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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가서 선반을 계속 하고 싶네요...

작성자부산 터닝맨|작성시간13.06.18|조회수3,101 목록 댓글 24

현재 제 나이는 90년생/24살 이며 부산기계공고 전자기계과를 졸업했구요..

 

21살 때 부터 병역특례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줄곧 범용선반과 CNC선반 매일 돌리면서 오퍼레이터로써 일하고 있습니다.

 

범용선반은 화천 580에 베드 2000짜리구요,

 

CNC선반은 두산 푸마400LB 이며, 캠을 사용하여 가공하고 있습니다.

 

완전 다품종 초소량 생산이라서 하루에도 약 5품종 정도를 범용에서도 깎고, CNC에서도 깎고

 

가장 작업하기 좋은 방편으로 여기저기 올려가며 깎습니다.

 

좀 어렵거나 까다롭다 싶은 도면은 이정도 입니다..

 

 

 

이런 제품들이 수량이 1~3개정도이고, 경질 크롬도금 하는 부분 외에는 거진 다 제가 정삭 합니다..

 

일본 정밀 프레스기계에 들어가는 부품이라 TM나사도 골 흔들림이 0.05mm 이내로 암/수나사 맞춰서 가공하구요..

 

파이로 0.1 이상 흔들리면 불량입니다.. 측면은 0.02 이상 흔들리면 불량이구요..

 

 

CNC선반은 15인치에 베드 2000인데, 방진구가 있는 모델이지만 방진구 없이 Φ130x1600정도(12D)까지 샤프트는 그냥 센터만 밀어놓고 깎고 방진구 작업 필요한 부분만 범용 선반에 올려서 단면 깎거나 합니다..

 

아 잡소리가 길었습니다..

 

제가 원래 특례병으로 입사 했을 때, 고등학생 때 부터 나이 50까지 30년동안 범용 선반만 돌린 정말 선반 잘하시는 사수분이 계셨는데, 1년 반도 같이 일을 못하고 사수분이 관두신 이후로 줄곧 지금까지 회사에서 저 혼자 선반 돌리고 있습니다.

 

회사 규모는 그리 크지 않고, 사무실/현장/설계 다 합쳐 스무명 좀 안됩니다. 현장에는 선반,밀링,연마,조립 크게 네파트 있구요..

 

선반은 저 혼자 입니다.. 물론 조립쪽에 회사 오래 다니신 차장님이(근속 20년차) 선반을 잘하셔서 제가 중간 중간에 어려운거 막힐 때 마다 많이 도와주셔서 그나마 지금껏 버텨왔습니다.

 

저희 회사에 원래 CNC선반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사면서 새 장비를 덜컥 제가 맡아서 지금까지 2년 몇달째 혼자서 만지고 있습니다. 첨에 박기도 많이 박았고, 정말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어이 없이 불량도 많이 냈습니다..

 

학교 다닐 때 CNC선반기능사 자격증 하나 딴게 고작이었고 버튼맨도 해본적 없고 그냥 덜컥 회사에 CNC선반 1억 5천짜리 새장비와 500만원짜리 캠 프로그램이 들어오게 되었고 사장님이 저보고 직접 하라하셔서 지금까지 우여곡절 겪으며 하고 있습니다..

 

 

사장님께서는 저보고 특례 끝나도 회사에 계속 남아 다니시라고 하셨는데..

 

문제가 있네요.. 출퇴근 거리가 너무 멉니다.. 집에서 회사까지 왕복 95km입니다.. 특례 시작 할 때 부터 지금까지 줄곧

 

제 차로 매일 운전하며 출퇴근 합니다.. 대중교통이 아예 안되어 있어서.. 공단 내에 마을버스 40분에 1대 입니다..;;;

 

회사에 기숙사가 있으나.. 집안 사정으로 제가 기숙사 생활 하는건 무리여서 3년째 10만키로를 출퇴근에만 운전해가며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딱 작년도에 제가 세금 다 떼고 받은 연봉이 2450~2550정도 입니다. 특례 치고는 많지만..(야간 없고 주간만 합니다.. 하루 10시간 일하구요. 토요일은 격주 근무합니다.. 저 혼자 선반 하다 보니 선반에 일이 항상 밀려있어서 종종 조금 늦게까지 하고 한 적은 있습니다. 연장 근로 수당 빼면 2350정도 될거 같습니다.)

