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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연구와 과제

소통은 신비스럽다

작성자한문순|작성시간26.06.12|조회수17 목록 댓글 0

260612
 
재밌는 장면이었는데 시간이 지나 전체 대화는 기억에 없다. 그런데 상황과 아빠의 대사는 기억이 난다. 검사 결과를 들으러 엄마 아빠랑 다 같이 차를 타고 병원에 가던 길이었다. 문산 고속도로에서 서울로 가던 길. 날씨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엄마가 하는 말에 내가 뭔가 토를 달았을 거다. 엄마는 토를 달면 공감 받지 못한다고 여기는지 그냥 네 하면 될 걸 토를 단다고 불평하곤 한다. 그래도 나는 이렇게 편하게나 말하지 아빠가 들었으면 큰 소리 났을껄, 이라고 말하는 순간이었다. 엄마는 조수석에 아빠는 뒷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그때 갑자기 엄마와 내 의자 사이에 불쑥 머리를 내밀더니 끼어들었다.
 
"나 개과천선했어. 이제 소리 안 질러."
 
엄마랑 나는 웃었던가? 조건반사처럼 나는 박수를 쳤다. 아빠 훌륭하시네!~ 엄마도 따라 박수를 쳤다. 
 
아빠는 무슨 계기가 있었을 것 같는데 아직 확인은 안 해 봤다. 아빠가 그걸 스스로 문제로 여긴다는 건 병원에 입원해서 하는 얘길 듣고 알았다. 입원실에 내가 있을 때였다. 아빠는 어지럽다고 힘들어 했는데 엄마가 있길 바랬던 것 같다. 엄마가 아빠를 제일 잘 알고 맞춰주니 그렇기도 하겠고, 가장 편한 사람이고 의지가 되기도 했을 거라 그랬을 것도 같다. 무슨 얘기 끝에 아빠는 몸을 뒤척이며 말했다. "내가 니 엄마한테 소리를 지르지 말아야 하는데.."라고 했다. 그 얘길 듣고 아빠도 그것 때문에 고민한다는 걸 알았다. 
 
차 안에서 그런 얘길 주고 받고 나서 살펴보면 아빠는 정말 요즘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 워낙 소리가 큰 데다 귀가 안들리니 전화하면서 목소리가 커지는 건 경우가 다른 소리이고,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오래살고 볼 일이다. 이런 변화가 있다니. 
 
전에는 이런 얘길 나누는 가족이 아니었던 걸 다시 떠올려본다. 문선생님은 부모와 소통할 때 편견을 내려 놓는 게 필요하다고 하신 적이 있다. 소통을 갈수록 신기하게 느끼는 이유는, 소통을 통해 알 수 없던 타인의 속내가 드러나 그걸 알고 이해하게 되기도 하는데, 그런 주고 받는 과정에서 서로 그 전과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한다는 점 때문이다. 사람의 가능성을 두드려서 계속해서 새로운 삶의 길을 만들어가게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니 다른 이들과도 포기하지 않고 더 소통할 꿈을 꾸게 된다. 물론 상대에 따라 다 달라서 기도만 할 때도 있지만, 그것도 소통의 다른 사례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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