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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꽃과 새/오규원

작성자문근영|작성시간26.06.22|조회수21 목록 댓글 0

꽃과 새


                                      오규원





봄입니다 그리고

4월입니다


목련꽃이 피자 꽃몽오리에 앉았던 햇살이

꽃몽오리에서 즉각 반짝 하고 빛났습니다


목련꽃이 지자 이번에는 햇살이 꽃이 진 자리에

매달려 새 잎을 불러내고 있습니다


목련꽃이 지고 꽃이 진 자리에 잎이 날 동안 

목련꽃 곁의 울타리에서는


몽오리를 만들고 있던 개나리가 노오란

꽃을 불쑥 내밀었습니다


순간 꽃몽오리에서 밀려나던 햇살이 반짝하더니

다시 꽃몽오리에 와아아 ―― 붙었습니다


개나리 울타리 밑에서 민들레가

개나리와 같이 노오란 꽃을 만들고

양지 쪽 울타리 밑에서는 흙더미 위로

이제 겨우 채송화가 머리를 뾰족 내밀었습니다


그래도 성급한 벌들이 가끔 그 위를 날고

개미는 뾰죡한 채송화 머리 사이로 걸음을 옮깁니다


아, 물론, 새들은 꽃 피고 잎이 돋는 동안

꽃몽오리와 잎을 피해 나뭇가지에 앉았습니다





- 시집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 문학과 지성사, 2004년 68~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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