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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속에,글 속에

폭우/오은

작성자프리맨|작성시간26.06.06|조회수0 목록 댓글 0

폭우/오은

 

 

한 달 치의 일들이

하루 새 벌어졌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주제넘게 실현되었어

 

도박꾼은

평생 써도 모자랄 돈을 다 써버렸어

미망인은

평생 흘릴 눈물을 다 쏟아버렸어

 

터진 수도관은 분수도 모르고

분수를 내뿜었어

시원한 것은 순간이었어

그다음에 찾아오는 것은

시원시원한 고통이었어

 

막아도 막아도

어떻게든 쏟아져 나오는 게 있었어

 

그것의 이름은 잊어버렸어

애써도 애써도

끝끝내 쓸 수 없는 것이 있었어

 

애타도 애타도

도저히 타지 않는 것이 있었어

 

노다지에 손대고 싶었어

노다지라고 하니까

더 손대고 싶었어

그것의 모양은 잊어버렸어

그것의 색깔은 잊어버렸어

 

먹어도 먹어도

기어이 파고드는 것이 있었어

벌레 먹은 배를 움켜쥐며

 

한 달 치의 일들을

하루 새 떠올렸어

감히 실현 될 수 없는 일들이

주제도 모르고 떠올랐어

 

그 틈을 비집고

남은 것들이

여남은 것들의

전부인 양

무너져 내렸어

 

시원처럼 원 없이 아득해졌어

개지 않은

리듬만 남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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