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무게 등에 지고
허리 굽은 노송 하나
산마루 바위 곁에 서서
묵묵히 세상을 바라본다
첫 뿌리 내리던 날
흙은 얕고 세상은 거칠어
비는 칼이 되고 바람은 밤새
몸을 꺾어 등껍질 갈라놓고
설한풍은 숨조차 얼려
굽은 줄기는 고통이 새겨지고
꺾인 가지엔 슬픔이 매달려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상처 난 자리는 새살이 돋고
찢긴 가지에 잎은 다시 피어나
슬픔은 뿌리가 더 깊어지고
고통은 줄기가 더 단단해졌다
오늘도 노송은 비바람 속에서
긴 세월 견디며 힘겹게 살아온
삶의 나날들 굽은 등에 지고
푸른 하늘 품은 채 홀로 서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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