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몽상/이시영
아침에 일어나면 여기가 어디지 하고 아주 잠깐 놀랄 때가 있다. 서울이고 마
포고 십칠년째 살아온 그 방 여전한 침대건만 나는 이 낯선 영혼의 시간, 이 세
상이 아닌 듯한 처음인 곳이 좋다. 그것은 밤사이 내 정신이 육체를 떠나 아주
먼 곳을 서성이다(어쩌면 열사의 후끈한 바람 부는 안드로메다 성좌까지!) 이
제 막 제 거소를 찾아 문밖에 도착했다는 신호! 그분이 돌아오면 내 늙은 몸은
일어나 모자를 벗고 정중히 인사해야지. "안녕하십니까, 따르꼬프스끼 씨! 집
에는 별고 없으십디여?" 그러면 따르꼬프스끼 씨는 촬영 도구를 챙기다가
햇빛을 역광으로 받아서인지 이마를 약간 찡그리며 대답하겠지. "당신 배역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빨리빨리 세수하고 이발 닦으시오!" 그럼 나는 공손하
게 일어나 다시 한번 인사해야지. " 그런데, 지금, 여기가, 어디지요?" 그때 저
맘치 어디에서 수탉의 울음소리가 째지듯 들려왔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