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나무 소네트
신정민
꿈틀거리는 애벌레 속으로
앵두나무 몸을 밀어 넣는다 밀어 넣을 때마다
애벌레 더욱더 꿈틀거린다 붉은 열매 6월이 꿈틀꿈틀
끌려 들어간다 허물 벗는 초여름마저 기어들자
우화를 꿈꾸는 앵두나무
날개 달고 세상 훨훨 날아 볼 양인데
뭐가 부족한지 자꾸만 두리번거린다
인적 없는 한 날 잡아 해탈하리라던 징그러운 약속
앵두나무라고 부르면 죽어 버릴 앵두나무
앵두나무 이름 전의 앵두나무
날갯죽지 가려워지길 기다린다
애벌레 몸속에서 앵두 붉게 익어 가는데
기별 없는 우화, 애타는 나무 한 그루
애벌레 몸속에서 꿈틀, 또 꿈틀거린다
― 시집 「뱀이 된 피아노」천년의시작, 2012)년
다음검색
스크랩 원문 :
좋은시바르게낭송하기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