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소박한 대지 위에서 길어 올린 생의 비유, 박만진 시인과 사이로 화백이 그려낸 따뜻한 풍경화 『채마밭 오후』는 1987년 등단 이후 깊이 있는 서정의 세계를 탐구해 온 박만진 시인의 열세 번째 시집입니다. 이번 시집은 특별히 한국 카툰계를 대표하는 사이로 화백의 삽화가 매 시편마다 함께 어우러져,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그려보는 독특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합니다. 시집의 표제이기도 한 '채마밭 오후'는 흙을 일구고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견한 삶의 숭고함과 자연의 순리를 담고 있습니다. 시인은 뙤약볕 아래서 호미를 쥔 노년의 뒷모습부터 붉게 물드는 저녁노을, 소나기가 지나간 자리에 걸린 무지개, 그리고 하얗게 쌓이는 함박눈에 이르기까지 우리 곁의 자연과 계절의 변화를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합니다. 특히 이번 시집은 시와 그림이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닮아 있습니다. 박만진 시인의 정제되고 절제된 언어는 사이로 화백의 따스하고 유머러스한 선(線)을 만나 한층 더 풍성한 입체감으로 살아납니다. 바쁜 현대 사회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우리 마음속에 잊고 지내던 소박한 텃밭 하나를 가꾸어보게 만드는 아름다운 시와 그림집입니다. <출판사 서평> 호미와 할미가 닮아가는 시간, 그 속에서 발견한 인생의 가장 소중한 밑줄 시의 언어가 그림을 만나 향기를 풍기고, 그림의 선이 시를 만나 노래가 됩니다. 박만진 시인의 신작 시집 『채마밭 오후』는 시와 삽화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독자의 마음에 고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전하는 작품입니다. ■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삶의 순리를 비추는 따뜻한 문장들 표제작 「채마밭 오후」에서 시인은 밭을 매는 할머니와 손때 묻은 호미가 서로 닮아 있음을 발견합니다. 오랜 세월 대지를 일구며 서로를 길들여온 둘의 관계는 단단하면서도 지극히 자연스럽습니다. 시인은 이처럼 소박한 일상의 풍경을 통해 인간이 자연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늙어가고 닮아가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시인은 소멸과 마감을 슬퍼하기보다 그 안에서 생의 경건함을 읽어냅니다. 「저녁노을」에서 서녘 하늘을 붉게 물들인 노을을 두고 "하느님이 붉은 물감을 찍어 밑줄을 그은 것"이라 표현하며, 하루를 마감하고 어둠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사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아름다운 순간임을 역설합니다. 이러한 시선은 독자들에게 지나온 삶을 너그럽게 품어 안을 수 있는 위로를 건넵니다. ■ 노년의 가슴에 다시 피어나는 그리움과 동심 시인의 감각은 멈추어 있지 않고 늘 푸른 청춘의 설렘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무지개」에서 소나기가 걷힌 하늘의 무지개를 향해 "사랑의 심장이 두근거리는 내 그리움의 화살"을 당기고 싶다는 고백은 여전히 생동하는 사랑의 에너지를 보여줍니다. 나아가 「눈사람 아이」에서는 늘그막의 아내에게 속삭여 눈사람 아이를 낳고 함께 눈싸움을 하고 싶다는 천진난만한 소망을 피워 올립니다. 이처럼 시인은 늙어감 속에서도 결코 바래지 않는 동심과 다정한 사랑의 본질을 잃지 않습니다. ■ 시의 여백을 채우는 사이로 화백의 명품 카툰 이번 시집의 가장 큰 매력은 매 페이지마다 시의 동반자가 되어주는 사이로 화백의 삽화입니다. 오랜 시간 카툰과 목판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의 내면을 따뜻하게 그려온 사이로 화백은 박만진 시인의 정갈한 서정시에 온기를 불어넣습니다. 글만으로는 다 담지 못했던 여백의 감정들이 화백의 다정한 붓끝을 통해 시각적인 감동으로 되살아나며, 독자는 마치 조용한 갤러리를 거닐며 시를 읽는 듯한 특별한 충만함을 느끼게 됩니다. 『채마밭 오후』는 삶의 거친 숨을 고르고 나직한 혼잣말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책입니다. 계절의 모퉁이마다 찾아오는 자연의 선물 같은 시편들과 그 곁을 지키는 다정한 그림들은, 오늘 하루 분주하게 흔들렸던 우리의 영혼을 따뜻하게 보듬어줄 것입니다. <박만진 시인> 1947년 충남 서산 출생.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전문가과정 수료. 1987년⟪심상⟫1월호 등단. 시집 『접목을 생각하며』, 『오이가 예쁘다』, 『붉은 삼각형』, 『바닷물고기 나라』, 『단풍잎 우표』, 『먹물』, 『울음의 변천사』 등 12권. 시선집 한국대표서정시 100인선 『꿈꾸는 날개』 등 3권. 충남문학대상, 현대시창작대상, 충청남도문화상, 충남시인협회상(본상) 등 수상. 서산문화발전연구원 원장, 충남시인협회 회장 역임.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 한국시낭송가협회 자문위원, 윤곤강문학기념사업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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