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화원
김소연
겨울의 혹독함을 잊는 것은 꽃들의 특기,
두 말 없이 피었다가 진다
꽃들을 향해
지난 침묵을 탓하는 이는 없다
못난 사람들이 못난 걱정 앞세우는
못난 계절의 모난 시간
추레한 맨발을 풀밭 위에 꺼내 놓았을 때
추레한 신발은 꽃병이 되었다
자기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꽃들의 특기, 하염없이 교태에 골몰한다
나는 가까스로 침묵한다
위험한 사랑이 잠시 머물렀다 떠날 수 있게
우리에게 똑같은 냄새가 났다
조약돌들이 요란한 소리를 냈다
<현대문학> 201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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