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재림과 지상재림 - 그럼 예수재림 두 번?
이단들에 의해 오용되는 성경구절 살전 4:16~17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 즉 재림은 모든 믿는 자들의 공통된 소망이다. 주의 다시 오심을 사모하는 성경구절은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구절이 아마도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계 22:20 하)일 것이다. ‘마라나타’(μαράνα θά, “주께서 임하시느니라” 고전 16:22)란 용어도 주님의 다시 오심을 기대하는 의미로 잘 알려졌다.
문제는 일부 이단자들이 예수님의 재림을 ‘공중재림과 지상재림’으로 분류해서 사용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예수님의 재림이 두 번 일어난다는 말이다. 어떤 이단측에서는 ‘공중재림과 지상강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재림과 강림은 다르다고 주장한다. ‘재림 두 번’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고자 헬라어까지 사용하여 자신들의 교리를 강조하지만 용어상의 차이는 없는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에 불과하다.
‘공중재림과 지상재림’을 구분하는 이들의 주장은 대체로 이렇다. 예수님께서 재림하실 때 먼저 공중에 재림하여 7년을 머물게 된다고 한다. 그 때의 공중의 장소를 대기권 시작점으로 말하는 이도 있다. 예수님께서 공중재림할 때 예수님을 믿었던 이들이 그곳으로 끌어올려(흔히 ‘휴거’라고 말한다)가 예수님을 맞이한다고 한다. 예수님과 함께 7년을 공중에서 머물게 되는데 그 때 지상에서는 소위 ‘7년 대환란’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지근한 신앙인들은 지상에 남겨지게 된다. 그들은 7년 대환란의 극심한 고통의 때를 참고 견디어야 한다. 7년 후 예수님의 지상재림 때까지다. 배도하면 끝장이다.
지난 1992년 한국사회는 시한부종말설로 몸살을 앓았다. ‘92년 10월 28일 예수재림’설 때문이다. 이 때 대부분의 시한부종말설의 기본 스토리(story)가 위와 같은 내용이다. 당시 시한부종말론자들은 ‘미련하게 7년 대환란을 겪지 말고, 10월 28일 재림을 믿자’고 설득하기도 했다.
과연 예수님의 재림이 두 번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일까? 소위 ‘이중재림’을 주장하는 이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성경구절이 데살로니가전서 4:16~17이다. 그 구절이 이중재림을 설명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주께서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 소리로 친히 하늘로부터 강림하시리니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자들이 먼저 일어나고 그 후에 우리 살아남은 자들도 그들과 함께 구름 속으로 끌어 올려 공중에서 주를 영접하게 하시리니 그리하여 우리가 항상 주와 함께 있으리라”(살전 4:16-17, 개역개정).
위 본문을 있는 그대로 보면 예수님께서 재림하실 때 믿음을 가지고 죽은 이들이 먼저 일어나고 그 후에 살아남아 있는 자들이 공중으로 끌어올려짐을 당해 공중에서 예수님을 만난다는 것이다. 헬라어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한 NASB 성경도 크게 다르지 않게 기록해 놓았다. 의역에 좀 더 많이 기울어진 공동번역이나 그 중간적인 번역 원칙을 가지고 있는 NIV도 비슷하다. 참고해 보면 아래와 같다.
“For the Lord Himself will descend from heaven with a shout, with the voice of [the] archangel, and with the trumpet of God; and the dead in Christ shall rise first. Then we who are alive and remain shall be caught up together with them in the clouds to meet the Lord in the air, and thus we shall always be with the Lord”(살전 4:16~17, NASB).
“명령이 떨어지고, 대천사의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하느님의 나팔 소리가 울리면 주님께서 친히 하늘로부터 내려오실 것입니다. 그러면 그리스도를 믿다가 죽은 사람들이 먼저 살아날 것이고, 다음으로는 그 때에 살아남아 있는 우리가 그들과 함께 구름을 타고 공중으로 들리어 올라가서 주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항상 주님과 함께 있게 될 것입니다”(살전 4:16~17, 공동번역).
