 있는 소요정, 청의정, 태극정, 취한정이 있습니다.

 

그 외 산속에 취규정과 청심정이 있습니다. 이 정자들 중에 부용지 주변과 연경당 지역의 정자는 일반관람이 되는 곳으로 쉽게 볼 수 있어 제외하고, 출입하기 어려운 곳의 정자 이야기만 하겠습니다.

 

부용지를 지나 새색시처럼 예쁜 애련정을 쳐다보며 출입제한 도로를 올라가면 곡선을 이룬 연못에 국내 단 하나뿐인 부채꼴 모양의 관람정(觀纜亭)이 보입니다. 6개의 기둥 중 4개는 물 속에 세워놓은 장주형 초석 위에 세웠고, 예쁜 평난간을 둘렀습니다. 기둥과 창방 밑에 운각판(雲刻板)을 달아 치장을 하였습니다. 재치가 넘치는 재미있는 설계입니다.

 

 

관람정 마루에 앉아 건너편 언덕을 보면 새신랑처럼 고운 승재정(勝在亭)이 관람정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장대석을 쌓은 기단 위에 오뚝하니 올려지어서 절병통을 얹어 놓은 사모지붕이 날아갈 듯 아름답습니다. 사방에 툇마루를 내고 2층으로 된 평난간을 둘렀으며 문짝은 전부 접어서 들쇠에 매달 수 있게 하여 한여름에는 사방이 트인 정자가 됩니다.

 

승재정 북쪽에 폄우사가 있고 폄우사 옆에 존덕정(尊德亭)이 공예품처럼 정교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전국에 많은 정자를 보고 펜화에 담아 보았지만 이처럼 정교하고 아기자기한 정자는 처음입니다. 팔각정자는 흔하지만 육모정자는 보기 힘듭니다.

 

장대석 2개를 연못 위로 V자형으로 길게 뻗쳐 놓고 장주형 초석으로 받친 다음 그 위에 2개의 기둥을 세워서 정자의 절반 가량을 물 위로 내보냈습니다. 굵은 기둥 6개로 육모 지붕의 본 건물을 세우고 그 밖으로 귀퉁이마다 가는 기둥 3개를 세운 위에 기와를 얹어서 겹지붕을 만들었습니다. 비가 들이치는 것을 막는 장치지만 건물을 아름답게 하는 역할이 더 크지요.

 

안기둥 사이에는 평난간을 둘렀고 바깥 기둥 사이에도 난간을 둘러 이중 난간이 되었는데 이 또한 보기 드문 것입니다. 안쪽 기둥 위 창방 아래에 꽃살 교창을 달고 그 아래에는 낙양각을 붙여 한껏 멋을 부렸습니다. 천장은 왕의 정자답게 청룡과 황룡 그림이 있는 독특한 구조로 짜여져 있습니다.

 

 

존덕정 옆쪽의 가파른 언덕길을 넘으면 북쪽 깊숙한 골짜기 소요암이란 큰 바위에 샘물이 돌아 흘러 폭포처럼 쏟아지게 둥근 홈을 파 놓은 옥류천(玉流川)을 만나게 됩니다. 분명히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인데 그렇게 느껴지지 않으니 참 뛰어난 솜씨입니다.

 

바위에 새겨진 옥류천 글자는 인조의 글씨이고 숙종이 1670년에 지은 시도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 옥류천 주변에 4개의 정자가 있습니다. 옥류천 폭포 앞의 소요정(逍遙亭)은 정면 1칸, 측면 1칸의 사모지붕 정자입니다. 인조 14년(1636)에 창건한 정자로 옥류천 정취를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자리입니다.

 

옥류천 북쪽 위에 초가 지붕인 청의정(淸懿亭)이 벼가 자라는 논 속에 있습니다. 임금이 직접 심은 벼를 수확하여 그 볏집으로 지붕을 올렸다고 합니다. 마루는 사각인데 천장은 팔각형이고 초가지붕은 원형입니다. 궁중에 단 하나뿐인 초가 건물인데 주춧돌은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화려합니다. 마치 명품 구두에 삿갓을 쓴 꼴인데 어색해 보이지 않는 것이 신기합니다.

 

청의정 옆에 태극정(太極亭)이 있습니다. 높은 기단 위에 둥근 기둥을 세우고 겹처마 사모 지붕에 절병통을 얹었습니다. 사방 문짝을 모두 들어 열개문으로 하여 두 짝씩 접어서 들쇠에 걸도록 하였습니다.

 

옥류천 남쪽으로 길가에 취한정(聚寒亭)이 있습니다. 정면 3칸, 측면 1칸 홑처마의 소박한 정자입니다.

 


그밖에 후원 깊숙한 산길에 취한정과 비슷한 모양의 취규정(聚奎亭)이 있으며, 연경당 뒤쪽 언덕에 청심정(淸心亭)이 있습니다.

 

창덕궁 후원에서 눈여겨볼 것이 또 있습니다. 바로 사철 푸른 관상수나 화려한 꽃이 피는 나무들이 많지 않고 느티나무, 단풍나무, 떡갈나무 등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활엽수가 많다는 점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자연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한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한국 전통 원림의 식재 방식으로 기암괴석을 쌓는 중국의 정원이나 나뭇가지를 뒤틀고 잘라내어 인위적 아름다움을 만드는 일본식 정원과 다른 점입니다.

 

창덕궁 후원의 원림을 세계적인 정원으로 손꼽아 주는 이유는 인공적 아름다움이 아닌 자연적 아름다움이 살아 숨쉬기 때문입니다.

 

김영택 펜화가(honginart@hanmail.net)

 

 

이 글은 [조선매거진] 김영택님의 글을 퍼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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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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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숲과사람 | 작성시간 05.06.15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 작성자뭉치 | 작성시간 05.07.03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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