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 시창작 강의
복효근
달빛 백짓장으로 펼쳐놓고
시창작법 가르치고 있다
말은 안 하고
춤으로 춤을 가르치는 춤선생처럼
시는 안 가르치고
온통 울음만 울어댄다
애주먹만한 가슴을 공명통 삼아
잘못 산 것을,
잘못 살 것까지를 뉘우쳐 통성기도하듯
운다
그 울음의 깊이로 말하면
바닥까지 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은
달빛의 칠흑 거울우물이다
2음보 혹은 3음보
수사가 화려하지 않다
울음은 모름직 이런 것이다
이윽고 몇 소절에는 핏자욱이 묻어나기도 해서
다는 아니더라도 사랑이 더러는
죽고 싶을 만큼
죽어도 좋을 만큼 아팠음을
그렇잖으면 시도 울음도 아니라는 듯 운다
유일한 진실이 있다면 그 핏빛
울음뿐이라고
무슨 시창작 강의가 붉은 달빛으로 흥건하다
<현대시학> 2012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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