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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미니 'JCW' 질릴 때까지 타고 싶으면?

작성자아기곰[문웅]|작성시간15.08.26|조회수549 목록 댓글 0

최강 미니 'JCW' 질릴 때까지 타고 싶으면? 



자동차 사진

 

【영종도(인천)=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인천 영종도에 있는 BMW 드라이빙 센터에 '하드코어' 드라이빙 프로그램이 신설됐다. '미니 드라이빙 아카데미 37'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을 붙여뒀지만, 실상은 '최강 파워 '미니 JCW'를 토할 때까지 타기'에 가깝다. 오전 9시40분 이론교육을 시작으로 점잖게 시작된 교육은 점점 열기를 더하며 서킷을 마구 주름잡다가 모터스포츠 이론 교육을 듣고 오후 6시50분에 끝난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참가자의 고급 주행 기술 증진'이라 밝히고 있지만, 오늘 참가자들은 어째 엉뚱한 곳에 뜻을 두고 온 듯하다. 진지하게 시작된 '안전운전교육' 시간부터 짓굳은 질문만 쏟아진다. "서킷에서 드리프트 해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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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미니 드라이빙 아카데미 37'은 미니 드라이빙 센터의 어드밴스 프로그램 이수 고객만 신청할 수 있는 미니의 '하드코어' 드라이빙 프로그램이다. 일반 고객은 80만원을 내야하고, 미니 쿠퍼S 및 JCW 오너는 37만1,200원에 참가할 수 있다. 또, 한 달에 딱 한 번 진행되며, 수강자 역시 6명으로 제한되는 '소수 정예 요원 양성 코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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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안전 및 주행 역학에 대한 이론 교육이 끝난 후 6명의 요원은 각각 미니 JCW의 핸들을 잡았다. 그리고 곧바로 핸들을 이리저리 돌렸다. 슬라롬, 급차선 변경, 급제동 등으로 가볍게 몸을 푼 일행은 바닥에서 분수가 솟아오르는 '저마찰로'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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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질맨질한 바닥에 물을 뿌려 놓으니 231마력짜리 핸들링 머신, 미니 JCW도 속수무책이다. 똘똘한 주행안정장치까지 없었으면 피겨스케이팅 선수처럼 ‘트리블 악셀’을 했을지 모른다. 미니 JCW는 지하주차장에 물을 뿌려놓은 듯한 이 길에서 제법 신통하게 중심을 잡는다. 역시 전륜구동이건 후륜구동이건, 몸이 가벼워야 민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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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 인스트럭터 손성욱 박사. 레이서 출신으로 모터스포츠 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


BMW 드라이빙 센터 2층 레스토랑에서 정찬을 먹으며 우리는 미니 JCW를 칭찬했다. 231마력의 파워도 뭉클했지만, 변속할 때마다 배기파이브 부근에서 터지는 화약 소리가 일품이다. 일행은 “이전 JCW는 솔직히 ‘왜 살까’ 했었는데, 이번 JCW는 쿠퍼S보다 확실히 수가 높다”는데 입을 모았다. 참고로 스파게티나 피자 등의 이탈리안 정찬이 준비된 점심식사는 ‘미니 드라이빙 아카데미 37’ 프로그램에 포함된 식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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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 후에는 바로 ‘배틀’에 들어갔다. 물이 뿌려진 커다란 원 선회로에서 두 대의 미니JCW가 들어가 서로의 꼬리를 쫓는 게임이다. 물론 그냥 빙글빙글 도는 게 아니다. 촘촘하게 놓인 삼각콘 사이를 요리조리 피하면서 달려야 한다. 미끄러운 바닥에서 팽팽하게 놓인 콘 사이를 휘저으면서 상대편을 따라 잡으면 되는데, 이게 정말 말처럼 쉽지 않다. ‘짜릿한’ 승부 덕분에 점심식사 후 식곤증은 근처도 오지 못하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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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오후 3시를 넘기면서 우리는 척추를 곧게 펴고 바짝 긴장해야 했다. 인스트럭터의 미니JCW를 따라 서킷으로 흘러 들어간 후 곧바로 속도를 올렸다. 배기파이프에서 백파이어가 ‘파바바바방~’ 터지면서 속도계를 꺾었다. 집중, 집중, 집중! 믿을 건 ‘집중력’ 밖에 없었다. 앞 차를 따라 팽팽한 곡선을 그리며 돌아야 하는데, 이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정신줄을 살짝 놓고 애인 생각이라도 했다간 바로 코스를 벗어나면서 흙먼지를 일으키게 된다.


