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도 이긴 게 아니다" 민주당과 이재명의 두 갈래 길

작성자양평대교|작성시간26.06.08|조회수22 목록 댓글 0

전국 선거 3연승했지만 서울시장 등 뼈아픈 패배 '윤석열 덕'은 시효 다해
쓴약 삼고 민심 따를까, 이재명 공소취소 등 밀어붙일까? 오늘 기자회견서 밝혀야 한다.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16개 광역단체장 중에서 12자리를 차지했다. 4년 전엔 국민의힘이 12군데서 이겼으니 그대로 되갚았다. 하지만 “경북 한 곳 빼고는 민주당이 싹쓸이해 ‘15대1’ 스코어가 나올 것”이라는 애초 전망과는 차이가 상당하다.

 

기초자치단체장 결과를 보면 격차는 더 줄어든다. 전체 227곳 가운데 민주당은 119곳, 국민의힘은 95곳에서 당선됐다(조국당이 호남 2곳, 무소속은 영호남 고루 11곳). 4년 전에는 국민의힘이 145곳, 민주당이 63곳이었으니 더블스코어 이상이었다.

 

게다가 함께 실시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은 원래 차지하고 있던 의석 가운데 4자리나 잃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부산북갑 국회의원, 유의동 경기평택을 국회의원에게 당한 패배가 뼈아프다. 이런 까닭에 여론과 언론은 물론이거니와 여권 내부에서도 “이겨도 이긴 게 아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2024년 총선, 2025년 조기 대선, 이번 2026년 지방선거까지 전국 선거에서 3연속 대승을 거뒀지만 집권당으로 치른 이번 선거 결과가 제일 성에 안 찬다.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질 판이다.

 

눈치 없이 가벼운 언행, 선거 막바지 전북 사수에 총력을 기울여야 했을 정도의 전략 부재로 정청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명픽’ 정원오·하정우와 ‘뉴이재명’ 모자를 쓰고 나온 김용남도 졌다.

 

막판 이재명의 접전지 방문은 선거 개입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아마 민주당 득표에는 꽤 도움이 됐을 거다. 하지만 자기 SNS 계정을 통한 이재명의 여러 날 선 발언, 상대방을 적으로 규정하는 듯한 투표 독려 메시지, 기표소에서 도장 찍힌 투표용지를 들고 나와 사무원을 호출한 문제적 모습 등은 야당 입장에선 가뭄의 단비였다. 김어준도 여전히 민주당 후보들을 줄 세웠다. 이러니 딱히 누구를 찍어 탓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리고 민주당이 이렇게 쉬운 방식으로 선거를 치러서 이기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일 확률이 높다. ‘윤석열 덕’은 시효가 다했다. 그나마 이번엔 ‘장동혁 덕’을 꽤 봤는데 2년 후 총선에도 통하겠나?

 

그래도 좋게 보자면 이 정부·민주당은 크게 내상을 입지 않을 만큼 딱 안성맞춤의 백신을 맞은 셈이다. 마침 8월에는 전당대회가 예정되어 있고 이재명 정부 내각 개편도 초읽기다. 민심에 반응하기 딱 좋은 기회다. 무엇보다 이재명 재직 1주년 기자회견도 오늘이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서 재선거를 주장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이재명은 무엇보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한 참정권 침해 사태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향후 대처 방안을 밝혀야 한다. 사실 확인이 제대로 안 된 사안에 대해 목청을 높이며 다른 나라 총리, 기업의 마케팅 문제에 대해서도 맹렬히 질타하던 이재명이 유독 이번 사태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이재명과 민주당이 평소와 달리 진중한 태도를 보이니 ‘오해’가 쌓일 판이다.

 

그리고 이재명은 “시기와 절차만 국민 의견을 수렴”하라 했던 자신을 위한 조작기소 혹은 공소취소 특검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 참정권 보장을 위한 선관위 개혁보다 그게 더 급한 일인지, 정말로 하긴 할 것인지 등에 대해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

 

주가지수와 수출 실적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경제 이슈 중 찜찜한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혀야 한다. 지방선거 기간 수도권 민주당 후보들조차 이 정부와 꽤 다른 이야기를 하던 부동산 문제가 그렇다. 말 폭탄과 규제 폭탄은 계속 투하되는 것인가?

 

‘초과이익에 대한 국민배당금’ 논의하자며 계란 들고 닭 잡아먹을 생각하는 꼴인 AI도 그렇다. 이 정권 출범 직후  AI수석실, 이재명 직속으로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신설됐다. 그런데 10개월 만에 하정우는 부산에, 상근부위원장은 광주에 출마했다. 황당한 일이다. 이제 그 자리는 비어 있다. 일이 돌아가긴 돌아가고 있나?

 

이재명과 민주당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있다. 이번 선거 결과를 쓴약으로 삼고 민심을 따르는 게 첫 번째 길이다. 방향은 분명하지만 실천은 꽤 어려울 거다. 두 번째는 지지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하고 싶은 거 해치우는 길이다. 이재명 공소취소를 밀어붙이고 ‘완전한 내란종식’을 위해 ‘검찰개혁에 이은 사법부 개혁’과 또 뭐 언론개혁이든 여러 개혁에 매진하는 거다. 많이 해봐서 잘 아는 방향이다.

 

어느 길로 갈지 이재명이 밝혀야 한다.

 

윤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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