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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속에,글 속에

가을의 집/최하림

작성자프리맨|작성시간26.06.22|조회수0 목록 댓글 0

가을의 집/최하림

 

 

 그의 집으로 가을이 들어갔다 마당의 풀꽃들은 벌써 떠나고 주인 내외도 출

타 중인지 현관문이 열려 있었다 나는 거실을 지나 주방으로 들어갔다 바람과

고양이들이 여름내 소란을 피웠던지 마룻바닥은 어지럽고 한밤중에는 풀벌레

울어 소리들이 층계를 타고 물처럼 흘러내렸다 나는 이층으로 올라갔다 층계

가 삐걱거렸다 나는 계속 올라갔다 계속 삐걱거렸다 나는 유리창을 밀었다 바

람이 오는 대숲 너머로 바다가 굽이치며 흘러가고 소리들이 흘러가고 섬과 섬

사이 돛단배가 정박해 있었다 돛단배가 나를 보며 아아아아 소리 질렀다 나도

돛단배를 보며 아아아아 소리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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