6대의 미니 JCW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빨리 달렸다. 지금도 충분히 빠른데 무전기에선 “잘 따라오시니까 속도를 좀 더 올리겠습니다”가 흘러 나왔다. 선두에 선 인스트럭터는 이내 속도를 올렸다. 앞 차를 따라가기 힘들었다. 하지만 ‘좀 천천히 가 주세요’는 어디서도 나오지 않았다. 모두들 신경을 곤두세우고 핸들을 돌렸다. 속도는 더 빨라졌다. ‘제발 좀 천천히 가 주세요’가 입술 부근까지 나왔지만 차마 꺼낼 순 없었다. 오전에 있었던 안전운전 시간에 “시시하게 달리는 ‘드라이빙 스쿨’은 수도 없이 갔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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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가득 들어왔던 연료게이지는 슬슬 바닥을 향하고 있었다. 타이어도 많이 지쳐서 스티어링휠을 돌릴 때마다 비명을 질렀다. 체력이 바닥을 드러낼 즈음 속도를 줄여 안전지대에 모였다. 이번에는 인스트럭터가 동반석에 앉아 함께 트랙을 돌았다. 골프에서 주로 하는 ‘원 포인트 레슨’인 셈이다. 레이서 출신으로 대한민국 모터스포츠 박사가 된 손성욱 강사와 KSF 챔피언 이후 최근 CJ슈퍼레이스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정의철 선수가 직접 코스 공략법을 알려줬다.


‘원 포인트 레슨’ 이후 미니 JCW의 스피드는 훨씬 빨라졌다. 그리고 더 안정적으로 코너를 지배할 수 있었다. 말로만 듣던 ‘슬로우 인, 패스트 아웃’의 중요성, ‘아웃-인-아웃’으로 이어지는 팽팽한 레코드 라인의 저력을 몸 전체로 익혔기 때문이다.

 

정말 ‘토할 때까지’ 돌았다. 2.6km 서킷을 몇 바퀴 돌았는지도 모르겠다. 구불구불한 서킷이 손바닥처럼 익숙해질 정도로 돌았으니, 대략 40바퀴는 돈 것 같다. 절반을 잘랑거렸던 연료게이지는 90분 질주 뒤에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어깨가 몹시 뻐근했다. 그런데 또 달려야 한단다. ‘허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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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질주’는 짐카나(Gymkhana)였다. 또박또박 놓인 꼬깔을 요리조리 피해 정해진 시간 내에 들어오면 합격이다. 먼저 정의철 선수가 시범을 보였다. 꼬깔 사이를 문지르며 빠져나간 기록이 30초 초반인데, 커트라인이 32초라고 한다. 대한민국 최고 레이서가 30초 초반에 주파했던 코스를 32초 안에 들어와야 ‘수료증’을 준다는 얘기다.

 

골인지점에 세워진 커다란 시계가 가차없이 초를 쟀다. 첫 번째 선수가 32를 넘었고, 두 번째 선수도 32초를 넘었다. 나는 헐레벌떡 달려서 31초 96에 끊었다. 다른 선수들도 몇 번의 시도 끝에 32초 안에 들어와 모두 ‘수료증’을 받을 수 있었다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한다. 참, ‘해피엔딩’ 이후 교실에서 모터스포츠 교육을 또 들어야 한다. 이걸 들어야 대한민국자동차경주협회에서 인정하는 라이선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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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드라이빙 아카데미 37’은 ‘미니 JCW’ 그렇고 그런 맛보기가 아니다. 이건 ‘실전’이다. 가장 빠른 미니를 한계까지 몰아세우려다 자신이 먼저 지쳐버리는 ‘심한’ 게임이다. 하루 종일 서킷을 달리며 연료 한 통을 모두 썼고, 새 타이어를 걸레로 만들어 버렸다. 초절정 미니 JCW와 진정한 힘 겨루기를 하고 싶다면 바로 신청하자. 다시 한 번 말아지만, 이건 그렇고 그런 ‘맛보기’ 서킷 체험이 아니다. 이건 ‘토할 때까지’ 질주하는 ‘실전’이다. 미니 JCW와 함께 했던 격한 하루가 글과 사진을 통해 잘 전해졌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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