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반의 벚꽃
벚꽃의 절정은 지난주였나보다. 군산의 벚꽃은 다 떨어지고 잎이 돋는다.
이번 라이딩은 해미읍성에서 출발하여 벚꽃의 명소인 개심사와 용유지를 들러서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보고
용현리로 이동하여 마애삼존불상을 감상하고 약간의 차도와 임도를 따라 덕산을 경유해서 가야산 정상을 찍고 해미읍성으로 돌아 올 예정이다.
6시30분에 출발
해미읍성 동문 무료 주차장에 도착
해미읍성
고창읍성, 낙안읍성에 이어 조선시대 3대 읍성 중 하나인 해미읍성은 평지에 자리잡은 석성이다.
고려 말 침략하는 왜구들을 방어할 목적으로 조선초에 축성되었다.
이순신 장군도 이곳에서 10개월간 근무하기도 했다.
천주교도들을 탄압한 병인박해(1866) 당시 1,000여 명의 천주교 신도들이 잡혀 와 고문을 받고 처형당한 순교 성지이기도 하다. 수령이 300년 넘은 회화나무 뒤에 옥사가 있는데 이곳에 수감된 천주교도들을 끌고 나와 이 나뭇가지에 철삿줄로 신자들의 머리채를 매달아 고문하였으며, 현재까지도 철사줄이 박혀 있던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 있고, 폭풍으로 부러져 외과수술을 시행하였으나 재차 부패되어 2004년 4월에 외과 수술 및 토양개량 등을 거쳐 보호관리되고 있다.(안내판의 내용)
2014년 교황 방문으로 국제성지로 지정됨.
가슴 아픈 역사가 전해지는 해미읍성이지만 그래도 아이들 뛰어놀기 좋아요.
오늘 라이딩은 왠지 수학여행 같네요.
여러개의 길 이름
해미읍성에서 황락저수지의 끝단에 다다르면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오른쪽은 일락사로 가는 길이라서 우리는 개심사로 향하는 왼쪽 길로 달린다.
아라메길이 무슨 뜻인가 검색하니
바다의 고유어인 '아라'와 산의 우리말인 '메'를 합친 말이란다.
바다와 산을 볼수있는 친환경 트레킹 코스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말이죠 '아라'는 순우리말의 고유어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내 관심이 없어 그러거나 말거나지만
충남 가야산 자락에는 길에 이름을 많이 지어서 한곳에 여러 이름을 가진다.
큰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알아서 나쁠건 없잡수.
개심사 뒷쪽으로 들어가는 내리막 길.
충남 4대 사찰 중 하나 사계절 아름다운 공간
가야산 자락에서 고즈넉하기로 이름난 절집 중 하나가 개심사다.
휘어진 나무를 그대로 기둥으로 삼아 소박한 아름다움이 인상적인 절집이지만
4월의 봄에 개심사를 대표하는 건 뭐니뭐니해도 벚꽃이다.
개심사 경내에 피는 왕벚꽃과 유일하게 이곳에서만 피는 청벚꽃은 탐스럽기로 이름났다.
벚꽃이 필 때면 절집이 온통 행락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이유다.
아니나 다를까 개심사에 도착하니 발 디딜틈이 없다.
마음을 열려고 오는 곳인데 코로나를 의식하다보니 얼른 기념사진 촬영을 마치고 절문을 나선다.
통제하는 비밀통로
용비지는 사유지라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공공연한 비밀통로를 통한 후기를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 중 첫번째 통로로 철인시대님이 안내했다.
아뿔싸 이게 웬일! 목장 울타리 너머에서 목장 직원이 출입을 제지하고 있다.
새로 부임하신 소장님이 목장 전역을 철저히 출입 통제하라는 특별 지시가 내려졌다는 것이다.
본래 이름은 용유지이지만 용이 날아가는 형상이라고 해서 흔히들 용비지(龍飛池)라고 부르기도 하죠.
오늘은 용비지(用非池)라고 우겨야 겠네요 '용을 써봐도 비집고 들어갈 수 없는 저수지'
벚꽃을 보러 밀려드는 상춘객 차량 행렬만큼이나 아쉬움이 길지만
우리 일행은 다음 행선지로 달려간다.
개방된 통로
목장길을 따라 고풍저수지로 가던 중에 울타리가 없는 곳을 발견했다.
목장 측에서 필요에 따라 이용하려고 울타리를 없앤것 같다.
잠시 쉬어갈겸 푸른초원을 영화 촬영하듯 이리저리 달려본다.
백제의 미소 마애삼존불상
삼존불 입구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오르막 계단을 확인하고 주저없이 멜바로 돌입한다.
자전거를 두고 다녀오길 바랬던 예상이 빗나갔다.
자원봉사 안내자분들의 화이팅! 응원에 힘이 솟는다.
