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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속에,글 속에

소리의 집/길상호

작성자프리맨|작성시간26.06.22|조회수1 목록 댓글 0

소리의 집/길상호

 

그 집은 소리를 키우는 집,

늑골의 대문 열고 마당에 들어서면

마루에 할머니 혼자 나물을 다듬거나

바람과 함께 잠을 자는 집,

그 가벼운 몸이 움질일 때마다 삐이걱

가느다란 소리가 들려오는 집,

단단하게 박혀 있던 못 몇 개 빠져나가고

헐거워진 허공이 부딪히며 만드는 소리,

사람의 세월도 오래 되면 소리가ㅑ 된다는 듯

할머니 무릎에서 어깨 가슴팍에서

이따금 들려오는 바람의 소리들,

아팠던 곳이 삭고 삭아서 만들어낸

관악기의 구멍을 통해 이어지는 가락들,

나의 짧은 생으로는 꾸밀 수 없는

그 소리 듣고 있으면 내가 키워온 옹이

하나씩 빠져나가고 바람 드나들며

나 또한 소리 될 것 같은데

더 기다려야 한다고 틈이 생긴 마음에

촘촘히 못질하고 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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