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 / 박성우
엄마가 마른 미역을
그릇에 담는 모습
지켜 본 뒤에야 알았어.
바짝 마른 미역.
발등에 물이 닿기만 해도
바다 속에서 살랑살랑 놀던
자신의 푸른 옛 모습.
고스란히 기억 해 내고
풀어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
말랐던 제 몸을
더듬어 낼 수 있었던 것은
마른 줄기 안에 바다를
꼭꼭 숨겨 두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
엄마가 몇 번이고
맑은 물에 미역을 헹구어 내도
바다 냄새를 풍기는 푸른 미역이
내 생일을 풀어내고 있었어.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다음검색
스크랩 원문 :
좋은시바르게낭송하기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