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이삭빛
가슴 가장 깊은 곳에 숨겨둔
빛 하나 꺼낸 날
[시평] 본연의 빛으로 세상을 위로하는 치유의 시작
ㅡ 이삭빛의〈첫날〉
시평 윤정 문학평론가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는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은 우리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다”라고 말했다. 이삭빛 시인의 〈첫날〉은 이 거대한 사랑의 확신을 단 두 줄의 정제된 언어로 압축하여, 상처받은 현대인들의 내면을 어루만지는 *치유 문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짧지만 강렬한 이 시는 어둠을 깨치고 일어나는 인간 본연의 고귀한 회복력을 담고 있다.
1. 심연에서 길어 올린 ‘생명의 불씨’
시인이 말하는 ‘가슴 가장 깊은 곳’은 온갖 풍파 속에서도 결코 훼손되지 않은 인간성의 성소(聖所)다. 시인은 그 어둠의 심연 속에서 마침내 ‘빛’을 발견해 낸다.
여기서 빛은 차가운 동토를 뚫고 피어나는 봄날의 새순과 같다. 모진 겨울 같은 삶의 무게에 눌려 마냥 숨죽이고 있었지만, 결코 죽지 않고 살아 숨 쉬던 내면의 에너지가 마침내 고개를 드는 순간이다. 시인은 이 빛을 통해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강력한 휴머니즘을 선사한다.
2. 세상을 향해 건네는 ‘다정한 등불’
이 시의 위대함은 빛을 품고 있는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그것을 ‘꺼낸 날’이라고 선언하는 실천적 미학에 있다.
이 ‘꺼낸 날’은 나만의 소유로 꽁꽁 숨겨두었던 마음의 따스함을 세상 밖으로 과감히 흘려보내는 행위다. 이는 칠흑 같은 밤바다에서 길을 잃은 항해자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기적 같은 등대와도 같다. 나의 빛을 꺼내어 타인의 상처를 비추고 위로할 때, 비로소 세상 전체가 구원받는 진정한 치유의 ‘첫날’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총평
이삭빛의 〈첫날〉은 웅크려 있던 우리 안의 ‘생명의 불씨’를 살려내어, 세상을 향해 ‘다정한 등불’을 켜 들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위고의 말처럼, 시인이 꺼내어 놓은 이 눈부신 빛은 어둠 속을 헤매는 많은 이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는 깊은 위로와 영원한 따스함을 건네는 향기로운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