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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디젤차 구입을 찜찜하게 생각하는 분들에게 / 2018.06.21.

작성자아기곰[문웅]|작성시간18.06.21|조회수2,680 목록 댓글 6

여전히 디젤차 구입을 찜찜하게 생각하는 분들에게 / 2018.06.21.  
 
유로6 디젤차라고 모두 같은 게 아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디젤차를 누가 살까 싶지만 또 그렇지만은 않다. 가장 인기 있는 SUV의 상당수가 디젤이고, 여전히 디젤 엔진이 들어간 패밀리밴이나 세단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 얼마 전에도 지인이 디젤 SUV 구매를 고려 중이라며 의견을 물어왔는데 과연 지금 디젤차를 사도 되겠느냐는 것이었다. 
 
툭 하면 터지는 배기가스 조작 의혹들로 인해 믿을 만한 디젤차를 찾는 게 소비자에게는 쉽지 않다. 중고차 가격도 고려해야 하고, 괜히 차 잘못 샀다 질소산화물 뿜어대는 디젤차 오너라며 안 좋은 시선을 받는 것도 불편할 뿐이다. 지인의 질문에 1년 정도만 기다려 보자고 답했다. 1년 후에는 상황이 어떻게 달라지는 걸까? 
 
◆ 디젤 유로6라고 다 같은 게 아니다 
 
디젤차에 대한 배출가스 규제는 1992년 EURO 1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이후 계속 규제가 강화되기 시작해 2014년 9월에는 유로6, 좀 더 정확하게는 EURO 6b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EURO 6b는 문제가 되는 디젤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80mg/km을 넘어가서는 안 된다. 
 
제조사들은 이 기준을 각자의 방법을 동원해 만족시켰다. 하지만 사실은 실험실에서만 법적 기준치를 맞추는 것이었을 뿐, 실제 도로에서 달릴 때 내뿜는 질소산화물의 양은 기준의 수 배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디젤 게이트가 터졌고, 그렇지 않아도 연비 측정이나 배출가스 측정을 강화하고자 노력했던 유럽연합은 실제 도로에서의 배출가스도 측정해 정한 기준치를 넘어가면 차를 팔지 못하게끔 법을 강화하게 된다. 
 
EU는 유로6b를 2017년 9월 1일부로 EURO 6c로 한 단계 더 강화했다. 새롭게 형식 승인을 받아야 하는 디젤차는 과거보다 더 현실 주행 상황이 반영된 연비 측정법(WLTC)에 맞춰 기준치 (80mg/km)를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 까다로워진 것이다. 다만 계속 판매되고 있던 모델들은 유예 기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 EURO 6c는 최근 다시 2019년 말로 한정해 EURO 6d-TEMP로 강화됐다. 실험실뿐만 아니라 실제 도로 위를 달리며 배출가스를 측정(RDE)하는 단계에까지 오게 된 것이다. 다만 실제 도로에서 측정한 질소산화물의 허용 기준치는 실험실 것과 달리 168mg/km으로, 제조사들의 강력한 요구에 EU가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2020년부터는 실도로에서 측정되는 질소산화물 기준치는 120mg/km(EURO 6d)으로 다시 강화된다. 그리고 이 기준은 점점 더 강화돼, 50mg/km 수준까지 떨어뜨리고자 하는 것이 유럽의 계획이다. 그렇다면 EURO 6d-TEMP 규제에 대응하는 디젤차는 실제 도로 위에서 얼마나 질소산화물을 내뿜고 있는 걸까?
 
◆ 3대의 디젤차가 보여준 결과 
 
독일 운전자클럽 아데아체(ADAC)는 지난 4월 말 3대의 디젤 자동차가 내뿜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공개했다. 테스트는 모두 4가지 방법으로 이뤄졌다. 실험실에서 실시(WLTC)했을 때, 실도로 측정법에 맞춰 실시했을 때, 그리고 아데아체가 실도로 측정법보다 더 강화된 기준(주간 전조등 및 에어컨을 켜고, 200kg 수준의 화물 적재 등)으로 자체 테스트인 에코테스트를 실시했을 때, 그리고 마지막으로 좀 더 거칠게 고속도로에서 에코테스트를 실시했을 때 등이었다. 
 
우선 BMW X2 20d 오토매틱 (사륜) 모델은 실험실에서 13mg/km의 질소산화물만을 배출했다. 기준치 80mg/km을 한참 밑도는 결과였다. 실도로 테스트의 결과는 23mg/km. 이 역시 경계선인 168mg/km보다 아래였던 것은 물론 실험실 기준도 충분히 만족시켰다. 
 
실도로 테스트를 강화한 자체 에코테스트 결과 역시 31mg/km으로 우수한 결과를 보여줬다. 다만 고속도로에서 실시한 에코테스트에서만 84mg/km으로 실험실 기준을 살짝 넘겼을 뿐이다. 
 
푸조 308 왜건 자동변속기 모델의 결과는 더 인상적이었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4가지 상황에서 테스트 결과가 큰 편차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실도로(RDE)테스트에서 가장 낮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보여줬다. 푸조와 시트로엥이 디젤 게이트 이후 발 빠르게 실도로 테스트에 대응한 결과였다. 
 