 

 

 

근데 문제는 특례 끝나도 크게 올라가는게 없네요.. 2700정도 될듯 합니다..

 

저희 회사가 이상하게 특례한테는 월급이 후한편인데(교통비에 복리수당이 매달 23만원씩 월급에 꼬박꼬박 나오거든요..)

 

정말 실력 좋은 경력직들한테는 정말 한없이 짜다 싶을정도로 짭니다.. 2년 전에 30년차 베테랑 선반 사수 정말 열심히 일하고

 

여름에도 긴팔 셔츠 입고 땀 뻘뻘 흘리면서 10시간씩 쉴새 없이 선반 돌렸는데도 월급이 190~220 사이였습니다.. 보너스랑 상여금 다 포함해도 3천 초반이었어요...

 

 

같은 학교 나온 제 친구들이 하나 둘씩 대기업에 들어가고 하는걸 보니...

 

특히 친구 중에 두산 인프라코어.. 제가 현재 만지고 있는 CNC선반 만든 회사 다닌지 1년 반 된 친구 있는데,

 

세후 연봉이 3200.. 세금 안뗐을 때 3900 받았다네요.. 거짓말 아니고 성과금이랑 상여금이 빵빵 터지는데.. 제 월급 두배 가까이도 상여금이 펑펑 터지니까.. 전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제가 아침 6시 반부터 집에서 나와서 밤 7시 반까지 회사에서 일하고

 

집에 오면 밤 8시 반.. 하루에 14시간을 회사에서 일하고 회사 다니는데 시간을 쏟는데.. 그중에 기름값과 차량 유지비로 할 수 없이 나가는 돈이 한달에 40~50만원 돈이 나가고... 맥이 빠지네요...

 

 

제 실상이 이렇습니다..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은 용돈 넉넉히 쓰면서도 1년에 2천만원씩 모을 때

(한달에 용돈 백만원씪 쓰면서도 2천만원 딱 모으더군요.. 두산 다니는 친구..)

 

저는 차 유지비로 1년에 600만원 쓰고... 일도 제가 훨씬 힘들구요.. 근로 시간도 많고...

 

친구들이 노가다 한다던지 조선소 가서 위험 무릎 쓰고 일하는 거면 또 납득이 가겠는데 그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제가 정말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이게 맞는지 많은 생각이 듭니다..

 

친구들처럼 학교 다닐 때 자격증 여러개 따고, 성적관리 잘한게 아니라 사실 두산이나 현대 같은 대기업은 들어갈 자신도 없고

 

들어갈만한 실력도 안되는 제 자신을 압니다..

 

다만 욕심이 있다면 좀 더 제가 배울 수 있는 회사에서(지금 회사에서 정말 3년동안 눈물 콧물 흘렸지만 배운게 많은거 같아요..)

 

실력 있는 좋은 사수분 밑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욕심이 있다면 세금 떼고 연봉 2천 후반을 바라고 있구요..

 

집은 부산 노포동쪽이라 양산이나 울산이 상당히 가까운편입니다.. 그래서 양산/울산쪽으로 대기업은 아니더라도 입사 후 선반 가공 할 수 있는 중견기업을 알아보고 있는데.. 마땅히 그런거 찾는 재주가 없어서.. 잘 보이지도 않네요...

 

도저히 하루에 왕복 95km 출퇴근은 더이상 신물이 나서 못하겠습니다..

 

회사 공단에 방 구하면 되지 하실 수도 있는데 집에 아버지가 안계셔서 어머니랑 여동생만 집에 있는 것도 못보겠고,

 

지금 다니는 회사가 지사 과학산업단지 인데.. 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너~무 외진 곳입니다.. 약국,병원 하나 없는 곳입니다..

 

이런 곳에서 사실상 혼자 있는건 도저히 못할 짓이구요.. 차로 왕복 1시간 이내 거리에 출퇴근 가능한.. 입사 후 선반 마음껏 할 수 있고 기술도 확실히 더 배우고 다질 수 있는 곳.. 제 욕심이 과할지도 모르지만 세후 연봉 2천 후반이 되는 곳...

 

딱 세가지 조건으로 찾고 있습니다..

