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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삭빛 시인의 어깨를 빌려준다는 것

작성자전라북도 연맹|작성시간26.06.21|조회수17 목록 댓글 0

어깨를 빌려준다는 것 
 
​이삭빛 
 
​내 어깨에 등을 기대고 맘껏 울어
없는 듯 옆에 있어줄게.
소리 내어 토해내는 슬픔의 무게가
이 밤을 다 채울 때까지
그저 묵묵히 네 그림자가 되어줄게. 
 
​너무 외로워는 마.
살아간다는 건 저마다의 무게를 견디는 일,
하늘을 나는 투명한 잠자리 날개처럼
누구에게나 말 못 할 상처는 있는 법이니까. 
 
​[시평] 영혼의 상처를 보듬는 투명한 연대의 문학
​— 이삭빛의 ‘어깨를 빌려준다는 것’에 대하여 
 
시평 ​윤정 문학평론가 
 
​이삭빛의 시 세계는 언제나 인간을 향한 따스한 시선과 상처 입은 영혼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다. 신작 ‘어깨를 빌려준다는 것’ 역시 시인이 오랜 시간 일구어온 치유 문학의 정수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시인은 고독과 슬픔에 침잠한 이에게 섣부른 조언이나 화려한 수사로 다가가지 않는다. 대신 “없는 듯 옆에 있어줄게”라는 낮고 고요한 음성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수용하고 함께 견뎌내겠다는 단단한 실존적 연대의 태도를 취하며 독자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작품 속에서 ‘등을 기대는 행위’와 ‘어깨를 내어주는 행위’는 시적 긴장감과 정서적 안정감을 동시에 자아내는 훌륭한 문학적 장치다. 마주 보는 시선이 때로는 슬퍼하는 자에게 또 다른 압박이나 부끄러움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간파한 시인은, 서로의 체온만을 온전히 나누는 ‘등 뒤의 결속’을 선택한다. 소리 내어 토해내는 슬픔이 밤을 가득 채울 때까지 묵묵히 ‘그림자’가 되어주겠다는 선언은, 인간이 인간에게 베풀 수 있는 가장 숭고하고 안전한 구원의 공간을 시 속에 창출해 낸다. 
 
​이 시에서 가장 눈부신 문학적 성취는 단연 ‘잠자리 날개’라는 시어의 발견과 그것이 지닌 역설의 미학에 있다. 한없이 투명하고 유약하여 작은 바람에도 찢길 것만 같은 잠자리의 날개는, 역설적으로 우리가 가슴속에 지닌 보이지 않는 흉터와 닮아 있다. 평론가의 눈으로 바라볼 때, 시적화자는 상처를 극복해야 할 결점이 아니라 생을 살아내고 다시 날아오르기 위한 필연적인 ‘흔적’으로 승화시킨다. 누구나 저마다의 날개에 상처를 지니고 있다는 보편적 위로는 홀로 고립되어 있던 이들을 고독의 감옥에서 해방시키는 열쇠가 된다. 
 
​결론적으로  ‘어깨를 빌려준다는 것’은 메마른 현대 사회에서 인간성의 회복을 부르짖는 다정한 휴머니즘의 결정판이다. 등 뒤에서 묵묵히 버텨주는 보이지 않는 나무가 되어줄 때, 상처 입은 존재들은 비로소 거친 숨을 고르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는다. 슬픔의 밑바닥에서 시작해 다시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에너지를 건네는 이 시는, 시인의 따스한 체온과 영혼의 울림이 독자의 가슴속에 치유의 마중물로 영원히 기억될 명작이다. 
 

 

                                                                                 코스모스같았던 그녀

                                                                                이삭빛시인 30초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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