마지막으로 볼보 XC60 사륜 디젤 모델도 테스트됐다. 결과는 앞의 두 모델과 달리 편차가 좀 컸지만 고속도로에서 극단적으로 운전했을 때의 결과를 제외하면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역시 기준치를 밑돌았다. 
 
아데아체의 자료 외에도 환경단체나 그 밖의 실도로 측정을 하는 일반 기업의 결과를 봐도 확실히 EURO 6d-TEMP에 대응하는 디젤차들은 안정적으로 질소산화물을 배출하고 있다. 이런 정도라면 충분히 디젤차는 배출가스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요소수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아우디·벤츠 모델은? 
 
그렇다면 이쯤에서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지난 5월 독일에서 아우디 일부 유로6에 해당하는 디젤 모델이 요소수를 배출량을 임의로 조절했다는 의혹을 독일 정부로부터 받고 조사 중인데 여기에 EURO 6d-TEMP에 해당하는 자동차는 없는 것인가?' 
 
의혹을 받고 있는 아우디 A6의 경우를 보면, 가장 최근에 공개된 모델(C8)과 다른 C7이 해당한다. 벤츠 역시 최근 일부 모델이 요소수와 관련한 조작 의혹으로 대량 리콜 조치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EURO 6d-TEMP가 아닌 유로6b에 해당하는 엔진들이다. 따라서 올해 EURO 6d-TEMP에 맞추기 위해 엔진을 바꾼 디젤 모델들, 또는 세대교체나 새롭게 인증된 디젤차들은 요소수 조작과 무관하다 볼 수 있다. 
 
◆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사실 우리나라도 유럽과 같이 2017년 9월부터 새로운 배출가스 측정법(WLTP) 및 실도로 측정(RDE)에 따른 인증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르노삼성과 쌍용 등, 일부 제조사가 어려움을 호소, 실도로 인증은 2019년 9월로 연기됐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 코나 1.6 디젤 모델의 경우 유럽에서는 EURO 6d-TEMP에 해당되기 때문에 요소수를 분사하는 선택적환원촉매(SCR) 시스템이 장착돼 있지만 아직 실도로 테스트 인증을 받지 않아도 되는 국내용 코나에는 SCR 대신 성능이 떨어지는 LNT 방식이다. 
 
하지만 내년 9월부터 실도로 테스트가 시행되면 후처리 장치는 바뀌게 되고 그에 따라 배출가스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생산 모델뿐 아니라 수입 모델 모두 실도로 주행 테스트까지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모든 디젤차는 유로6b가 아닌 EURO 6d-TEMP로의 전환은 불가피해진다. 
 
따라서 배기가스 문제 등으로 인해 디젤차 사는 게 찜찜한 분들은 EURO 6d-TEMP 인증된 자동차를 선택하는 게 좋다. 그리고 구매 시기는 내년 9월 인증 절차가 바뀌는 시점과 맞추면 된다. 일부 이미 EURO 6d-TEMP에 대응한 모델이 판매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점을 분명히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유로6 디젤차라고 모두 같은 게 아니라는 것, 잊지 말아야겠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이완 칼럼니스트 : <모터그래프>와 <핀카스토리> 등에 칼럼을 쓰고 있으며 ‘이완의 카폐인’이라는 자동차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 독일에 살고 있으며, 독일의 자동차 문화와 산업계 소식을 공유하는 일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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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진진[황진수] | 작성시간 18.06.21 개인적으로 포르쉐,아우디, 폭스바겐 신형4.0디젤이 들어오지 못해 아쉬움이 큽니다(ㅠㅠ) 신형 디젤 :: 매력적입니다^^
  • 작성자캡문[문태환] | 작성시간 18.06.22 솔직히 차를 운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별로 걱정 없을 겁니다 단지 공해 라는 외부 문제가 크지요 기술적인 건 크게 생각치 않아요 할인이 크면 몰려 갈 뿐 ㅎ
  • 작성자edarani[박길남] | 작성시간 18.06.23 신형4.0디젤이 탑재된 아우디 콰트로라면 볼거없이 당연히 선택하겠네요 매우 많이기대됩니다 3.0디젤도 수동운전하면 스포츠모드가 무색할 만큼 토크감 주행성이 좋아요 너무 콰트로당 인가요?
  • 작성자제제파파[김상철] | 작성시간 18.06.23 글쎄요.
    배기가스 기준등급표를 보면, 디젤차는 3등급이하인데, 2등급까지 가능한 가솔린과 1등급인 전기차, 수소차가 좀더 안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나라에서 정하는 기준이 더 중요해서, 현재대로라면, 값비싼 디젤차를 지금 사는것은 상당히 위험해보이긴 합니다.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나라에서 인정해주지 않으면, 무의미해집니다.
    ㅜㅜ
  • 작성자A8L사랑[유태권] | 작성시간 18.07.05 디젤의 단점만 부각되는 현실이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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