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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속에,글 속에

폭우 - 다시, 톰 웨이츠에게/강정

작성자프리맨|작성시간26.06.06|조회수0 목록 댓글 0

폭우 - 다시, 톰 웨이츠에게/강정

 

 

훈제오징어 다리처럼 살이 휘어진 우산은 받치는 둥 마는 둥

몸을 홀딱 적신 채

급류에 떠밀려온 인어공주라도 기다리는 양

멀찍이 고개를 돌렸죠

그랬더니 내가 기다리던 게 정말 인어공주였다는 걸 깨닫고는

그만 그 자리에서 온몸이 줄줄 흘러내렸어요

우산들이 거꾸로 뒤집어져서는 대로 위를 둥둥 떠다니고

지하철역 입구에선 막 태어난 새떼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는 빗방울에 섞인 몸을 받아먹데요

모든 음악이 인어의 신음소리로 들리니

이제 인간의 사랑은 글렀더라

이렇게까지 말하는데도

인어의 신음소리가 무어냐고 묻는 당신,

내 사랑이 아니어라

지구가 이토록 열렬히 물집을 터뜨리고

새와 물고기가 허공에서 살을 맞대 온갖 울음 토해내는데

인간의 말이 따로 어디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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