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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속에,글 속에

유물론/박일만

작성자프리맨|작성시간26.06.20|조회수1 목록 댓글 0

유물론/박일만

 

아버지가 아프시다

용하다는 점쟁이는 부적을 권장하고

신통방통 보살님은 치성을 주장하고

도립병원 추천받아 간 대학병원에선

묻지도 다지지도 않고 입원수속 속전속결

 

그래도 아버지가 아프시다

부적값에 골몰한 점쟁이는 한판 굿을 주문하고

삼천 배가 힘들면 경전을 사서 보라는 보살님

현대적인 의사는 대책없이 더 입원하라는

 

아버지가 아프시다

팔순 초입에 정신 줄을 놓으셨다

주워온 물건들을 집안에

주야장천 들여놓는 아버지

 

아버지가 모질게 아프시다

식속들 끼니 걱정이 불러온 병

평생 가난 탈출이 유일한 업이었던 아버지가

팔순에 당도하자 그렇게 아프시다

평일도 휴일도 없이 아득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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