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역驛이라면 좋겠다
東林 곽춘진
삶이 역이라면 좋겠다
역마살驛馬殺 끼어 마음 헛짚고
쏘다닐 때도
이 간이역簡易驛을 찾았던가
사람의 마음까지 데불고
항시 한 곳에 넉넉한 자리 지키며
서 있는 그 간이역
아무역 일지언정 내 삶 다독이며
쾌히 하룻밤 함께 쉼터가 되어준
적막한 그 자리에
마음씨 고운 역장이 피워준 난로가
간이역과 하나되어 마음 데워준다
늦도록 뒤척이다 잠든 듯 한데
잠 들깬 이 간이역에 여명이 오면
내 삶 소리없이 지는 것 처럼
밤새 화려했던
난로의 불씨도 사그라 들고
한 밤 함께한 달님 별님들의 소멸은
또 어이 할꼬
내 속에 스멀거리던 역마살이 쉬어갈 곳
그 삶이 역이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