 

 

 

 

제 주저리만 하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위에 도면과 같은 제품들 도면 요구사항 그대로 동심도/직각도/평행도 다 맞춰주고 나사 골유격 0.05mm로 아예 흔들림도 없이 암/수나사 맞춰 가공해주고.. 그거에 뿌듯함을 느끼고 보람을 느꼈는데...

 

막상 제 통장 잔고는 하나도 쌓여가지고 않네요..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 돈 모으는 재미에 회사 다니고.. 여름 휴가 1주일,10일씩 받을 때 전 겨우 3일 받는거에 감사해야 하고.. 동계휴가 그런거 없구요.. 친구들 빨간날,크리스마스 다 쉴 때 전 당연히 그날 일하러 나가야 하구요.. 근데 월급은 훨씬 박봉이구요.. 제 현실에 대한 불만만 많네요.. 적고 보니...

 

정말 이런 제가 못났고 어찌 보면 기술자 될 자격도 없는거 같지만...

 

욕심이.. 좀 더 배울 수 있는 회사에서 적당한 출퇴근 하며.. 주위에 일류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만큼은 바라지도 않지만 2천 후반정도만 되는 연봉이면.. 열심히 다닐거 같습니다..

 

이런 제 생각이 잘못 된 부분이 있다면 꼭 꼬집어서 정신 차리라고 말씀 해주시고 현실을 가르쳐주십시요...

 

지금 경력이 딱 3년차 됐는데... 보통 경력직들은 5년을 보니까.. 어지갆나 중견 기업들도 공채가 관련 경력 5년이상을 조건으로 내세우니.. 서류 통과도 힘들어 보일거 같아서 이력서도 못넣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 나이 60살까지 선반 하고 싶습니다.. 지금처럼 범용과 CNC선반 둘다 하고 싶습니다..

 

그냥 돈만 벌려고 눈에 불을 켰다면.. X성전자나 X지전자 같은데 라인 타러 갔을겁니다..

 

전 선반도 잘하고 싶고.. 돈도 어느정도 일한만큼 노력한만큼은 보상 받고 싶고.. 그렇네요...

 

이 계통 선배님들.. 제게 따끔한 충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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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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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윤짱 | 작성시간 13.06.19 흠!무슨말인지 충분히 알겠습니다 기회있으면 수단방법가리지말고 대기업 추천합니다..7년차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부산 터닝맨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6.19 꼭 내놓으라하는 굴지의 대기업까진 못가더라도, 어느정도 기반 잡힌 기술도 배울 수 있는 중견기업정도만 들어가도 정말 좋을거 같습니다... 요즘 두산 인프라코어도 생산직 경쟁률이 50:1씩 나오고 해서 정말 바늘구멍이네요;;;
  • 작성자RPM10000 | 작성시간 13.06.20 30회졸업생입니다. 현제 cnc가공하져 ㅎㅎ 저도 지사동 ㅋㅋㅋㅋ
    사정도 그렇고 실력도 낮은수준은 아닌거같네여 다른 좋은 소린 위분들이 많이 하셨으니 선배로써 한마디만 하자면 배울게있으면 계속했으면 좋을듯합니다. 아니면 찾으시고요. 아무쪼록 잘판단하시길
  • 답댓글 작성자부산 터닝맨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6.20 와... 지사동에 학교 선배님들 두분이나 계시는군요.. 연락처랑 성함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반지하제왕 선배님도 저희회사 바로 걸어서 5분거리에 계시던데 언제 한번 다같이 저녁이라도 한끼 드시는거 어떠세요? 학교다닐때도 그렇고 사회 나와서도 그렇고 선배님들 뵙는게 처음이라서요..
  • 작성자우야아빠 | 작성시간 13.07.15 대기업에서는 볼트 잘쪼으는 사람이 필요하죠 머리쓰게 만들지않읍니다 ㅎㅎ 대기업현장면접에서 가장모범답안이 뭔지아십니까? 시키는데로 열심히 하겠읍니다 입니다ㅎㅎ 저도 대기업까진아니지만 중견기업중에서도 복지가 그럭저럭인곳에서 일했었지만 개발부서에 프로토가공쪽이면 아주 좋은데 그게 티오가 안나오니 ㅎㅎ (프로토쪽은 전문대이상의 학력을 요구하는곳도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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