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17일 연중 6주간 금요일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34─9,1
그때에 34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군중을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3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3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37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38 절개 없고 죄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9,1 예수님께서 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죽기 전에 하느님의 나라가 권능을 떨치며 오는 것을 볼 사람들이 더러 있다.”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사람
나는 변덕이 아주 심한 사람입니다. 변덕도 하나의 덕이라면 열심히 수련해서 그 변덕을 없앨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수덕(修德)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조변석개’(朝變夕改)로 변덕을 부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나는 비교적 손재주가 좋아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기를 잘하는 편인데 그 방면으로 계속해서 수련하고 정진했으면 지금쯤 유명한 서예가나 화가가 되었을 텐데 나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또한 변덕을 부리지 않고 한 직장에서 한 우물을 팠다면 지금쯤 마음 편하게 있었을 텐데도 변덕을 부려 모두를 망치기도 했습니다.
공부하거나 재능을 연마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인내가 필요하고, 자신을 이기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런 노력도 별로 없이 변덕을 부리기 때문에 수련해도 소용이 없는 삶이 되었습니다. 나는 다시 결심합니다. 이 요변덕(妖變德)에서 벗어나 꿋꿋하게 자신을 지켜 나가야 한다고 결심합니다.
‘변덕’(變德)은 <이랬다저랬다 잘 변하는 태도나 성질>을 말하고 있습니다. ‘변덕이 죽 끓듯 한다.’는 말에서처럼 샘솟는 욕심 때문에 많은 일을 저지르고 그 뒷감당을 하지 못해서 가족들이 많은 고생을 했고, 내 주변의 사람들이 많은 고생을 하였습니다. 나는 개구리가 튀듯, 죽이 끓듯 어디에서 불쑥 튀어나와 방울을 만들었다가 금방 꺼져버리고 다시 방울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아침에 잠깐 마음을 모아 기도하면서 오늘은 이런 일을 이렇게 하겠다고 결심하고는 저녁이 되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잘 하기도 하고, 피정이나 연수회에 가서는 열심히 나의 십자가를 잘 지고 가겠다고 다짐을 하고는 하루가 다 되지 않아서 그 결심이 유야무야 되어 버리고 맙니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있지만 나는 작심 세 시간도 되지 못하는 때가 많이 있습니다. 묵상을 할 때에도 진득하게 어떤 주제를 가지고 묵상하다가도 금방 다른 생각에 빠져 버리고, 공부도 하기 싫어서 진득하게 붙어 앉아 있지를 못합니다. 나는 그렇게 변덕을 부리면서 살고 있습니다.
노자의 도덕경에 ‘신종여시 즉무패사’(愼終如始 則無敗事)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종말에 가서 조심하기를 처음 시작할 때 같이 한다면 실패하는 일은 없다.>라는 뜻으로 새길 수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거나 행동하면서 마무리를 지을 때 ‘그 일을 처음 시작할 때와 같이 조심성을 가지고 일을 한다면 실패하는 일이 없다.’라는 말입니다. ‘초지일관’(初志一貫)이라는 말도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어서 쉽게 그 뜻을 새길 수 있습니다. ‘초지일관’(初志一貫)은 <처음 정한 뜻을 굴피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을 말하고 있으니 결국 변덕스러운 나에게는 큰 교훈이 아닐 수 없습니다.
크리스천으로 살고자 하면서 매일 새롭게 결심하는 것은 ‘내 자신을 버리고 내 십자가를 지고, 죄를 짓지 말고, 사랑하면서 살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잘 지키지 못하고 매일 거스르며 살고 있으니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예수님과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라고 역설적으로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절개 없고 죄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절개 없고, 죄 많은’ 세대라고 당시의 상황을 말씀하십니다. 지금도 그와 같은 세대입니다. 지금은 예수님의 세대보다 더 절개 없고, 죄 많은 사회일 것입니다.
사람이 어떤 신념이나 신의를 굽히지 않고 굳게 지키는 꿋꿋한 태도나 지조와 정조를 깨끗하게 지키는 품성을 절개(節槪/節介)라고 말합니다. 변덕을 부리지 않고 항상 그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을 또한 말하기도 합니다.
진정한 크리스천이 되기 위해서는 신종여시(愼終如始)하고 초지일관(初志一貫)하는 자세로 절개를 지키고, 죄 짓지 않는 생활을 해야 하겠습니다. 나처럼 변덕이 심하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입니다. 매일 거울을 보면서 진정한 크리스천이 되기를 결심하였다면 저녁에 후회 없는 는 보람을 갖도록 주님께서 은총으로 이끌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