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다치는 경우
아기의 낙상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은 침대와 요람, 혹은 소파입니다. 침대 사고의 경우 엄마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잠을 자다가 떨어지거나, 잠에서 깨어나 엄마를 찾아 나오다가 떨어집니다. 침대나 소파 높이가 그리 높지 않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떨어지는 위치에 따라서는 크게 다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월령이 어린 아기는 머리를 세게 부딪치거나 팔다리가 골절되는 등 큰 상해를 입을 수도 있으므로, 되도록 아기는 아기 침대에서 재우되 반드시 안전대를 달아주고 주변 바닥에는 푹신한 매트를 깔아두세요. 아기 침대에 설치된 안전대를 너무 믿어서도 안 됩니다. 설마 저걸 넘으랴 싶어도 아기는 때로 어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다음으로는 유아용 그네와 관련된 사고를 꼽을 수 있습니다. 아기가 그네에서 떨어지면 대개 앞으로 넘어지기 때문에 얼굴과 머리에 부상을 입습니다. 얼굴에 상처가 나는 정도로 그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뇌진탕이 오면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따라서 그네에 태우기 전에 견고하게 장착되어 있는지 꼭 점검하고, 밑에는 이불이나 매트 등을 깔아두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기가 그네를 타는 동안 곁을 떠나면 안 됩니다.
요즘에는 많이 줄었지만 보행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사실, 아기의 바른 보행 습관을 위해서라도 보행기에 아기를 태우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아기를 돌보는 데 잠시의 여유를 갖기 위해 어쩔 수 없다면 반드시 엄마가 지켜본다는 전제 하에 태우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아기가 보행기를 타기 시작하면 행동 반경이 넓어져서 사고 가능성이 커집니다. 손을 뻗쳐 뜨거운 음식이나 날카로운 물건을 집기도 하고, 때로는 가구 모서리 등에 부딪치기도 합니다. 현관문을 열어두거나 복층인 경우는 보행기를 탄 채 계단에서 구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보행기는 되도록 주변에 위험물이 없는 평평한 바닥에서 태우고,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턱을 만들어두는 게 좋습니다.
무언가에 부딪치거나 끼어 상처가 나는 경우
어른들이 문을 닫을 때 조금만 부주의하면 발생하기 쉬운 사고가 바로 아기 손이 문틈에 끼는 것입니다. 아기가 바로 뒤에서 따라오는지 모르고(사실 잘 보이지도 않지요) 문을 닫다가 아기의 작은 손이나 머리 등이 문틈에 쾅 하고 끼는 것입니다. 이런 사고는 집뿐 아니라 백화점이나 공공장소에서도 일어납니다. 짐이나 유모차를 끄는 데 신경을 쓰는 사이 아기 손이 회전문이나 에스컬레이터에 끼는 것이지요. 다행히 손이나 손가락, 손톱에 멍이 드는 정도로 그치면 다행이지만, 뼈가 부러지거나 손가락 끝이 떨어져 나가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집 안에는 반드시 도어 클로저나 문 닫힘 방지 안전장치를 끼워두고, 문을 닫을 때는 항상 주위를 살피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또한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는 물론 잘 걷는 아이들도 졸음이 올 때 움직이다가 가구 모서리에 부딪쳐 입술이 찢기거나 멍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엄마 뒤를 황급히 쫓아가다가 코너 벽이나 식탁 모서리에 머리를 찧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대부분은 상처가 나는 정도에서 그치지만, 그래도 부딪치는 부위가 눈 주위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뾰족한 가구 모서리마다 보호 장치를 해두거나 아기 키 높이와 비슷한 가구는 아예 치워버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미끄러지거나 물에 빠져 사고가 나는 경우
아기는 접시물에 빠져도 위험합니다. 제 몸을 마음대로 가누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걸음마를 배웠다고 안심해서도 안 됩니다. 만약 넘어져서 물에 빠진 것이라면 어딘가를 다쳐 몸을 가누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욕조나 물통 등 물이 담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치워야 하며, 욕실 문도 반드시 닫아두세요. 아기가 손을 뻗어 문을 열 수 있는 욕실이라면 아예 잠그는 편이 안전합니다. 특히 아기를 목욕시키거나 물놀이를 할 때는 잠깐이라도 아기를 혼자 둔 채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됩니다. 화장실의 변기도 반드시 뚜껑을 덮어두거나 안전장치를 해두어야 합니다. 아기가 물에 빠지는 사고 가운데 상당수는 변기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욕실 바닥에서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욕실의 미끄러운 타일 바닥 때문에 넘어지는 사고는 비단 아기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물론 건강한 어른도 잠깐 방심하면 큰 사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특히 뒤로 넘어지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단 아기가 혼자 욕실에 들어가는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하고, 목욕이나 세수를 시킬 때에도 미끄러지지 않게 엄마가 꼭 붙들어주세요. 욕실 바닥에는 반드시 미끄럼 방지용 매트나 테이프를 붙여두어야 합니다. 또한 엄마가 아기를 안은 채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아기가 외상을 입었을 때는 이렇게 대처하세요
가장 먼저 유의할 것은 당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넘어지거나 떨어져서 입는 사고는 피가 많이 나거나 의식을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이때 엄마가 당황하면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됩니다. 차분히 아기 상태를 파악하고 침착하게 대처하세요. 엄마가 놀라면 아기는 두 배, 세 배 더 놀랍니다.
먼저 상처에서 피가 많이 나거나 지저분하게 된 경우에는 깨끗한 거즈로 지혈시킨 후 바로 병원으로 갑니다. 상처에 바셀린 크림이나 가루약 등을 바르고 오는 경우가 많이 있으나 이는 병원에서 상처를 꿰매야 할 때 방해가 되거나 상처의 회복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더구나 지저분한 상처의 경우 이물질 제거나 상처를 소독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게 마련이므로 가능한 있는 그대로 의사에게 보이는 것이 낫습니다.
무언가에 부딪치거나 충격을 입어 혹이 난 경우에는 얼음 찜질을 해주고 안정을 취하게 합니다. 아기가 많이 놀란 듯 보이면 우선 꼭 안아주어 진정시키고, 다른 이상이 없는지 살핍니다. 다행히 다른 이상이 없다면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되, 조금이라도 이상을 보이거나 엄마가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면 병원으로 갑니다.
또한 아기가 높은 곳에서 떨어졌다면 적어도 3일간은 상태를 잘 관찰해야 합니다. 만일 떨어지면서 기절을 했거나, 자꾸 토하거나, 경기를 하거나, 보채거나, 축 처지는 등의 이상을 보이면 한밤중이라도 곧바로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이때도 주의할 것은 약을 함부로 먹이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간혹 아기가 떨어졌을 때 기응환이나 청심환 등을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만일 아기가 심하게 다쳤다면 다친 증상의 발견이 늦어질 수도 있으므로 진정 작용을 나타내는 약의 복용은 삼가는 게 좋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기의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만약 쿵 소리가 나고 아기가 바로 울었다면 의식을 잃은 건 아닙니다. 울고 난 후 언제 넘어졌나 싶게 잘 놀면 일단은 안심입니다. 그러나 이후 3일간은 구토를 하는지, 평소보다 처지지는 않는지, 얼굴 모양이 비대칭을 이루지는 않는지, 한쪽 팔다리가 마비되지 않는지 등을 잘 관찰해야 합니다. 3일간 지켜봐도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