“For the Lord himself will come down from heaven, with a loud command, with the voice of the archangel and with the trumpet call of God, and the dead in Christ will rise first. After that, we who are still alive and are left will be caught up together with them in the clouds to meet the Lord in the air. And so we will be with the Lord forever”(살전 4:16~17, NIV).
문제는 공중에서 예수님을 만난다는 말은 분명히 나타나 있는데 그곳에서 7년 동안 머무른다는 의미가 전혀 없다. 만약 위 성경구절(특히 밑줄 친 부분)에 ‘공중 머무름’의 의미를 넣으려고 하는 순간에 보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된다. 그 다음 문장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항상 주와 함께 있으리라”(살전 4:17 하).
영문 표현을 보면 ‘always’나 ‘forever’가 들어있다. 계속해서 또는 영원히 그 공중에서 머물러 있겠다는 의미와 곧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재림하시어 공중에서 ‘항상’, ‘언제나’, ‘영원히’ 머물러 계신다는 것은 다른 성경구절들의 내용과 상충된다.
공중재림을 입증하려고 몇몇 성경구절을 더 제시하는 이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사도행전 1:11과 요 14:3이다.
“가로되 갈릴리 사람들아 어찌하여 서서 하늘을 쳐다 보느냐 너희 가운데서 하늘로 올리우신 이 예수는 하늘로 가심을 본 그대로 오시리라 하였느니라”(행 1:11, 개역성경).
“가서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요 14:3).
위 두 구절이 공중재림, 특히 공중 머무름을 입증하는 것이라면 다음과 같이 이해되어져야 할 것이다. 예수님의 승천을 언급하고 있는 사도행전 1:11은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승천하시면서 공중에서 7년 동안 머물다가 감을 본 것이라 해야 한다. 그래야 ‘본 그대로 오시시라’는 구절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또한 요한복음 14:3은 예수님께서 그의 제자들을 위해 마련할 처소가 공중에서 7년간 머무를 장소라고 해석되어져야 한다. 과연 위 두 구절을 그렇게 이해해도 되는가.
살전 4:16~17은 예수님의 공중재림과 지상재림, 즉 이중재림을 말해주는 구절로 사용될 수 없다. 이는 같은 성경인 살전 5:2의 “주의 날이 밤에 도적 같이 이를 줄”이라는 내용과 어긋난다. 예수님의 재림이 ‘갑자기’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말이다. 골 3:4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그 때에 너희도 그와 함께 영광중에 나타나리라”는 예수님 재림 때 그의 자녀들이 ‘모두 함께’ 영광 안에서 나타나게 된다는 구절과 연결을 지을 수 있다.
이필찬 교수는 이를 정리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본문(살전4:16-17)에서 성도들이 공중으로 끌어올림을 받는 것은 그리스도를 영접하기 위한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지 공중으로 끌어올림을 받은 후 어느 일정 기간 동안 공중에 존재한다는 것을 본문은 말하고 있지 않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 예수님이 재림할 때 그의 자녀들이 공중에서 주를 영접하는 것은 맞지만, 그곳에 머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공중에서 영접한 후에 곧바로 이 땅으로 강림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것이 ‘도적과 같이 이른다’(살전 5:2)는 것과 ‘모두 함께 영접’(골 3:4)한다는 구절 등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
F.F 부르스는 살전 4:16~17의 강조점을 “그리하여 우리가 항상 주와 함께 있으리라”(4:17 하)에 두었다.‘공중’이라는 의미가 그 구절에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나치게 강조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다. ‘함께 있음’을 축복의 절정을 나타내는 것이라 강조했다. 즉, 이중재림이라는 없는 의미를 집어넣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존 스토트도 ‘공중’을 어느 특정한 ‘지역’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예수님의 재림은 이중적인 게 아니다. 한 번에 이루어지는 사건이다. 살전 4:16-17 역시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계 1:7과 연결시켜 보면, 예수님의 재림 시에 모든 이들이 그 사건을 보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자녀뿐 아니라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자들도 마찬가지다. 요한계시록 마지막 부분에서는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고 언급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의 소망 중 소망의 표현이다. 어느 것 하나도 이중재림을 의미하지 않는다.
출처: 교회와 신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