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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쩍새 시창작 강의 / 복효근

작성자문근영|작성시간26.06.12|조회수13 목록 댓글 0

소쩍새 시창작 강의

 

                  복효근

 

달빛 백짓장으로 펼쳐놓고

시창작법 가르치고 있다

 

말은 안 하고

춤으로 춤을 가르치는 춤선생처럼

시는 안 가르치고

온통 울음만 울어댄다

 

애주먹만한 가슴을 공명통 삼아

잘못 산 것을,

잘못 살 것까지를 뉘우쳐 통성기도하듯

 

운다

 

그 울음의 깊이로 말하면

바닥까지 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은

달빛의 칠흑 거울우물이다

 

2음보 혹은 3음보

수사가 화려하지 않다

울음은 모름직 이런 것이다

 

이윽고 몇 소절에는 핏자욱이 묻어나기도 해서

다는 아니더라도 사랑이 더러는

죽고 싶을 만큼

죽어도 좋을 만큼 아팠음을

그렇잖으면 시도 울음도 아니라는 듯 운다

 

유일한 진실이 있다면 그 핏빛

울음뿐이라고

무슨 시창작 강의가 붉은 달빛으로 흥건하다

 

 

 

 

<현대시학> 2012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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