발견 아닌 발견으로 알려지는 마애삼존불.
이곳사람들은 이미 삼존불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삼존불 발견자(홍사준 박사)에게 처음 정보를 제공한 나무꾼이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부처님이나 탑 같은 것은 못 봤지만유, 저 인바위에 가믄 환하게 웃는 산신령님이 한 분 있는디유.
양 옆에 본마누라와 작은마누라도 있시유.
근데 작은마누라가 의자에 다리 꼬고 앉아서 손가락으로 볼따구를 찌르고 슬슬 웃으면서 용용 죽겠지 하고 놀리니까
본마누라가 장돌을 쥐고 집어 던질 채비를 하고 있시유"
불상의 모습을 친근하게 잘 묘사하지 않았나요. 나무꾼의 해석이 재미있기도 하고요
안내판에는 "따뜻하고 넉넉한 미소를 머금은 제화갈라보살 입상, 장쾌하고 넉넉한 미소를 머금은 석가여래상, 천진난만한 소년의 미소를 담은 미륵반가사유상"이라 쓰여 있습니다.
불상의 미소가 빛의 방향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답니다. 아침에는 밝고 평화로운 미소, 저녁에는 은은하고 자비로운 미소를 볼 수 있다 합니다.
감상하기 가장 좋은 시간대는 10-11시라고 하는데 딱 맞춰 왔네요.
"거대한 화강암 위에 양각된 이 삼존불은 그 어느 것을 막론하고 말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인간미 넘치는 미소를 띠고 있다.본존불의 둥글고 넓은 얼굴의 만족스런 미소는 마음좋은 친구가 옛 친구를 보고 기뻐하는 것 같고, 그 오른쪽 보살상의 미소도 형용할 수 없이 인간적이다. 나는 이러한 미소를 '백제의 미소'라고 부르기를 제창한다." 김원룡교수(고고미술사학자)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에 나오는 내용이다.
도(道)를 잃다
시간에 맞춰 적당한 장소를 찾아 점심도 먹고 다시 가야산으로 서둘러 달려간다.
고풍저수지에서 옥계저수지까지의 이동 중에 약간의 차도와 임도 다시 차도를 지나는 길이 너무 좋았다.
가야산 정상으로 가는 원효봉길 초입의 농장에서 특이한 복숭아꽃에 홀려 사진 찍다 길을 잃었다.
봄날의 꽃들 중에 같은 분홍색의 진달래와 달리 복숭아꽃은 유혹하는 뭔가가 있다.
도화살, 도색잡지의 도는 모두 복숭아 도자다.
안장통 대신 다리근육에 무리
지난 국사봉 라이딩때에 발목을 접질러 고생하고 있는 철인시대님.
비앙키 MTB가 수리중이라서 오늘은 안장없는 MTB와 함께하고 있다.
발목 부상에 안장없는 MTB로 오랫만의 장거리 라이딩이 몸에 무리를 주었나봅니다.
댄싱 자세로 이번 라이딩 소화하다니 대단합니다. 꿀벅지. 찰벅지. 철벅지.
노약자나 어린이, 임산부는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 ㅎㅎ
정상에서 탄로난 무식
예산군, 서산시, 당진군에 걸쳐 있는 가야산은 합천의 가야산과 한자가 같다.
유식하게 한자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
가야산 정상에 도착했는데 정상 표지석을 못찾고 헤매다가 한자로 새겨진 표지석과 마주쳤다.
원효대사가 지나던 길이라는 의미로 해석하여 '계'자를 '순'자로 읽고 말았다. 아유 쪽팔려! 무식 탄로 났네!!!
원효봉중계소 한 자 배우고 갑니다.
어쨌든 한자와 길을 헤매다가 가야산 정상 표지석으로 가는 길을 용케 찾아 들었다.
우린 가야할 산에 온 것이다.
하산은 석문봉을 거쳐 가는 걸로 계획했으나 시간과 몸 상태를 고려하여 급변경하였다.
가야산을 다운힐하여 차도를 이용하여 해미읍성으로 빠르게 원점회귀하였다.
서산의 9경중 개심사, 한우목장, 마애삼존불, 가야산, 해미읍성등 5경을 관광하고 무사히 라이딩을 마쳤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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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철인시대 작성시간 21.04.21 사진 틀이 예술이네요~ 정성을 많이 들이신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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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만산홍엽 작성시간 21.04.21 사무실 컴퓨터가 느려서 사진을 다 볼 수가 없네요 ㅠ.ㅠ
집에가서 다시 봐야겟어요^^ -
작성자박대박 작성시간 21.04.21 배경속에 제가 어울릴수 있어서 감동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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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철인시대 작성시간 21.04.25 덕분에 업데이트 되는 재미를 느껴서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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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철인시대 작성시간 21.05.03 댓글도 업데이트 합니다~ 후기 즐감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