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현 장로(부산 임마누엘교회)
<영도의 택시 기사들 복음 충전소 - 산돌 밧데리>
부산 영도에서 아무 택시나 잡아타고 '산돌 밧데리로 가자'고 하면 아무 소리 없이 동삼동의 한 밧데리 전문점 앞에 차를 세워준다. 혹시라도 택시 기사에게 산돌 밧데리에 주인에 대해 물으면 연방 칭찬이 흘러나온다. 류광수 목사의 메시지에 자주 등장하는 산업인 중 한 사람인 신상현 장로(53. 산돌 밧데리. 임마누엘교회)가 그 주인공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김해에서 밧데리 업종에 취직하여 일을 시작한 신 장로는 3대째 예수를 믿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하나님이 계시는 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오직 돈을 벌겠다는 꿈을 가지고 몇 년 동안 애써 모은 돈과 주변에서 이리 저리 빚을 내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어떤 사람의 말을 믿고 유흥업소에 투자를 했다가 돈을 모두 날리게됐다. 그렇게 아무 것도 없을 때에 지금의 부인인 김순영 집사(42)를 만나 1980년 5월에 결혼했다.
통행금지가 있었던 시절, 주위에 온통 술친구밖에 없었던 신 장로는 친구들과의 술자리 때문에 항상 늦었고 통행금지에 걸린 적도 몇 번 있을 정도로 방황했다. 결혼 후 첫 성탄절을 맞았으나 친구들과 어울리다 새벽에 들어온 신 장로는 아내 김 집사가 집에 없고 케익이 방에 흩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내를 기다리다가 결국 찾으러 나갔고 예상했던 대로 아내는 교회에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이를 계기로 김해가 싫어져 아내의 친정이 있던 부산 영도로 이사해 착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며 일당 5천 원의 막일까지도 마다하지 않고 했다.
"한번은 집에 쌀이 없다면서 아내가 돈을 만지작거리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돈으로 사면 되지않느냐고 하니까 이건 하나님께 드릴 십일조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다음 날 아내가 예전에 적금을 들었다가 이자를 받지 않고 그냥 둔 것을 잊고 있었는데 아는 분을 우연히 만나게 되어 6만원을 찾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십일조, 주일 성수, 우상에 대해 철저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지켰고 주님을 바라볼 수밖에 없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시더군요."
이렇게 철저한 신앙인으로 바뀐 신 장로 내외는 자신들의 사는 이유를 발견하였고 그 때부터는 부부가 함께 주일예배를 마치면 집집마다 다니며 전도지를 돌렸고 버스에 올라 전도하기도 했다. 이렇게 열심으로 전도하다가 최기홍 집사의 소개로 류광수 목사를 만나게 됐다. 그 뒤 돈을 벌기 위해 사우디, 이라크, 말레이시아 등지로 3년간 일을 나갔지만 별로 돈은 모아지지 않았다. 결국 해외에는 더 이상 나가기 힘들다고 판단한 신 장로는 적은 자본이지만 자신의 달란트를 살려 밧데리 전문점을 부산 남항동에 개업했다.
"그 후 87년에 지금의 동삼제일교회로 옮겼고 류 목사님의 헌신적인 지도와 훈련으로 복음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산돌 밧데리의 '산돌'은 '리빙 스톤(Living Stone)'을 우리말로 번역해 붙인 이름입니다. 이렇게 사업을 시작하고 교회를 옮긴 후에 동삼제일교회가 35평 지하에 있다가 3,500평의 땅을 얻어 이전을 하게 되었는데 사실 그 당시 교회에는 이전할 만큼 경제가 갖추어진 교인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교회 이전에 동참하면 하나님이 축복하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정말 저에겐 아무 것도 없는 데도 대출을 받아 믿음으로 헌금을 드렸습니다."
그 후로 1년만에 대출금을 갚은 것은 물론 신 장로가 운영하는 산돌 밧데리에 하나님이 부산 영도의 택시회사들을 붙여주셨다고 한다. 점차 기술로 신뢰를 쌓으며 착실하게 사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사업장에 오는 택시 기사들을 상대로 복음을 전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무척 떨리고 부끄러웠지만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원초적인 복음에 전도는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라는 깨달음도 얻었다. 어느 때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기사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영도의 11개 택시회사 중 6개회사는 좋든 싫든 신 장로의 산돌 밧데리를 이용하게 되어 있어 신 장로가 전하는 복음을 들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도의 열매도 많이 맺게 되었다.
그 흔한 핸드폰도 아직 없다는 신 장로는 사업에는 소질이 없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나 자동차 발전기와 엔진 시동 모터에 관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또 이런 확실한 기술뿐만 아니라 인간 관계에서도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을 산돌 밧데리를 찾았던 기사들이 입증하고 있다.
"여기 오는 기사들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그들의 가정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또 제 아내가 사역하는 것을 보면서 가정 사역의 중요성을 깨달아 앞으로도 이 부분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예전에 클래식 기타를 배워 일찍부터 클래식 음악을 무척 좋아했는데 청소년들이 요즘 듣는 음악에 대한 많은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청소년 문화 센터를 하나님이 허락하신다면 꼭 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신 장로는 자신의 두 아들에게 들려주려고 직접 녹음한 테이프를 건네주었다. 여기엔 신 장로의 간증과 복음편지를 쉽게 풀어놓은 이야기, 해박한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정보와 곡들이 담겨있었다.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는 자신의 삶과 복음을 찾아오는 모든 사람과 함께 나누는 신 장로의 아담한 사업장은 임마누엘의 축복이 넘치는 산업선교의 살아있는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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