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으로 향하는 택시에 몸을 실었습니다.
이번 휴가가 시작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서울의 거리와 초여름의 풍경을 바라보니, 시간은 참으로 빠르게 흘러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한국 방문 동안 부모님 산소도 찾아뵙고, 고향의 강바람도 다시 만나고, 오랜 친구들과 반가운 재회도 가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제 마음속 스승으로 남아 계신 교관님을 뵙지 못하고 가는 것이 다만 한 가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함께 테니스 코트에 서서 공을 주고받으며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여러 일정과 여건이 맞지 않아 결국 그 약속을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습니다. 내심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큽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 이상해서, 만나지 못한 시간이 오히려 더 오래 기억 속에 남기도 하나 봅니다.
생각해 보면 세상살이는 늘 그러한 것 같습니다.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다시 만나는 것이 인생의 순리이건만, 막상 떠나는 순간이 되면 아쉬움은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습니다. 아마 뉴욕으로 돌아가서도 테니스 라켓을 손에 쥘 때마다, 비가 와서 경기가 취소되었던 그날의 하늘과 함께 교관님 생각이 문득문득 떠오를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쉬움은 희망을 품고 있기에 아름다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젠가는 교관님께서 뉴욕에 오셔서 함께 US 오픈 경기도 보시고, 제가 자주 찾는 테니스 코트에서 공도 주고받으며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혹은 내년 5월, 부모님 제사를 모시기 위해 다시 한국을 찾을 때, 이번에 이루지 못한 약속을 그때는 꼭 지킬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때는 머리를 열 바늘 꿰매는 일도 없이, 서로 건강한 모습으로 코트 위에서 다시 만나기를 바랍니다. 세월은 우리에게 흰 머리를 선물했지만, 함께 운동하고 웃을 수 있는 마음만은 아직 젊게 남아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교관님,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교관님께서 걸어오신 삶의 지혜와 따뜻한 마음이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 주기를 기원합니다. 저 또한 뉴욕에서 교관님을 떠올리며 건강하게 지내겠습니다.
오늘은 아쉬움을 가방에 담아 떠나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마음에 담고 비행기에 오르려 합니다.
그날까지 늘 강건하시고 행복하십시오.
뉴욕으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제자가 깊은 감사와 그리움을 담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