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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묵상글

[스크랩] 유월이면 생각나는 일

작성자peter|작성시간26.06.06|조회수18 목록 댓글 1

유월이면 생각나는 일

 

1950625일 내 나이 여섯 살, 인민군도 모르고 공산주의가 뭔지도 모르는 나이에 전쟁이 났다고 하여 할머니 할아버지는 집에 계시고 엄마와 아빠를 따라 산속 깊은 곳에 일제 때에 파놓은 땅굴로 피난을 갔었다.

지금은 정부 문서보관을 하는 곳으로 탈바꿈하여 아무나 접근 할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렸지만 피난을 갔을 때만 해도 세 개의 긴 터널이 뚫려있어 아무도 관리하지 않던 무서운 곳 이었다. 천정에서는 물이 떨어지고 횃불을 들고 들어가야만 하는 긴 굴 이었다. 전쟁 때에는 피난처로 썼고 전쟁 후에는 그곳에 콩나물 공장과 인쇄소도 있었으며, 물이 많이 나는 터널을 골라 물을 막아 배를 타고 유람하는 관광지로 개발되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기도 했던 곳이다.

피난을 갈 때 나는 아버지의 상의를 코트처럼 걸치고 주머니에는 수저를 넣고 간 것이 생각난다. 며칠 후면 돌아 올 것이라고 하여 식량으로 말려 놓았던 누룽지 한 자루와 쌀 약간을 가지고 갔었다.

한국전쟁 시 먹을 것이 없어 입에만 들어갈 수 있는 무엇이 있다는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한국전쟁 당시에 도시의 궁핍은 몹시도 처참했다. 도시에는 풀뿌리 나무껍질도 구하기 힘들어 인민군이 먹다 버린 짠 밥통에서 음식물 찌꺼기를 가져다 물로 깨끗이 씻은 다음 다시 끓여 먹었고, 미군 부대에서 나온 것으로도 다시 끓여 먹은 것이 요즘 얘기하는 꿀꿀이죽이요, 부대찌개의 시발이다.

 

우리 속담에 피죽 한 그릇도 못 먹었다.” 란 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란 소나 돼지의 피, 즉 혈액(선지)이 아니고 볏과 식물로서 벼와 비슷하여 잡초제거제를 뿌려도 벼와 피는 죽지 않으므로 일일이 김을 매주어야 했다.

피의 열매를 지금은 애완조류인 십자매의 먹이로 주고 있다.

피죽이란 이 열매로 만든 죽을 말한다.

피가 익은 곳에서 바가지로 훑으면 낱알 몇 알이 바가지에 떨어지고

이것을 모아 맷돌에 타서 그것으로 죽을 쑤는 것이다.

이것이 곧 피죽이다.

물론 식물의 종자이기에 얼마간의 영양가가 있어 맛은 없어도

굶주린 배를 채워 허기를 면하기도 했다고 한다.

 

전쟁의 상처는 깊었다.

그 중에도 도시의 빈곤은 말할 수 없었다.

굶어 죽지 못해 술 공장에서 술 찌개미 중 소주를 만들고 난 소주 아랑이는

돼지도 먹지 않았다.

이를 마다치 않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이를 먹고 모두 술 취해 누어만 있는 집도 있었다.

때로는 두부를 만들고 난 비지와 조금 상한 콩나물을 싸게 사다가 이를 삶아 밥알 한 톨 없이 먹기도 했으며, 아욱 죽, 무밥, 콩나물밥 등 식량을 늘여 먹는 방법과 수단을 총동원했었다.

지금은 종국식당에서나 사용할 기계로 뺀 면을 사다 칼국수를 만들어 먹으면 적은 돈을 들여 먹는 것을 해결하기도 했다.

매일 먹으니 맛이란 찾을 수 없고 그저 허기만 채웠던 눈물겨운 시절이었다.

요즘 가끔 뉴스에 북한의 굶주림이 보도되고 있다.

우리는 너무 펑펑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무료급식도 좋고, 군의 급식 개선도 좋다. 다만 꼭 하고 싶은 얘기는 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계곡에 놀러 온 사람들이 갑자기 내리는 비로 말미암아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가 계곡 한 곳에서 나오는 수량이 10톤이 넘는다 하니 입이 벌어진다.

언제부터 우리가 이처럼 낭비 속에 부유하게 살았던가?

꼭 먹고 써야 할 것에 인색하라는 말은 아니다.

너무 많이 버리는 일에 익숙하게 되어 있어 화가 난다는 얘기다.

아침 일찍 공원에 나가 살펴보라.

모두 노숙자가 버린 것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밤새도록 먹고 마시며, 버린 안주를 비롯한 음식과 과자류와 술병 등이 널려 있어

얼굴을 찌푸리게 한다.

이쯤 되면 불쌍한 생각이 싹 달아나기도 한다.

아낄 줄 아는 국민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절실한 마음이다.

 

빗줄기가 점점 거세진다.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운이 좋아 미꾸리, 미꾸라지, 버들붕어, 붕어 같은 민물고기를 잡아 포식했던 우리네들 아닌가.

올 장맛비는 좀 이른 감이 들지만 그동안의 가뭄으로 밭작물이 잘되지 않았다.

고추, 오이, 토마토 등 열매채소도 그렇지만 잎줄기채소들도 물을 주지 못해 심어 놓은 씨앗들이 싹을 틔우지 못했거나 모두가 말라죽었다.

 

일기예보는 오늘 하루 150밀리가 넘게 내린다고 했다.

정말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숲의 나무들도 한층 생기가 돈다.

물의 고마움을 절실히 느끼는 순간이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의 뒷마무리가 잘못된 곳이 있나 보다.

또한 구제역으로 말미암아 가축들의 매몰지에 침출수가 여간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한 것은 조금 부족한 만 못하다고 했고,

성공했을 때 실패를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어려움이 오지 않는다 했다.

 

매년 홍수로 큰 피해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여 풍족한 음식물이라도 아낄 줄 아는 지혜와

매년 반복되는 수해가 올해에는 없었으면 한다.

 

또다시 세계는 종자 전쟁이 시작되었다 하고, 기후의 온난화로 지구는 온통 몸살을 앓고 있다.

엘리뇨와 라니냐가 함께 나타나는 라나다라는 기후의 신종 언어가 나타나기도 했다.

식량을 걱정해야 하고, 기후로 말미암아 생태의 변화와 우리의 삶마저 변할지도 모를 이때에 각성하고 슬기로운 지혜를 모아 모두가 낭비를 막고 절약하는 습관을 갖도록 실천에 옮겨야 할 때이다.

유월의 포성이 아득한 곳에서부터 들려오고 역을 폭격하던 섬광이 밤새도록 비치던 그 날 이후 피난살이, 전사통보, 이산가족의 아픔, 고아원 생활, 무수한 잔업, 서독광부와 간호사 파견, 월남전 참전까지 해야 했던 우리의 고통은 끊임이 없다.

이념과 사상의 차이를 말하기 전, 지금 어린 것들은 전쟁의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비행기 소리만 들리어도 댑싸리 밭으로 숨던 그 공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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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세레나 . | 작성시간 26.06.07 5월 6월이면 광주민주화 항쟁이 생각 납니다
    허마터면 12.3 내란이 다시 일어날번 햇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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